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에든 주체가 있기 마련이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마케팅을 수행할 때 누가 주도권을 가지냐에 따라 그 결과가 확연히 달라지기에 마케팅에 있어 진행 주도권은 매우 중요하다. 마케팅의 주체가 마케팅 할 대상을 가지고 있는 당사자에게 있는게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실상 그래서는 안 된다. 대기업 같이 모든 것이 갖추어진 전담부서에서 진행하는 마케팅을 제외하면 외부인력에 마케팅 업무 중 일부를 맡겨야 하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항상 이러한 주도권 딜레마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얘기인 즉 이렇다. A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C라는 물건이 있고 이것을 마케팅을 통해 판매신장을 꾀하고자 할 때 외부업체 B에 마케팅을 의뢰한다면 마케팅의 컨셉, 시기, 기간, 비용 등에 대한 주도적 결정권은 누가 가져야 할까? 또 그 성공여부에 대한 책임 혹은 보상은 누가 더 가져가야 할까? 라는 것이 바로 이 딜레마의 핵심이다. 우선 A가 어떻게든 C라는 물건을 성공시키려한다면 제대로 된 마케팅이 필요하고 이를 수행하려면 B에게 일정이상의 재량을 허락해야 하는데 A는 재량은 주지 않고 성공하기 원하고 B는 재량이 없으니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성공에 대한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는데 서로의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성공을 향해 같이 가야할 두 협력체 A와 B가 책임소재와 권한사이에서 어정쩡한 영역을 점하고 있어 최선을 다해도 성공하기 어려운 마당에 적당한 선(?)에서 무언가 하는 흉내만 내고 아무 결과도 얻지 못한채 마케팅을 끝내는 그런 일들을 무한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을까? 우선 소위 말하는 '갑'과 '을'의 패러다임을 깨야 해결이 가능하다. 서로 원하는 것을 분명히 하고 동반자적인 협력관계를 재정립해야 패착의 프레임을 걷어낼 수 있는 것이다. A는 반드시 마케팅을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의 업체인 B를 선정하고 일단 정해졌으면 최소한의 간섭만으로 B의 작업을 도와야 한다. B는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성공'이란 포트폴리오 하나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에 대해 적극성을 가지고 모든 자원을 동원해 최선을 다해 성공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일하는 현장에서 보면 우리나라에는 전문가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B를 전문가로 세워 맡겼음에도 불구하고 사사껀껀 B의 전문성을 의심하고 간섭하는 A를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부족한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전문가 행세를 하는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기도 하지만 어쨌건 전문가는 전문가로 대접해 줄 때 자신의 최선을 다하게 되어있다.
처음부터 큰 회사는 없다. 작은 회사로 부터 출발하여 여러 도움을 받아 성장하게 된다. 사람도 그러한 것처럼 모든 것을 혼자 다 해내기는 어렵다. 협력하여 무엇을 하려면 나부터 바꿔야 한다. 내 프레임을 깨야 상대방이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이 내 안에 들어와 진정한 하나가 될 때 마케팅뿐만 아니라 모든 '성공'은 가능한 그림으로 다가올 수 있다.
도움말: 스윗모멘터 윤재남 現 생생한의원 네트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