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에서 장 맛으로 유명한 집, ‘양반청국장’

창녕에서 장 맛으로 유명한 집, ‘양반청국장’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3.10.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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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에서 장 맛으로 유명한 집, ‘양반청국장’

우리가 먹고, 자고, 입는 것 중 가장 민감한 부분이 食(식)이 아닐까. 이는 음식을 먹는 우리들의 생활환경이 복잡·다변화 되고, 음식의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음식들을 보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맵고 짠 음식들이 즐비하다. 이와 중에도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슬로우푸드가 최근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맛과 건강을 위해 식재료 구입부터 조리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그 맛을 음미할 수 있는 대표음식 ‘청국장’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창녕 화왕산군립공원 입구에 위치한 양반청국장·순두부는 6년 전 이곳에 터를 잡고 전국의 관광객들과 지역민들에게 청국장의 참맛을 전하고 있다. 일부 젊은 세대들은 온몸을 떨게 만드는 청국장 특유의 냄새 때문에 싫어한다.

그러나 항암효과, 암세포 성장억제, 고혈압과 간 기능을 강화, 고·저혈압 개선, 간 기능 회복과 간 해독, 뇌기능향상, 노인성치매예방, 천연소화제 등 청국장의 효능을 이야기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기본적으로 고추장, 된장 등 콩 발효식품이로 효능에 대한 이야기를 TV전파를 타면서 일반인들의 수요도 많이 늘었다. 아쉬운 건 주변에서 제대로 된 청국장 맛을 볼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한식, 양식, 일식에서 청국장을 이용한 퓨전 요리가 새롭게 등장하기도 하고 냄새를 제거한 분말 청국장이 식품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커피에 청국장 콩을 넣어 판매하는 커피전문점도 생겼다.

가게 입구에 위치한 화왕산군립공원은 억새로 유명한 곳으로 요즘 같은 단풍철에는 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행락객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일까. 늘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 집 맛이 한결같은 이유는 화왕산식품(대표 권춘석·www.jang25.co.kr)을 20여 년 동안 운영하는 우직한 아버지 때문이다. 특히, 창녕의 주요 농산품인 양파를 활용한 양파된장, 양파고추장, 양파쌈장 등의 특화된 제품으로 든든한 단골 층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화왕산식품의 된장, 쌈장, 고추장, 청국장, 간장, 메주 등 전통 장류 식품은 우체국 쇼핑몰, 푸드마트 온라인 몰에서 동종제품 판매율 1위를 하고 있으며, 전 제품이 경상남도 추천상품에 등재되어 있다. 지난 8월에는 ‘화왕산전통된장’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선정한 ‘중기히트 500’에 선정되며 화왕산식품의 전통적인 제조 방법과 위생적인 생산시설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 집만의 청국장맛을 즐겁게 하는 메뉴로는 청국장비빔밥, 묵은지 돈청국장 비빔밥, 순두부 비빔밥, 자연송이 된장 비빔밥 등이 있으며 모두 6천~7천 원 선이다. 한우불고기버섯전골을 비롯해 두부, 파전, 도토리묵을 덤으로 맛볼 수 있다.

기와지붕을 하고 있는 이곳은 2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자갈마당으로 잘 정돈되어 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2층 구조로 180명 가까이 수용할 수 있는 대형 홀과 룸으로 구분되어 있어 많은 손님들이 다녀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한 번에 가게의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창녕향토음식 선발대회수상, 특색음식 개발메뉴 적용업소인증을 비롯해 모범음식점, 원산지표시 자율선도업소, 중소기업중앙회 대를 있는 장수기업, 국민은행 스타일촌100인증, 다양한 외식산업 CEO과정, 소스아카데미과정 등 대표가 젊은 나이지만 대단한 열정이 엿보인다.

청국장 맛은 어떨까? 청국장 비빔밥을 주문하니 청국장 뚝배기와 함께 빈 놋그릇, 10가지가 넘는 나물 반찬들이 함께 나온다. 가을들녁을 한상 받은 기분이다. 청국장을 한 숟갈 입안에 넣으니 특유의 맛과 냄새가 온몸을 휙 감는다.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이른 점심시간인데도 손님들로 주방은 늘 바쁘다. 주문하는 소리, 상차림을 하는 소리 등 듣기에 정겹다. 진정한 슬로우푸드의 미학이랄까. 곳곳에 젊은 사람들이 눈에 띈다. 모두들 입가에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의외다. “요즘 젊은이들은 인스턴트 음식만 즐겨먹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청국장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행복하다”며 주인장인 권 씨와 그의 아버지 권춘석 씨가 이야기를 이어갔다.

당연히 주방에는 화학조미료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최근 들어 외식시장에 많은 화두들이 던져지고 있다. 권 대표는 “힐링푸드, 푸드테라피, 사찰음식, 약선음식, 웰빙음식 등 저마다 고유의 성질을 이야기하지만 공통점은 느림의 미학이며 자연음식으로 치유한 행복한 삶이란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나름의 철학을 고집하겠다고 말했다. 과업을 이어 식당을 운영한 지 6년째인 34세의 젊은 주인장이지만 아버지의 영향인지 속은 꽉 차 보였다.

일주일에 4번 이곳을 찾는다는 김인경(여·42) 씨는 “이 곳에 오기 위해서는 차량으로 1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가 끓여주셨던 그 맛을 잊지 못해 찾는다”며 “미안한 소리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맛보다 좋다”며 이 집만의 청국장 맛을 이야기 했다. 특히 청국장은 30~40대 여성들을 괴롭히는 골다공증 예방에 좋으며,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해 당뇨 개선에도 특효가 있다.

현재 화왕산식품은 전통고급장류 제품의 우수한 맛을 널리 알리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외식사업 브랜드 ‘장마을’로 된장청국장 전문음식점 가맹사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매년 음력정월 한 달간은 메주와 소금 값만 입금하면 대신 장을 담가주고 있다.

주변 볼거리로 창녕우포늪, 창녕박물관, 부곡온천이 유명하며 차량으로 15~20분 근교에 위치하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양반청국장 식구들은 자신들이 만든 청국장을 먹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운 옛 맛이 생각난다면 한번쯤 들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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