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은 시인이 첫 시집 ‘벚꽃 솔루션’ 출간

최예은 시인이 첫 시집 ‘벚꽃 솔루션’ 출간

  • 오은정 기자
  • 승인 2020.01.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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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달을 볼 때 흔히 허블망원경으로 보지만 최 시인은 눈을 감고 마음으로 달을 읽는다"

새벽잠을 설치며, 2년 동안 공부해 온 최예은 시인이 첫 시집 ‘벚꽃 솔루션’이 출간됐다.

우리는 최 시인의 열정과 용기 앞에서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녀는 어떤 태산이라도 넘을 수 있는 사람이며 어떤 파도가 밀려와도 무섭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시를 지식의 한 방편쯤으로 여긴다. 조선 시대에 생겨난 시조는 부모에게 효도를 해야 하고 나라에 충성을 해야 하며, 성군에 대하여 칭송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도 효도가 시제의 주류를 이루고 시제 역시 자연을 빗대서 반성을 꾀하여야 한다는 룰을 깨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파격하지 말라고 한다. 최예은 시인의 시는 그런 룰을 깨고 파격해 새로운 출구를 찾고 있다. 최예은 시인이 기발한 시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마도 그녀가 지난 10여년 동안 홀로 독학하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서울로 공부를 하러 원정을 다니는 도전을 감행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세상 모든 것들에겐 의무가 있다. 바위는 스스로 단단해져서 다른 것들의 디딤을 견뎌야 한다. 물은 스스로 흘러 다른 것들에게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불은 스스로 타올라 사라지고 싶은 것들을 소명해주어야 한다. 사람은 스스로 낮추고 유순해져서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벚꽃에게까지 솔루션이 주어질 줄은 몰랐다. 최예은 시인은 벚꽃들에게 태화강변을 분홍빛으로 칠해야 할 숙제가 주어졌다고 말한다. 벚꽃에게 태화강변을 분홍빛으로 물들일 솔루션이 주어졌다면 우리 사람들에게는 벚꽃을 즐길 솔루션이 주어졌고, 이를 본 최예은 시인에게는 이를 독자에게 전할 솔루션이 주어졌다는 것을 최 시인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김순진 문학평론가는 시집 해설에서 “최예은 시인은 남과 다른 도구를 가지고 다닌다. 신라를 드나들 수 있는 티켓은 일반인들은 살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달을 볼 때 흔히 허블망원경으로 보지만 최 시인은 눈을 감고 마음으로 달을 읽는다”며 “골목의 따스함이나 전통의 미를 관찰하기보다는 불량한 골목에 초점을 맞춘다. 왜냐하면 시란 있는 그대로의 현상 들여다보기가 아니라 왜곡되거나 굴절된 시각으로 현상 이면의 것을 보아야 하기 때문인데 최예은 시인의 시적 가방에는 수십 가지의 도구들이 들어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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