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하는 인턴 vs 복사하는 인턴?

기획하는 인턴 vs 복사하는 인턴?

  • 임종태 기자
  • 승인 2010.06.0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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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인턴의 알려지지 않은 진실" 설문
2010년 한국의 인턴사원은 ‘단순한 업무 보조 또는 전문적·창의적인 영역에서 일하면서, 80만~100만원 정도의 보수를 받으며, 직장 생활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큰 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CAMPUS Job&Joy와 취업포털 잡코리아(www.jobkorea.co.kr)가 공동으로 국내외 기업에서 인턴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798명(남자 313명, 여자 4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80.8%는 1회의 인턴십 경험을 했고, 2회의 경험을 한 사람은 16.9%였다. 또 대기업(26.6%)보다 중소기업(37.5%)과 공기업(28.3%)에서 일해 본 사람이 좀 더 많았다.

기획하는 인턴 vs 복사하는 인턴

인턴사원들은 주로 어떤 일을 할까. 응답자의 39.7%인 317명은 ‘복사·전화 응대 등 단순 업무 보조’로 일했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이 전문성과 관계없는 비교적 가벼운 일을 하면서 인턴십 기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또 ‘대외 영업이나 판매 활동’을 했다는 응답도 8.8% 정도였다.

반면, ‘R&D 등 전공과 관련한 전문 영역의 업무(27.9%)’나 ‘기획·프로젝트 수행 등 창의적인 영역의 업무(13.4%)’를 하면서 ‘보람 찬’ 시간을 보낸 사람도 많았다. 최근 공채 대신 인턴제 중심으로 채용 방식을 바꾸는 기업들이 늘면서, 인턴도 단순 보조 업무 보다는 구체적인 직무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전문성 높은 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턴, ‘쥐꼬리 보수’는 아쉽다~

6월 중순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각 기업은 인턴십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간다. 대부분 7~8월 1~2개월에 걸쳐 진행한다. 하지만 졸업 예정자나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십 중에는 6개월 이상 장기 프로그램이 꽤 많다. 이번 조사에서는 21.4%의 응답자가 ‘6개월 이상’ 인턴으로 일했다고 답했다. ‘2개월 이상~3개월 미만’이라는 답도 비슷한 수준인 21.1%였다.

특히, 인턴을 했던 사람들 중에서는 적은 보수가 아쉽다는 의견도 많았다. 응답자의 30.3%인 242명이 인턴십 기간 동안 ‘월 80만 원 미만’을 받았다고 답했다. ‘90만~100만 원 미만’은 20.6%였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월 100만 원 미만의 보수를 받고 일한 셈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실제 인턴을 했던 기업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정도일까.

응답자의 51.3%가 ‘인턴십이 직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 중 14.2%는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턴십 경험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자신의 직무 능력 향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대답이 22.7%였다. 그만큼 만족도가 낮았다는 의미다.

실제 취업 활동에서 얻는 이득에 대해서는 53.4%가 ‘인턴십 경험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19.3%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특히 ‘기간’의 문제가 취업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많다. 6개월 이상 장기 인턴십에 참여할 경우 다른 기업에 지원·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긴다는 것이다.

또, ‘인턴으로 일하기 전과 후, 해당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는가’라는 질문에 절반을 훌쩍 넘는 61.2%가 ‘달라졌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66.4%는 인턴을 한 기업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달라지는 경우다. 33.6%의 응답자가 ‘해당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10개 중 3개 이상의 기업이 자신들이 뽑은 인턴사원에게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인식의 변화가 입사에 대한 생각으로도 연결된다는 점이다. ‘인턴으로 일한 기업에 입사하고 싶냐’는 질문에는 29.8%가 ‘싫다’고 답했고 17.2%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입사하고 싶다’는 대답은 53%였다.

직장 생활 체험·직무 능력 향상 ‘좋아’

인턴십 참가자들은 ‘직장 생활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점을 가장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단순한 업무 내용이나 적은 보수, 한정된 근무 기간을 가장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턴십 경험을 통해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특히 ‘직장 생활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는 답은 전체 응답의 54.9%로 압도적이었다. 또 직무 능력이 향상된 점(13.5%),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점(10.9%), 취업을 위한 스펙이 보강된 점(10.8%)도 마음에 드는 요소로 꼽혔다. 기타 의견으로 ‘내 적성과 비전을 정확히 알게 됐다’ ‘자기 계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내가 원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는 답변도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는 각 항목에 답변이 고루 분산됐다. 단순한 업무 내용(25.2%), 적은 보수(21.1%), 한정된 근무 기간(20.4%), 선후배·동료와의 직장 내 인간관계(15.9%), 과도한 업무량 또는 야근(14.3%) 등이 모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정규직이 아니라는 불안감’ ‘정규직 직원들의 무시와 텃세’ ‘회사 조직 내부에 대한 실망감’ ‘인턴과 정규직의 차별’ 등도 기타 의견으로 나왔다. 특히 무시와 차별을 느꼈다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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