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해외 누적 판매 5천만대 돌파

현대·기아차, 해외 누적 판매 5천만대 돌파

  • 안성호 기자
  • 승인 2013.02.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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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해외 누적 판매 5천만대 돌파

현대·기아차의 해외 누적 판매 대수가 이르면 올 3월 5,000만대를 돌파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기아차의 해외 누적 판매량은 4,830여만대를 기록했으며, 양 사의 월 평균 해외 판매량이 50만~60만대에 달해 현대·기아차는 이르면 올 3월까지 해외 누적 판매 5,000만대 달성이 예상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976년 현대차가 한국 자동차 첫 고유모델인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처녀 수출하고, 기아차가 1975년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 행 운반선에 선적한 이후 40년이 채 안돼 이룩한 결실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들이 이미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한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산업기반을 극복하고 달성한 수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시에 한국 자동차산업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방에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5,000만대는 글로벌 시장에서 830만대 이상 판매된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 아반떼를 한 줄(전장 기준)로 세우면 지구를 5.7바퀴 돌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첫 해외 수출 이후 27년만인 지난 2001년 해외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으나, 2,000만대까지는 1,000만대 돌파 이후 5년만인 2006년에 달성했다.

이후 해외 판매 대수는 가속도를 내며, 2009년 3,000만대, 2011년 4,000만대를 연이어 경신했고, 5,000만대 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기록 경신에는 수출이 결정적 기여를 했다.

지난해 말까지 현대·기아차 누적 수출은 3,147만대에 달했다. 현대차가 1,942만대, 기아차가 1,205여만대를 각각 수출했다. 이는 작년 말 현재 현대·기아차의 전체 해외 누적 판매 4,833만대의 3분의 2에 달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그 동안 해외 판매 차종과 판매 국가를 비약적으로 늘렸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생산된 19개 모델(상용차 제외)을 해외 185개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특화 생산·판매되는 현지 전략 차종도 18개를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18개 모델(상용차 제외)을 전 세계 166개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8개 해외 전략 차종을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할 만큼 차량 및 지역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한 해외 현지 생산·현지 판매 체계도 현대·기아차가 해외에서 선전하는 데 밑바탕이 됐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관세와 비관세 등 무역장벽을 극복하고, 현지 고객 맞춤형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 2002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나서 10년만인 지난해 선진국과 신흥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그 결과 미국 60만대, 유럽 60만대, 중국 144만대, 인도 60만대, 터키 10만대, 러시아 20만대, 브라질 15만대 등 생산체계를 갖췄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격전장인 미국에서 작년 말 기준 1,220만대를 웃도는 누적 판매 실적을 나타냈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말까지 660만대를 상회하는 차량을 판매했다.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과 중동·아프리카 등 나머지 주요지역에서도 판매가 크게 신장하는 등 글로벌 시장 대부분 지역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 양질의 일자리 창출 통해 국가경제 기여

현대·기아차의 해외시장 개척은 협소한 내수 시장의 한계를 뛰어 넘어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자동차산업은 대한민국 경제 기여도가 상당한 국가 기간산업으로, 수출, 무역수지, 고용, 세수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는 수출과 무역수지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지난해 자동차와 부품을 합해 718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금액인 5,481억 달러의 13.1%를 차지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지난해 대한민국 전체 수출은 1.3% 감소했지만, 자동차부품 수출은 6.5% 증가해 2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완성차도 4.1% 늘며 4번째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올 1월에도 완성차와 부품은 전년 동월 대비 수출액이 각각 24.3%, 21.1% 증가하며 같은 기간 11.8% 증가율을 나타낸 대한민국 전체 수출을 주도했다.

지난해 무역수지에서도 자동차산업은 전년보다 5.8% 늘어난 617억 달러 흑자를를 기록하며 흑자 규모에서 최초로 6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는 2011년 308억 달러보다 23억 달러(7.5%) 감소한 285억 달러에 그쳐, 지난해 자동차산업 무역흑자는 한국 전체 무역흑자의 2.2배에 달했다.

재정위기에 따른 EU시장 침체, 중남미 시장 성장세 둔화 등 수출시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요 회복세를 보인 미국과 동유럽, 아프리카 등 신흥국 수출 증가와 함께 그랜저 등 고가 차량 수출이 늘면서 대당 수출단가가 인상됐다.

또한 주요 부품의 국산화 전략을 통해 수입을 대체, 최소화한 것도 무역수지 흑자 견인의 주요 이유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엔진 등 주요 기술의 자체 확보를 통한 부품 국산화율이 90%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산업의 수입액은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2.0%에 불과한 101억 달러 수준이다.

자동차산업은 일자리 창출 및 제조업 내 생산액, 부가가치 창출 등에서도 위상이 높다.

자동차산업 직간접 고용인원은 175만여명(2010년 기준)으로 147만여명이었던 2001년보다 19%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총 고용인원이 2,157만명에서 2,383만명으로 10% 가량 증가했던 점에 비춰보면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돋보인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가 지난해 한 해 동안 창출한 신규 일자리도 1만5,000개에 달할 만큼 고용창출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

자동차산업은 환경·미래지능형 자동차 개발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2010년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생산액 1,502조4,000억원 중 11.4%에 달하는 170조8,000억원, 부가가치 역시 제조업 전체 480조2,000억원 중 10.6%를 웃도는 50조7,000억원이 자동차산업에서 발생했다.

국가 운영의 기반이 되는 세수 측면에서도 기여도가 높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국세청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내용을 보면 2011년 자동차 관련 세금은 38조1,830억원으로,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세수 238조원의 16%를 차지했다.

국가경제에서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위상과 전후방 연관효과가 막대해 세계 각국은 자동차산업 육성 보호 정책을 경쟁적으로 펼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자동차 메이커 지원을 위해 WTO 제소 등 무역분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2011년 12월 미국 자동차 업체가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생산한 자동차를 중국에 덤핑 수출해 중국 자동차업계가 피해를 봤다며 2,500cc급 이상 미국산 세단형 자동차와 SUV에 대해 2년간 반덤핑 및 상계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정부는 보복조치로 지난해 7월 WTO에 중국을 제소했다. 같은 해 9월에도 미국은 중국이 자국 자동차부품업체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해 WTO에 제소했다.

중국은 지난해 정부기관 공무용 자동차 구매 기준을 까다롭게 변경해 사실상 중국 로컬 브랜드에게만 납품기회를 주고 있다. 브라질 정부도 자국 내 생산시설이 없는 메이커는 충족시킬 수 없는 기준을 정해 수입차 공산품세 세율을 30% 포인트 인상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엔저’도 엔·달러 환율을 높임으로써 일본 제조업, 특히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프랑스 정부 역시 지난해 르노, 푸조 등 자국 메이커의 실적이 곤두박질치자 유럽연합 통상당국에 현대·기아차의 덤핑의혹을 제기하고 세이프가드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한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견제 강도를 높였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지난해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456만대를 생산했다. 한국보다 생산량이 많은 중국, 미국, 일본, 독일은 물론 6, 7위인 인도, 브라질은 탄탄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전체 생산의 31%만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세계 7대 자동차 생산국 중 전체 물량의 60% 이상을 자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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