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갤러리 단디에서 10월 13일부터 26일까지 도예가 김길산 개인전 ‘빛, 빚: 백자의 빛을 빚다’ 展이 개최된다.
그는 상명대학교 세라믹디자인학과를 졸업했는데, 손을 통해 흙에 숨결을 불어 넣는 도예의 매력에 매료된 뒤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제 32다호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백자장 전수 장학생으로 선발된 바 있으며, 현재는 차도구 브랜드 ‘정가로이’를 활발히 운영 중이다.
김길산 작가는 2008년 도예에 입문한 이후로 계속해서 우리나라 백자의 고유한 미감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 그가 찾은 핵심 요소는 절제된 미로, 순우리말 정가로이의 본뜻과 상통한다. 과시적이지 않으며 조용히 우리의 마음에 와닿는 일련의 정갈한 아름다움이다. 그렇기에 그는 더없이 신중하게 정교히 도자기 표면의 선각과 면각을 조각하고는 한다.
김길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백자에 내재된 정신성과 중도의 정서를 공감각적으로 전한다. 백자의 색채와 빛깔을 차분히 바라보고 있다면 그 안에 사색을 유도하는 나름의 울림이 고요히 일렁이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지나치게 화려하지도, 마냥 소박하지도 않은 자연스러운 조형미는 늘 왠지 우리의 마음에 온기를 더한다. 그가 전통 기법을 고수하는 까닭은 백자가 지니는 이와 같은 힘을 믿기 때문이다.
김길산 작가에게 공예란 내면에 감춰져 있던 감정들을 꺼내어 표현하면서도 시대적 배경을 넌지시 암시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가 만드는 도자기는 전통 기법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동시대 공예의 감성이 엿보이는 게 당연하다. 전통 백자라는 큰 줄기 안에서 빛을 매개로 미세한 변주를 거듭하는 그의 작품은 언제나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양면적인 감정을 선사한다.
도예의 道를 걷는 한 사람으로서 김길산 작가가 경험하는 여러 고뇌와 더불어 현대인으로서 그가 갖는 시대정신이 도자기에 어떻게 내포됐는지 궁금하다면 빛, 빚: 백자의 빛을 빚다展을 주목해보기를 바란다.
손을 통해 흙에 숨결을 불어 넣는 도예의 매력에 매료된 뒤 꾸준히 작품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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