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 “안나푸르나에 경기도 깃발 꼽겠다”

오은선 “안나푸르나에 경기도 깃발 꼽겠다”

  • 박현숙 기자
  • 승인 2009.09.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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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의 역사를 이루고자 합니다. 꼭 정상에 올라 경기도의 깃발을 꽂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산을 잘 타는 ‘철의 여인’이 경기도에 사로잡혔다. 산악인 오은선(43·블랙야크)씨가 4일 경기도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홍보대사인 만큼 사진도 찍고 소감도 밝히는 ‘위촉식’을 하는 게 상례지만 경기도는 14일 히말라야 14좌(히말라야의 8000m 이상의 고산) 등정 출발을 앞둔 오은선 대장이 채비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위촉식을 뒤로 미뤘다.

대신 이날 오 대장은 ‘2009 오은선 안나푸르나 원정대 발대식’에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의 마지막 도전을 위해 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중 10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안나푸르나(8091m)는 산스크리트어로 ‘풍요의 여신’이란 뜻이다. 지금까지 국내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 등 3명을 포함, 세계에서 15명이 완등했으나 여성은 아직 한 명도 없다.

하지만 8월 가셔브롬1봉(8068m) 등정에 성공해 13좌에 오른 오 대장이 14좌에 도전, 세계 산악역사상 여성 최초 14좌 완등의 영광을 대한민국 여성이 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오 대장은 이미 여성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의 기록을 세우는 등 여성 산악인으로서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이름처럼 단 상징적인 인물이다.

오 대장은 4일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을 앞두고 “산이 나에게 가르쳐준 교훈 하나는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한 정상의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대학교 전자계산학과에 다니면서 산악부에 들어가 산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 산악인 사이에 ‘철녀’라고 불릴 정도로 강단진 그는 “등반할 때 무모한 자신감보다는 언제나 대학 산악부에서 처음 산을 탔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오 대장은 “경기도와 인연이 깊다. 경기도를 위해 활동할 기회가 주어져 더욱 애착이 간다”면서 “등반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위촉식 등을 강행하지 않고 배려해 준 데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 대장 측은 “정상에서는 1초도 서 있기 어려워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오 대장이 경기도 깃발을 가지고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오 대장은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밧(8126m)에서 추락사한 고 고미영씨의 사진 등 유품도 가져간다. 절친한 후배이자 경쟁자이기도 했던 고씨와 “올가을 안나푸르나에 함께 가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경기도 홍보기획관실 이성호팀장은 “오은선씨의 14좌 등정에 앞서 경기도 홍보대사로 위촉한 것은 완등을 기원하고 성공을 확신한다는 의미”라며 “위촉식은 등반을 마친 10월말 또는 11월초에 열 계획이다. 도민에게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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