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주류 속 숨겨진 이야기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주류 속 숨겨진 이야기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7.10.27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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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맥주 코젤의 염소그림이 실존하는 마을이었어?
▲ 좌로부터 코젤다크, 필스너 우르켈, 스미노프, 조니워커

최근 소주나 와인, 양주 등 취하기 쉬운 독한 술보다는 혼자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맥주나 칵테일 등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수입맥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맥주는 올 상반기 주류 수입액 중 1위를 차지했고, 4캔 1만원 행사로 인해 편의점 수입 맥주 매출 또한 작년 대비 37%나 상승하는 등 주류 업계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음을 수치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바로 술 자체의 맛과 향에 집중하는 ‘혼술족’ 또는 ‘홈술족’로 인해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퇴근 후 내가 좋아하는, 음미하고 싶은 술을 즐기면서 하루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술 속에 숨겨진 스토리를 알고 마셔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될 듯 하다.

유럽의 맥주 강국인 체코는 연간 맥주 생산량이 세계에서 제일 높으며, 1인당 맥주 소비량도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달콤쌉싸름한 맛으로 잘 알려진 코젤다크는 체코 대표 흑맥주로, 국내에서도 2016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271%) 증가하는 등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코젤다크 패키지에서는 맥주를 쥐고 있는 염소를 확인할 수 있다. ‘코젤’은 체코어로 염소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코젤다크의 시작이 바로 이 염소 마크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염소 마크는 한 프랑스인 화가가 염소 마을로 잘 알려진 벨코포포비키 마을에 선물한 것이다. 화가는 마을 사람들의 친절한 환대에 매우 감명을 받았고, 그 보답의 의미로 그 마을 양조장을 위해 직접 그려서 전달했다. 벨코포포비키 마을 사람들은 이 염소 마크를 활용해 코젤다크를 만들었고, 세계 1차 대전 직후 공식 상표 등록을 마쳤다. 마을에서는 최고의 숫염소 맥주라는 이미지를 더 굳히기 위해 염소들을 키우기 시작했고, 이후 벨코포포비키 마을 관광의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코젤다크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수입맥주의 등장으로 원료나 원산지를 따져보고 개인 취향에 잘 들어맞는 주류를 찾아내는 데 재미를 느끼는 소비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 코젤다크는 브랜드의 상징인 염소 캐릭터를 활용해 국내 인지도를 높이고 세계 최고라 일컫는 체코 흑맥주의 맛을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체코는 맥주 소비량 1위를 기록 할 만큼 질 좋은 맥주들이 다양하게 생산되고 있다. 체코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마셔봐야 하는 맥주로 필스너 우르켈이 손꼽힌다. 1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황금빛 맥주 필스너 우르켈은 체코의 플젠 지방에서 탄생했다. 필스너 우르켈은 필스너(Pilsner: 플젠 지방의 이름에서 유래)와 우르켈(urquell: 오리지널) 두 개의 단어 조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플젠에서 만든 진짜 맥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필스너 우르켈의 탄생은 조금 색다르게 시작되었다. 1800년대 중세 유럽부터 다양한 재료와 제조 공법으로 여려 종류의 맥주가 생산됐으나 그 품질은 매우 낮았다. 1838년, 낮은 품질의 맥주에 분노한 필젠의 시민들은 더 이상 맛없는 맥주를 먹을 수 없다며 36배럴(약 5720ℓ)의 맥주를 시민광장에 쏟아버린다. 시민들은 보다 더 나은 맥주를 만들기 위해 브루마스터 요셉 그롤을 직접 데려왔다. 이후 그는 4년 간의 연구를 통해 필젠 지역의 물과 홉, 보리로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는 하면발효법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최초의 라거인 필스너 우르켈을 선보였다.

보드카 브랜드로 유명한 스미노프는 1818년, 표트르 스미노프가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양조장에서 시작됐다. 스미노프는 당시 숯을 활용한 여과 방법으로 맑고 깨끗한 맛의 보드카를 만들어냈고 이내 보드카는 러시아 상류층의 술로 자리잡았다. 이후 1930년대 미국으로 진출했으나 당시 바 문화에 익숙했던 미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스미노프는 이 위기를 타개하고자 '무색무취의 화이트 위스키'라는 별칭을 붙여 보드카를 판매하기로 했다. 이후 미국 시장 내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고 이 덕분에 보드카는 ‘섞어 마시기에 적합한’ 술, 즉 각광받는 칵테일 베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스카치 위스키인 조니워커는 독창적인 보틀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브랜드 로고인 스트라이딩 맨은 당시 유명만화가였던 톰 브라운이 조니 워커와의 점심 식사 도중 냅킨에 그려준 그림에서 유래했다. 스트라이딩 맨은 당시 일반적인 위스키 브랜드의 로고와 달리 외눈 안경에 모자를 쓴 도시적인 남자가 걸어나가고 있는 진취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대표적인 위스키 브랜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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