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권리 협약 채택 20주년, 실질적 권리신장 절실”

“아동권리 협약 채택 20주년, 실질적 권리신장 절실”

  • 임선혜 기자
  • 승인 2009.11.1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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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동권리기관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회장 김노보, www.sc.or.kr)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국가의 비준을 받은 국제법인 유엔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의 채택 20주년을 맞아 아동권리 증진을 위해 실질적인 방안과 인식증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20주년 기념일(2009.11.20)을 일주일 앞두고(11.13~14)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 컨퍼런스에서 UN아동권리위원회의 수잔나 빌라란 (Susanna Villar?n) 위원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지난 20년 동안 사회가 아동을 보는 시각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라고 말하며 “이제는 많은 국가, 개인, 그리고 아동 스스로도 아동이 인격적으로 대우받고, 학교에 갈 수 있고, 건강할 수 있고,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동권리의 개념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 반면, 아동권리가 침해되었을 때에 이를 제기할 수 있는 국제적인 체계가 잡혀있지 않으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법적으로 아동권리침해에 대해 항변할 수 있는 방안이 부재한 실정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인권 침해에 대해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진정절차 도입을 포함하는 아동권리협약 제3 선택의정서(a third optional protocol to the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채택을 지지하고 있다. 또한 아동권리협약이 법정에서 법적 수단으로 보다 손쉽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권리의 온전한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아동권리협약을 단순한 이상적 목표 혹은 도덕적 희망사항 정도로 여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속력을 가진 법적 의무로 고려해야 함을 지적했다.

“세계대전 이후의 참담한 환경 속에서 아동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침해 당하던 1919년, 세이브더칠드런을 창설한 에글렌타인 젭(Eglantyne Jebb)여사는 1923년 최초의 아동권리선언문 초안(아동의 생존, 보호, 발달, 참여권을 명시)을 발표하였으며, 이 선언문이 1924년 국제연맹(현 유엔)에 의해 아동권리에 관한 제네바 선언으로 선포되고 1989년 유엔아동권리협약제정으로 이어졌다. 아동권리에 뿌리를 둔 젭 여사의 정신은 지난 90년 동안 전세계 세이브더칠드런 활동의 근간이 되고 있다”고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의 김노보 회장은 강조했다.

유엔아동권리 채택 20주년을 기념해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를 비롯한 18개 단체가 소속되어 있는 한국 NPO연대에서 전 연령대 총 1,150명 (온라인: 979명 / 오프라인: 17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아동의 4가지 권리 중 우리나라 정부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권리는 보호권 (725명/63.0%), 생존권 (195명/17.0%), 발달권 (146명/12.7%), 참여권 (84명/7.3%)의 순으로 나타났다.

참여권이 가장 하위에 랭크되어 있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아동의 참여권에 대한 중요성부여와 관심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파악된다. 이에 제 3 선택의정서 채택을 위해 전 세계가 지지입장을 표명하는 시점인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아동 참여권신장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고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응답자들이 꼽은 우리나라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 아동권리로는, 아플 때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 (682명/20.2%),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권리, (517명/15.3%), 안전한 주거지에서 살 권리. (491명/14.5%) 순으로 나타나 생존권의 영역에서 아동의 필요조건이 비교적 잘 충족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잘 지켜지고 있지 않는 아동권리로 유해한 것(방임, 학대, 폭력, 마약 등)에서 보호받을 권리 (722명/24.4%), 차별 받지 않을 권리 (432명/14.5%), 충분한 휴식과 여가를 즐길 권리 (331명/11.6%)가 선정되어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 영역의 신장이 절실함이 드러났다. 특히 두 번째로 꼽힌 차별 받지 않을 권리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3가지 원칙 중 비차별원칙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 우리사회에 반편견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놀 권리(휴식과 여가)가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된 것은 경쟁사회 속에서 아동이 놀 권리가 차선 순위로 밀려나 있는 것이 현실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방안으로는 “아동의 상황을 잘 살피고, 아동권리가 지켜지지 않는 상황들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한다 (320명/27.8%)”, “교육과 옹호활동을 통해 아동과 아동권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증진시켜야 한다. (315명/ 27.4%)”는 답변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아동권리협약과 같은 나이인 20세(총 259명)를 대상으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알고 있는지, 아동권리를 알고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3가량이 모르고 있다고 답해 아동권리협약 채택 이후 성장한 세대임에도 본인을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권리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NPO 연대의 설문조사 결과 전문은 유엔아동권리협약 채택 20주년 기념행사(11월 20일 오후 2시/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는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아동권리주간(11.17~11.22)을 맞아 UN아동권리협약 안내, 네티즌들이 생각하는 아동에게 필요한 권리 알아보기 등으로 구성된 아동권리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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