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벨>의 이상호 감독이 ‘5번째’ 신작 추적 다큐멘터리 영화 <전투왕>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한국에는 왜 전두환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없는가?” 얼마 전 전두환 사망 당시, 해외의 영화 관계자로부터 받은 질문이다. K-컬처의 유행으로 외국인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요즘, K-다큐에 대한 수요도 높다. 그런데 그 관계자가 ‘전두환’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를 찾아보니 거의 전무해서 크게 놀랐다는 것이었다.
실제 전두환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87년 6.10 민주화 운동 이후, 방송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공중파에서 몇차례 TV 방영물로 방송이 나간 바가 있다. 하지만 곧 이어, 정치권이 국민 화합차원에서 전두환에 대한 사면을 결행하면서, 더 이상 독재자 전두환이 역사에 미친 폐해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언론이 입을 다문 20여 년의 침묵기 내내 전두환을 추적한 희귀한 영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전투왕>의 개봉 소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다큐멘터리 감독은 전직 MBC 기자 출신의 이상호 감독이다. 정치학 박사 출신이기도 한 이 감독은 “오늘날 한국 정치를 이해하려면 가장 중요한 인물이 독재자 전두환인데, 언론이 이미 꺼진 불로 취급하며 더 이상 추적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나섰다”며 제작 배경을 밝혔다. 그는 MBC 재직 시절, 전두환의 연희동 사저로 이른바 ‘출근 취재’를 벌이며, 전씨에 대한 ‘황제경호 실태’ 등을 고발했고 그 과정에서 수차례 체포되어 각종 송사를 치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전투왕>은 독재를 경험하지 못한 2030대에게 마치 한편의 극영화를 보듯 몰입감을 유지하는 특유의 편집 기법이 눈길을 끈다.
“선거를 앞둔 지금 왜 전두환인가. 한 마디로 답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한 마디로요? 음.. 전두환이 정치를 잘했다고 칭송하는 사람이 후보로 나왔잖아요. 그럼 진짜인지 알아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