정선규 시인, 8번째 시집 ‘아내와 맞춤법’ 출간

정선규 시인, 8번째 시집 ‘아내와 맞춤법’ 출간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5.12.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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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규 시인,
8번째 시집 ‘아내와 맞춤법’ 출간

2006년에 <낙동강문학>으로 등단하고 2009년에는 <창조문학신문> 신인상을 받으면서 문단에 본격 데뷔한 바 있는 정선규 시인이 한국문학방송(출판부)을 통해 여덟 번째 시집 <아내와 맞춤법>을 전자책과 종이책으로 출간했다.

정선규 시인은 책머리글 <시인의 말>에서, '세상에서 먹고 살기도 힘들지만, 먹고 산다는 것조차 부끄러운 세상의 이치가 된 지 이미 오래됐습니다. 때로는 흡연실에서 열심히 담배 피우는 분들의 옆모습을 바라보면서 정말 사람이 내 마음속으로 깊이 빨아들이고 싶은 욕망은 무엇일까? 실상을 잃고 허상을 따라 살았다는 생각에 뒷맛이 씁쓸하기도 하고 내가 지금까지 헛살았구나, 애통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사람은 꿈으로 산다고 했는데 꿈은 사라지고 좀 더 편하게 좀 더 쉽게 한 방의 헛된 꿈을 꾸면서 하루하루를 아무 준비도 없이 살고 되는대로 살면서 어떻게 됐겠지, 생각이 없다고 할까요? 아니면 죽은 영혼이라고 할까요? 그 정체도 알 수 없는 마음의 생각에 이끌려서 꿈도 다 버리고 막막하게 하루 살면서 하루 산만큼씩 현실에 젖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 스스로가 두렵고 떨리기만 합니다.

자신과 싸워서 이겨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오늘 피울 담배 한 갑 있으면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삶으로 받아들이며 길들어가고 있습니다. 밥은 안 먹어도 술은 마셔야 살고 밥은 안 먹어도 커피 한 잔은 반드시 목숨 걸고 땡 빚을 내서라도 마셔야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이것이 정말 진실성 있는 삶일까요? 당당하게 꿈을 깨고 나오는 우리네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생각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꿈은 살아 있어 우리를 이끌어갑니다. 환경을 보지 말고 도전의식을 갖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생각 긍정적인 삶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해서 안 되면 내일을 꿈꾸고 내일을 꿈꾸어서 안 되면 내 인생 전부를 꿈꾸면 되는 것이 아닐까요?“라는 말로 출간의 의미를 새겼다”고 밝혔다.

시집에는 50편의 시가 ‘제1부 손가락 세탁기’, ‘제2부 육체의 대문’, ‘제3부 아내와 맞춤법’, ‘제4부 똥 싼 바지’, ‘제5부 꽃의 일기’ 등 다섯 개의 파트로 나뉘어 담겼다.

표제시가 된 <아내와 맞춤법>을 읽어본다.

집으로 돌아오면 따뜻한 체온 아래 온 집안 가득 아내의 향기로 가득하다.
간혹 아내가 깍두기를 담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도마 위에 칼집 내는
소리가 똑똑하게 들린다.
글쟁이의 아내라서 그런지 아내의 칼질 하는 소리는 내가 원고지에 맞춤법에 맞추어
또박또박 글을 쓰듯 가지런하면서 바지런하게 들린다.
가끔은 아내의 칼질을 들으면서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면 시간까지도 시와 분으로
정확하게 토막이 난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는 사이 새순처럼 돋는 시어들은 재봉틀 박음질 하듯 바쁘게 돌아가고
나는 신들린 사람처럼 자판을 난타하면서 중얼거린다.
역시 당신은 내조의 여왕이야.
- <아내와 맞춤법> 전문

정선규 시인은 충남 금산 출생(1970)으로, 2006년에 《낙동강문학》, 2009년에 《창조문학신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시집 <별이 뜨는 언덕>, <햇살 부서지는 날>, <밥이 된 별>, <생계형 남자>, <죄의 열매>, <멈추어버린 시간의 정적>, <사잇길로>, 수필집 <온전한 사랑의 안착>, <내 아내는 복실이다>, <사랑나무>, <그리움은 나를 만들고>, <얼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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