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베짱이 스키장 갔다’ 발간

신간 ‘베짱이 스키장 갔다’ 발간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4.03.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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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베짱이 스키장 갔다’ 발간

동화 ‘개미와 베짱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부지런히 일하는 개미를 하루 종일 연주하고 노래하는 베짱이가 “뭘 그리 열심히 일을 하냐”고 비웃던 상황은 겨울이 되자마자 곧 역전된다. 그동안의 노동에 값진 보상을 받은 개미는 풍족한 식량과 따뜻한 집에서 추운 겨울을 안락하게 보내지만 놀기만 했던 베짱이는 주린 배를 채울 음식도, 추운 손발을 녹여줄 집도 없어 일하지 않던 지난날을 후회한다. 다행히 착한 개미가 베짱이를 도와주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내리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훗날 성공한다”라는 명언을 남긴다.

그러나 지금, ‘개미와 베짱이’의 동화는 어딘가 모르게 너무 작위적이고 일차적이다. 과연 ‘일’이 인생의 전부인가? ‘일’을 해야지만 훗날 인생이 안락해지는가? ‘일’의 성공이 인생의 성공을 보장하는가? 이에 저자 정희윤은 ‘개미와 베짱이’를 이렇게 각색한다.

봄, 여름, 가을 내내 개미는 일을 하고 베짱이는 연주와 노래를 하는 상황은 똑같다. 그러나 겨울이 오자 개미는 베짱이 걱정에 그의 집을 찾아간다. 그런데 웬걸, 베짱이가 스키장에 갔다는 거다. 알고 보니 연주와 노래 실력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거머쥔 베짱이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승승장구를 하게 되었다. 이 각색된 이야기를 통해 정희윤은 이렇게 말한다. “열심히 일하는 개미가 세상을 움직이고 창의적인 베짱이가 세상을 밝힙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건 창의적인 사람입니다”라고 말이다.

타칭 ‘발명왕’인 정희윤은 20대의 나이에 대통령상 2회, 장관상 3회 입상, 2013년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교육 분야에 선정되어 대한민국 최초로 인재&신지식인이라는 공식 타이틀을 가진, 보기 드문 인재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가 인재였던 건 아니다. 그의 독창적인 생각을 허무맹랑한 꿈이라고 치부하지 않았던 그의 부모와 친구들, 선생들의 힘으로 그는 ‘발명왕’이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만약 그가 “왜 공부를 못해?”, “그런 데에 시간 빼앗지 말고 공부만 해라”라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고 우리 역시 학창 시절 내내 들었던 억압적인 그 말들을 듣고 자랐더라면 그는 이 자리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

‘베짱이 스키장 갔다’는 재미있는 삽화와 더불어 일차적인 성공만 운운하는 사회에 물음을 던진다. 그 성공을 위해 무엇이 억압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그리고 억압되고 버려야만 했던 그 ‘무엇’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에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인지를 역설한다. 확실히 ‘베짱이 스키장 갔다’는 삶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채 모든 꿈들을 한쪽 구석으로 몰아버렸던 이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상상하라!”라고 용기를 심어주는 힘이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렇게 펼쳐진 상상의 나래들이 우리가 그토록 원하고 그리는 삶에 보다 나은 미래를 선물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저자 정희윤은 “지금의 나처럼, 예전의 상상력을 여전히 지켜가고 싶은 어른들에게, 자신들이 지닌 상상력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얼마나 좋은 무기인지 모르는 아이들에게, 비록 한 권의 책이지만 인생의 지표가 되는 나침반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고 그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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