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영등포 쪽방촌 절반 225가구 리모델링 완료

서울시, 영등포 쪽방촌 절반 225가구 리모델링 완료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3.12.0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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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동 4가 426번지 일대 쪽방촌, 집 안과 복도에 어수선하게 널려있던 전선은 깨끗하게 정리되고 바람이 숭숭 들어오던 낡은 창엔 올 겨울 칼바람을 막아줄 단열재가 덧씌워졌다. 곰팡이로 얼룩지고 페인트가 거의 다 벗겨진 쪽방촌 복도는 하얀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3개월 전과 같은 곳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다.

서울시 대표 쪽방촌 밀집지역인 영등포 쪽방촌 전체 가구의 절반이 넘는 225가구가 도배, 장판 교체와 함께 단열시설과 전기·소방 안전시설 설비를 통해 따뜻하고 안전한 보금자리로 탈바꿈했다.

작년부터 영등포동 4가 426번지 일대(4,516㎡)에 ‘쪽방촌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시는 총 441가구 중 작년 95가구(1개 동)에 이어 올해는 130개 쪽방(28개 동)의 리모델링을 완료했다고 10일(화) 밝혔다.

시는 나머지 216가구에 대해선 늦어도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영등포역과 대형쇼핑몰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이곳 쪽방촌에는 성인 한 명이 누우면 꽉 찰 듯한 0.7~1.5평의 비좁은 쪽방에 현재 500여 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열악한 생활환경에 처한 쪽방촌에 △소방, 전기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 만일의 사고를 방지함은 물론 △도배, 장판, 단열시설 같은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주민 대부분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생활공간을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바꿔 주거최저안전선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서울시가 올 한 해 예산 11억원을 투입했고 자치구인 영등포구가 협력, 각 쪽방촌 건물주의 동의로 진행됐다.

우선, 시에서는 화재 단독감지기, 자동 확산소화기 같은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누전차단기를 설치해서 전기 안전성도 확보했다. 이곳 쪽방촌은 주택들이 가깝게 붙어있는 특성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옆집으로 빠르게 번질 위험이 크지만 전기, 소방 시설 같은 안전시설이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또 낡은 재래식 공동화장실을 수세식 화장실로 고치는 등 위생적이고 편리하게 개선해 이용 상의 불편함을 줄였다. 집집마다 화장실, 부엌이 없는 경우가 많은 쪽방촌의 특성상 여러 주민들이 공동화장실과 공동부엌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노후하고 지저분한 경우가 많았다.

아울러 시울시는 임시주거시설을 마련해 공사 중에 머물 곳이 없는 가구가 입주해 살다가 공사가 끝나면 돌아가고, 공사를 시작하는 다른 가구가 다시 입주하는 순환주택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쪽방촌과 인접한 영등포역 고가차로 아래 도로부지(영등포동 411-28번지 외 7필지)에 자리한 임시주거시설은 총 3층 연면적 535.35㎡에 방 36개, 공동주방, 공동화장실, 공동창고, 샤워장, 커뮤니티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각 방엔 전기패널 난방시설과 이중창을 설치해 일반주택 수준의 단열성능을 갖춰 추운 겨울에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한편, 서울시는 리모델링 후 건물주가 임대료를 일방적으로 올려 거주민들의 주거 안정을 침해하지 않도록 개선사업을 한 주택은 5년 동안 임대료를 올리지 않도록 건물 소유주와 협의하고 영등포 쪽방촌의 쪽방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는 광야교회에서 이것을 관리·감독하기로 상호 협조하고 있다.

한병용 서울시 임대주택과장은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된 요즘이야말로 쪽방촌 주민들 같이 주거최저안전선이 불안한 시민들에 대한 도움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영등포 쪽방촌 리모델링 사업을 모범 사례로 정착시켜 나머지 쪽방촌, 고시원 등 열악한 주거시설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보편적 주거복지 기준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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