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의 인문학적 보고서 ‘은근 리얼 버라이어티 강남소녀’

‘88만원 세대’의 인문학적 보고서 ‘은근 리얼 버라이어티 강남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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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8.1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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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판잣집의 소녀는 차라리 강북에서 살고 싶었다. 초등학교 왕따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았고, 전쟁 같았던 알바 사전을 완성했으며, 희망청에서 일하며 ‘88만원 세대’의 당사가 되었다. ‘찌질한’ 소녀를 구원한 것은 책 책 책. 어른이 필요했고 문화자본에 목말랐던 강남소녀는 이제 한창 날아오르고 있다.

저자인 김류미 작가는 허허벌판일 때부터 강남에 살았고 반지하 자취생활을 거쳐 다시 강남에 산다. 몇 년 간의 알바 인생에서 얻은 좌우명은 ‘일하는 것은 살아가는 것이다’였다. 졸업 후, 1년간 희망청에서 일하며 ‘88만원 세대’라는 접점을 고민했다. 블로그질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트윗질에 집중하는 편. 구원 같았던 책을 만들고 소개하며 마침내 쓰게 된 행운도 누렸지만, 여전히 좋은 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추천사>

발칙하게 ‘액션’하는 청춘에게 박수를!
당돌하리만큼 명랑하면서도 사색적 깊이가 담긴 이 재미있는 청춘의 자전적 기록은 ‘88만원 세대’의 인문학적 보고서다. 강남의 허름한 가건물에서 자라나 명문대에 입학하고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동대문 옷가게, 공부방, 노래방 등에서 ‘알바’를 통해 자기 성장을 이루어 낸 저자 김류미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체화한 개인이 그 노동을 어떻게 감내하는지 명징하게 보여준다. 대학 졸업 후 사회변혁을 위해 조용히, 때론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발칙하게 ‘액션’하는 모습은 한 사회의 청춘의 존재감에 대해 명상하게 한다. 저자 김류미가 지금 출판인으로 살고 있다는 것, 학부시절 한 해 도서관에서 400권을 대출한 기록을 가진 그녀가 책을 만들고 팔면서 살고 있다는 것, 동종업계의 내겐 가슴 뻐근한 일이다. “2000년대 자기 실존을 한국 사회에 잠시라도 두었던 이들을 위한 책을 감히 만들고 싶다”는 그녀에게 ‘감히’ 포옹을 청한다. 우리 사회를 사랑하였으므로 바꾸고 싶어 하는 청춘의 그 뜨거움에 내 가슴을 데우고 싶어서!
―정은숙(시인, 마음산책 대표)

담담하지만 치열하게, 미래를 그리는 성찰
사회의 진입 단계에서 ‘루저’의 낙인이 찍혀 버리는 젊은이들, 그 세대에 대한 구조적 분석과 담론은 넘쳐난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들의 언어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가난한 가정에서 성장하고 ‘알바’로 연명해 온 경험을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다. 상투적인 고백이나 간증이 아니다. 그것은 울퉁불퉁한 생애의 경로를 통과하면서 목격한 세상에 대한 치열한 기록이다. 그 과정에서 체득한 다양한 삶의 기법들은 불확실한 세계를 헤쳐 나가는 데 귀중한 자산이 될 듯하다. 88만원 세대는 무엇으로 살 것인가. 자신의 발자취와 지금 서 있는 자리를 세밀하게 들여다보면서 미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성찰과 탐색의 한 가지 소중한 모델이다.
―김찬호(성공회대 교수, 《돈의 인문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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