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센터, 28일 대안마을장터 ‘달시장’ 8월장 개최

하자센터, 28일 대안마을장터 ‘달시장’ 8월장 개최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5.08.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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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센터,
28일 대안마을장터 ‘달시장’ 8월장 개최

지난 7월 31일 열린 두 번째 달시장은 한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휴가철에 열렸으나 약 2천 5백여 명에 달하는 영등포 지역 주민 및 서울 전역 시민들이 도시 속 ‘거뜬하게 여름나기’를 만끽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제 8월 28일 열리게 될 8월 타오름달 시장은 5월부터 시작해 10월까지 총 5회가 예정되어 있는 전체 달시장 프로젝트의 중간 지점. 시기상으로도 여름과 가을을 잇는 8월 달시장은 곳곳의 사람과 이야기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자 한다. 그런 취지에서 만들어낸 슬로건이 ‘사람도 이야기도 엮어야 보배’다.

달시장은 한 달에 한 번, 단 네 시간 동안 열리게 된다. 달마당을 비롯해 축제마당, 살림집마당, 마을놀이마당, 먹자골목, 나눔골목, 솜씨골목, 마을가게 등 여러 섹션에 걸쳐 곳곳에 배치된 부스마다 살펴보고, 마음에 끌리는 물건 구입하고, 어린이들과 어우러져서 놀다가 먹거리 좀 사먹고, 워크숍에 참여해 뭐 하나 만들다보면 어느덧 폐장 시간이 된다. 일상이 바쁘다 보니 사실 네 시간 오롯이 머물다 갈 여유가 있는 이들도 사실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달시장 골목과 마당 곳곳에 나와 있는 달무리(달시장에 판매, 홍보, 이벤트, 공연 등으로 참여하는 이들을 이르는 말), 별무리(청년자원활동가를 뜻하는 말) 들과 일반 시민들이 나누는 말도 “이거 얼마에요?” “어떻게 하면 돼요?” 정도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미 5년째에 접어들어 기반을 잡은 달시장의 경우 철저히 판매자와 구매자, 서비스 제공자와 고객 관계로 만나는 일반 마트나 시장과는 달리 이미 대부분 서로 이름은 몰라도 안면은 익힌 사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서로 통성명을 하고, 몇 마디 더 나눠보면서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드는 것. 구슬처럼 ‘사람도, 이야기도 엮어야 보배’라는 슬로건은 이런 생각에서 탄생했다.

사람과 이야기를 엮는 주 무대는 달시장 중심에 자리잡은 축제마당이다. 그간 각 골목과 마당을 지켜왔던 달무리들이 올라와 자기 소개도 하고, 또 달시장을 통해 쌓아왔던 에피소드를 나누게 되는 것이다. 무대에 오를 달무리들은 모두 영등포를 비롯한 서울 전역의 사회적기업, 비영리단체, 마을공동체 관련 팀들이다. 다코야키를 만들어 팔면서 청년들의 자립을 돕고 있는 일본 사회적기업 ‘K2 인터내셔널’, 주거취약계층 자활을 위해 재활용 물건 가게를 운영하는 영등포 지역 협동조합 ‘노느매기’, 역시 영등포 지역에서 퀼트, 도예, 장 담그기 워크숍 등을 진행하는 마을 커뮤니티 ‘큰언니네 부엌’, 친환경 농수축산물 매장을 운영하며 농촌을 지원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 ‘하늘땅물벗나눔터’ 등이다.

이들의 수줍은 토크 사이 사이에는 슬로건을 살린 정감어린 공연도 이어진다. 그간 달시장에 꾸준히 힘을 보태준 이들이 무대에 오른다. 하자센터와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독립한 대중음악 분야 사회적기업 유자살롱은 자신들이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한 청소년 밴드 ‘유자청’과 함께 공연하며, 하자센터에서 만나 결혼한 부부 인디 뮤지션 ‘복태와 한군’도 클로징 무대에 오른다. 지난 달 ‘속시원한 편지 쓰기’ 이벤트로 주목받았던 청년 소셜벤처 손편지 제작소도 이번 슬로건에 맞춰 달무리와 별무리 그리고 주민을 편지로 엮는 ‘아나디지, 액션!’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8월 슬로건에 맞춘 토크, 공연, 이벤트 등과 함께 기존의 골목과 마당에서도 다양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무뎌진 손감각을 되살려주는 손기술 워크숍이 그 중 하나. 미리 페트병에 쌀뜨물을 담아서 마을기업 노느매기 부스를 방문하면 EM발효액(다용도 세제)를 만들 수 있다. 영등포 마을 커뮤니티 ‘카페 봄봄’ 부스에서는 양말로 걱정인형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준다. 적정기술, 도시농업, 대안에너지 관련 포럼, 워크숍 등이 열리는 살림집마당에서는 목공을 배운 6명의 하자작업장학교 청소년들이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동네목수 하자’라는 제목으로 공동 발표 시간을 가진다.

공연 분야 사회적기업 ‘이야기꾼의 책공연’은 팔도 사투리로 펼쳐지는 유쾌한 이야기 <호랑이한테 잡아먹혔다가>를 신관 4층 하하허허홀에서 달시장 시간에 맞춰 선보인다. 마을놀이마당에서는 이번 달 주제에 맞춰 헌 옷을 재활용해 러그 등을 만드는 ‘지그재그 헌옷놀이터’가 펼쳐진다. 신관 중정 한 가득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이고, 엮이는 모습이 연출될 예정이다.

개개인, 팀을 이어주고 엮는 역할은 2011년 달시장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부터 중요한 목표였으며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어느덧 달시장은 사회적기업 제품의 홍보 및 판매 장터에서 나아가 지역과 서울 전역을 잇는 사회적경제 및 마을 공동체의 면모를 갖출 수 있었다. 하자센터는 이런 달시장의 성과에 힘입어 좀 더 일상적인 기반에서 주민들이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장차 협업도 모색해 볼 수 있는 장인 ‘작은 달시장’이란 주말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3월부터 총 3회 시범운영을 거쳐 8월 22일 본격적으로 시작해 12월까지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정오~오후 3시(8월 22일, 9월 19일, 10월 24일, 11월 21일) 신관 중정 일대에서 열리는 ‘작은 달시장’은 놀이터와 부엌, 시장 등 마을의 친숙한 3개 시공간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하자마을 주민과 영등포 지역 주민, 특히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어린이와 함께 만드는 놀이터이자 시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어린이부터 청소년, 어르신까지 세대를 초월해 만나 서로를 돌보면서 함께 사는 감각(Co-living)을 경험하고 확산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그간 늘 스쳐가거나 필요한 말만 주고 받았지만, 내심 궁금해하고, 또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장이 될 8월의 ‘큰’ 달시장과 ‘작은’ 달시장. 이 날 달시장 주민들이 누구와, 어떻게 ‘엮이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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