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이순신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다

남해군, 이순신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다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3.10.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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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이순신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다

남해안의 작은 자치단체인 경남 남해군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순국 혼을 기리는 ‘합창교향곡’을 창작하고 이를 군민문화축제 개막작으로 공연할 계획을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남해군은 매 홀수 해마다 격년제로 10월 마지막 주말에 군민문화축제인 ‘남해군민의 날 및 화전문화제’라는 축제행사를 열어오고 있다. 남해군은 이번 군민문화축제의 으뜸행사로 단연 이순신의 순국전투인 노량해전을 테마로 창작한 ‘합창교향곡 노량해전’의 첫 공연을 꼽는다.

노량해전은 조선 선조 임금 재위 시 왜와의 7년간 전쟁인 임진왜란의 종지부를 찍은 전투이자 이순신 장군의 순국으로 이어진 역사적 사건이다. 패전을 인정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왜적 함대 500여척을 조명연합함대가 무찌른 전투가 바로 노량해전이다.

이 전쟁으로 말미암아 남해군은 이순신의 순국성지가 되었으며, 실제 전투가 벌어졌던 남해 관음포에는 큰 별(이순신)이 바다에 떨어졌다는 뜻의 대성운해(大聖隕海)라는 편액을 건 이락사를 짓고, 노량에는 충렬사라는 사당을 지어 충무공을 기리고 있다.

또한 남해군은 수년 전부터 문화관광체육부와 함께 이락사 성역을 관음포 전역으로 넓히는 이순신 순국공원을 짓고 있다. 이순신의 순국성지라는 남해군의 스토리텔링 소재는 최근 대두된 고려대장경 판각지가 남해라는 주장과 함께 남해군을 대표하는 역사문화다. 남해군이 유서 깊은 호국의 성지임을 인정받을 수 있는 둘도 길이 바로 역사테마를 가지고 실제 공연이 가능한 다양한 공연물로 만드는 데로 착안됐고 그 첫 번째 결실이 이번 합창교향곡 노량해전 창작공연이라는 것이다.

합창교향곡 노량해전은 교향곡의 고유형식인 전 4악장 형식이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이 합창단의 합창이 있는 교향곡이듯이 노량해전도 교향곡의 클라이맥스인 제4악장에 합창단이 합창을 하는 교향곡이다. 연주시간은 약 80분 가량이다. 3악장과 4악장 사이에 이순신 장군의 운구행렬을 표현하는 국악단의 구음과 대북공연단의 북 시나위가 들어가는 것이 이 교향곡의 특징이다.

가사는 시인 김용호(1912-1973)가 쓴 전 17장으로 된 서사시 남해찬가 중 마지막 노량해전 부분인 제15장에서 17장까지의 내용을 압축한 내용에 작곡자로 선정된 전철민(1964년 생, 경남대학교 음대) 작곡가가 곡을 붙인 것이다.

24일 첫 공연의 연주는 진주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 윤상운)이 맡는다. 합창은 순천시립합창단(지휘자 임대근), 부산하모니합창단(지휘자 김강규), 남해군립합창단(지휘자 정효은), 남해시대합창단(지휘자 정필원)이 협연한다. 출연진만 해도 230명이 넘는 대규모 공연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합창교향곡 노량해전을 남해를 알리는 대표 공연콘텐츠로 내세워 전국의 이름 있는 무대에 적극 진출하는 일도 탐색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기초지자체 중에 지역의 역사테마를 가지고 공연콘텐츠로 창작하고 실제 무대에 올린 사례는 남해군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마케팅 또는 창작공연마케팅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하다.

이 공연을 앞둔 정현태 남해군수는 “사후 45년 만에야 충무공이라는 시호를 받았던 이순신 장군을 생각하면 예나 지금이나 나라와 민족의 참 영웅에 대한 예의가 소홀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순국 415년만인 지금이라도 순국성지인 우리 남해군민들이 장군의 영전에 작은 선물이라도 올릴 수 있게 된 것을 위안으로 삼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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