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예산 300만원은 ‘껌값’? 재정 위기 ‘이유 있네’

고양시 예산 300만원은 ‘껌값’? 재정 위기 ‘이유 있네’

  • 하준철 기자
  • 승인 2010.06.3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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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전도목적 교육”에 시 예산 집행 물의
고양시가 기독교 전도 목적 행사에 예산을 지원하여 물의를 빚은 데 이어 관련 행사에 일부 예산이 부풀려졌다고 지적하자 ‘큰 돈이 아니라서’ 확인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고양시장 최성 당선자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양시 재정위기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고양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 공무원들이 시 예산을 ‘푼돈’정도로 생각하는 한 고양시의 재정 위기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정성을 다해 교회 섬기라”는 교육단체에 시 예산 주나?

고양시는 지난 6월 고양시 가족여성과 위탁사업인 다문화가족센터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열린아버지학교’ 교육이 다문화가족 대상으로 실시됐다. 두란노아버지학교는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가 설립한 사단법인으로 기독교 전도 목적의 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열린아버지학교 교육 내용은 “아버지, 제가 아버지입니다”로 하느님 앞에 아버지임을 고백하고 아버지로서의 위상을 회복해 나가자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교육행사에 고양시가 예산을 집행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왜 이 같은 행사를 진행하게 됐느냐”고 묻자 고양시 가족여성과 담당 공무원은 “교육 내용이 좋아서”라는 답만 되풀이 했다.

“두란노아버지학교의 목적이 전도에 있는 데 문제가 없는냐?”고 묻자 담당 공무원은 “고양시에서 두란노아버지학교에서 진행하는 행사를 몇 차례 진행했지만 두락노아버지학교가 온누리교회 담임목사가 만든 기독교 전도 목적 단체인줄 몰랐다”고 답변했다. 시 예산을 들여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사업을 추진하는 단체가 어떤 단체인지도 모르고 예산을 집행했다는 이야기다.

“일부 예산 부풀려진 건 아니냐?” “큰 돈이 아니라서...”

열린아버지학교에서 시에 청구한 예산안은 총 300만원. 교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서 레크레이션 비용을 청구하고, 사용되지 않은 현수막 제작비 명목으로 일부 비용을 부풀려 예산안에 반영했다.

이를 담당 공무원에게 지적하자 “1개월 후 사후 정산이 이루어질 것이고, 세금계산서만 청구하면 문제될 것 없다”고 답했다. “허위 세금계산서 청구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진행상황을 점검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돈”이라며 ‘귀찮다는 듯’ “사전 점검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정 종교단체에 시 예산을 지원한 것도 문제지만 교육 내용의 문제점이나, 일부 예산 사용의 문제점을 지적해도 ‘껌값’이라 확인조차 하지 않는 담당공무원들의 안일한 태도 때문에 고양시 예산은 줄줄 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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