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녀 차이 정책에 반영한 55가지 성공사례 발표

서울시, 남·녀 차이 정책에 반영한 55가지 성공사례 발표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4.01.0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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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상암동 DMC에 입주한 78개 기업 신규직원의 65%가 여성인 반면에 그중 여성이 CEO인 기업은 단 3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해 이런 점을 지적, 자체적으로 DMC 입주 신청 시 여성 CEO 기업에게 가산점을 부여한 이후 현재 여성 CEO 기업 5개 업체가 입주해있다.

5개 여성 CE0 기업은 디지캡, 중앙아이씨에스, 위두커뮤니케이션즈, 위즈크리에이티브, 디멘터이고, 이들은 전체 입주 기업(79개사) 중 약 6%를 차지하며 첨단산업 분야에서 여성기업 양성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구로구는 무인민원발급기 설치 장소에 따른 남녀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가사와 육아로 관공서 방문이 어려운 여성들이 전철역이나 마트 등 거주지 인근 생활권에 있는 발급기 이용을 선호하는 점을 반영해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장, 은행 등 생활밀접지역에 무인 민원발급기를 옮기거나 추가 설치하고 사용 설명서도 부착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이와 같이 성별영향분석평가 이후 남녀의 성별 경험과 차이를 정책에 반영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은 서울시와 자치구의 정책 이야기 55개를 묶어 <서울시·자치구 성별영향분석평가 정책개선사례집 - 생활의 발견 이야기>를 발간했다.

예컨대, 직장 내 어린이집을 만들어 여성들의 일·가족 양립을 지원하고, 토요 열린보건소를 운영해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남성 및 취업여성이 주말에 보건소를 찾을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성별영향분석평가란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과정에서 남성·여성의 특성과 사회·경제적 격차 등의 요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평가해 정부 정책이 성 평등 실현에 기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12년 3월부터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평가대상 정책영역과 기관(중앙정부와 지자체)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었고, 평가 결과는 정책에 반영되도록 정하고 있다.

이번 사례집은 성별영향분석평가 시행 이전과 평가 이후 바뀐 정책을 비교해 어떻게 개선됐는지를 사진과 그래프 등을 활용해 각 사례 당 1페이지로 요약해 소개했다.

이번 사례집에는 도시개발에 성평등 모델을 구축한 경우부터 임신부, 아이를 동반한 여성들이 느끼는 생활 속 작은 불편사항 등을 개선한 사례를 일자리, 교육, 복지, 건강, 도시개발, 안전, 환경, 행정 8개 분야로 구분해 담았다.

55개 우수사례는 성별영향분석평가 컨설턴트, 정책 담당자, 관련 전문가의 3단계 걸친 평가를 통해 최종 선정된 35편(’11년~’12년) 및 ’11년 이전 사례 20편(’07년~’10년)으로 구성돼있다. 아울러, 3개의 관련 법령도 수록돼 있다.

35편의 사례(’11년~’12년)는 25개 자치구 총 535개 사례 중 30개와 서울시 62개 과제 중 5개를 선정했다. ‘11년 이전 사례 20편은 좀 더 다양한 사례를 볼 수 있도록 기존에 소개된 것들 중 수상내역이 있는 등 우수한 사례들을 선택해 수정·보완했다.

마곡지구 : 여성 기업인 지원, 성평등 디자인 등 도시개발 추진부터 성평등 항목 반영

우선, 국제업무도시, 첨단산업 관련 국제 R&D센터 유치를 통해 첨단산업 메카로 육성계획을 가진 마곡지구는 도시개발 추진과정에서 성평등 추진항목을 제시·반영한 경우다.

△마곡지구에 입주하는 여성 기업인 지원을 위한 근거조항 마련 △마곡산업단지 정책 심의위원회 여성비율 40% 이상 확보 △모든 공동주택단지 내 국·공립 보육시설 및 작은 도서관 마련 △표지판 등 각종 사인에 성평등 디자인 활용 등이 구체적으로 반영됐다.

마포구 : 보행로 확장, 진입계단 정비 등 임산부, 아이 동반 여성 등 보행약자 고려

마포구는 도로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불편함, 안전함, 접근성 등을 조사해 임산부, 아이 동반 여성, 어린이, 노약자 등 보행약자들을 고려한 도로환경개선을 추진, ‘걷기 편한 행복한 거리’를 만들었다.

마포구는 2012년 서울시가 주관한 걷기 편한 행복 거리 만들기 평가 결과 최우수구로 선정되기도 했다.

불광천 제방도로 성중길 주변 보행로를 확장해 유모차 및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가 교차할 때 부딪히곤 했던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시영아파트로 진입하는 계단을 보행약자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정비하는 등 사람 중심의 보행환경개선에 나섰다.

성평등을 떠올리면 여성을 위한 정책 위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해 남성들의 참여가 늘어난 정책개선 사례들도 있다.

전립선 질환 예방강좌, 토요 열린 보건소 등… 남성 의료 서비스 참여율 높여

예컨대, 서초구는 성별 맞춤형 건강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운영 중인 ‘암 예방 건강대학’ 참여율이 여성 70% 남성 30%로 남성 참여율이 저조한 가운데, 남성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남성들의 관심이 높은 전립선 질환에 대한 예방강좌와 전문의 상담 및 검진을 실시해 지역 보건기관에 대한 남성들의 참여와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동작구도 여성(24%)에 비해 보건소 이용률이 낮은 남성(17%)들과 직장인 여성들을 위해 ‘토요 열린 보건소’를 운영, 평일에는 시간 내기 어려운 주민들이 보건기관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남성을 위한 전립선암, 여성을 위한 갑상선 암 검진 등 성별 맞춤형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대문구는 보육정보센터 전체 이용자 3,668명(2011년 기준) 중 4%(147명)에 그치는 남성 이용자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역시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해 아빠가 함께하는 ‘엄마-아빠-아기 음악놀이’ 같은 가족단위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남성의 양육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각 실국본부에서 정책 추진 시 남녀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해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성 평등’ 정책을 펼치는데 참조할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소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성별영향분석평가는 여성만을 위한 특별 제도가 아니라 남성-여성의 차이와 특성을 모두 반영해 정책을 추진할 때 남녀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정부정책을 분석·평가하는 것”이라며 “남녀의 요구를 고르게 반영했을 때 정책의 결과와 시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사례집을 만든 만큼, 이번 사례집이 성평등 정책 실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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