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물류산업의 발자취 "대한통운 80년사"

한국 물류산업의 발자취 "대한통운 80년사"

  • 하준철 기자
  • 승인 2010.11.15 1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30년 창립부터 현재까지 물류산업 주요 역사 조명

대한통운(대표 이원태)이 11월 15일 창립 80주년을 맞아 ‘한국 물류의 역사 대한통운 80년사’를 발간했다.

대한통운은 이번 사사를 통해 1930년 창립부터 현재까지 회사와 물류산업의 주요 역사를 조명했으며, 특히 과거 산업발전기 중요한 운송이나 사건들을 통해 한국 경제의 발전사까지 짚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 870여 페이지에 달하는 ‘대한통운 80년사’는 본책과 별책 2권으로 구성돼 있다. 본책은 1930년 대한통운의 전신인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의 창립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역사, 2030년 미래비전 등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물류관련 전문용어나 과거에 사용되던 말들을 별도로 설명해 읽는 사사를 추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1962년 흡수통합됐던 당대 최고의 운송기업 조선운송 관련 역사도 새롭게 조명됐다. 

별책인 ‘80개의 사건으로 보는 대한통운 80년사’는 창립 이후 현재까지의 주요 사건들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편찬됐으며, 해방 직후 유실될 뻔했던 조선어큰사전 원고의 발견, 김응룡 선수를 비롯한 명선수들로 구성됐던 대한통운 야구팀, 한국 최초의 사보 ‘조운’ 등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한편 이원태 대한통운 사장은 발간사를 통해“근 한세기에 걸쳐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과 고객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선배 임직원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국내 물류산업을 선도해온 대한통운의 지난 80년 역사는 국가 경제발전사와 궤를 같이 하며, 바로 한국 물류의 개척사이자 발전사였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단순히 역사를 기록한 책이 아닌 미래를 열어가는 교훈서로, 한국 물류사를 살펴보는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물류의 역사, 대한통운 80년사

한국 최대 종합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이 11월 15일로 창립 80주년을 맞았다. 대한통운은 현존하는 물류기업 중 가장 오랜 연혁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 대한통운의 역사는 바로 한국 물류산업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통운의 전신은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미창)다. 미창은 1930년 11월 15일 국영기업으로 발족해 현 을지로 입구에 있던 경성전기 본사 건물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설립 당시 부산, 인천, 목포, 군산, 진남포에 지점을 두고 창고보관과 하역업을 주로 했던 미창은 철도소운송, 해상운송을 비롯해 보관화물을 담보로 발행하는 화물인환증 취급을 통해 준 금융기관의 기능도 수행했다. 해방 후 1950년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꾼 후 비료와 양곡 등의 보관 및 수송업무를 대행하며 사세를 키워나갔다.

한국전쟁의 참화를 겪은 미창은 1953년 휴전으로 인해 북한지역의 평양, 해주, 함흥 등 7개 지점과 창고, 장비를 잃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미창은 구호물자와 원조물자, 복구용 건설자재 등의 보관 및 운송을 맡아 국민과 애환을 함께 하면서 전후 복구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활약했다. 

1962년 미창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1월 1일자로 한국운수주식회사(한운)를 흡수 합병했다. 한운은 1930년 조선운송주식회사로 설립돼 철도운송, 화물자동차를 이용한 육상운송, 해상운송, 항공운송 등 현재의 대한통운이 수행하는 거의 대부분의 사업을 하고 있었으며 육상운송과 철도운송의 대표주자였다. 1943년 말 전국 화물자동차 1,600대 중 1,000여 대를 한운이 보유하고 있었고, 전국 어디에서나 한운의 일명 ‘마루보시(丸星)’ 트럭을 만날 수 있었다. 

한운을 합병한 이듬해인 1963년 미창은 사명을 대한통운주식회사로 변경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후 대한통운은 정부양곡, 시멘트, 비료 등 경제의 기반이 되는 물자를 비롯해 6,70년대 산업발전기 제조설비와 원자재, 제품에 이르기까지 주요 물자들의 운송과 하역, 보관 등을 수행하면서 경제의 대동맥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수출입 물동량의 99%를 점유하고 있는 항만 물류부문은 창립 당시부터 영위해온 사업으로, 전국 대다수의 항만에서 활동하면서 수출 강국의 신화를 세우는데도 기여했다. 

산업의 기반이 되는 시설 기자재 운송에서도 대한통운의 활약은 돋보였다. 1968년 서울 당인리 화력발전소 발전기기를 비롯해 1969년 동해화력발전호, 호남화력발전소 발전기기를 운송했으며, 1974년부터 국내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 월성, 영광 원자력발전소 기자재를 운송했다. 특히 자체중량 309톤으로 고리 원전 1호는 당시 국내 최대중량의 화물이었으며, 이후 취급 무게 기록을 연이어 갱신하면서 대표적인 중량물 운송기업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한편 1968년 공기업 민영화 정책으로 국영기업이었던 대한통운은 동아건설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민영기업으로서 국민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1983년에는 동아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단일규모 사상 최대의 토목공사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기록된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도 참여했다. 

▲주요연혁

1930년 창립.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
1950년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로 개칭
1962년 한국운수 합병
1963년 대한통운주식회사로 개칭
1966년 베트남 진출
1968년 동아그룹 계열편입
1972년 일본동경지점 개설
1973년 인천항 4부두 개장
1974년 미국법인설립
1983년 리비아 대수로 공사 참여
2000년 법정관리 개시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편입

대한통운은 각종 행사의 전담기업으로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2002한일 월드컵 등 국제적인 행사의 전담물류기업으로 행사물자의 성공적인 운송을 통해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했으며, 사상 최초의 대북지원물자 육상운송을 비롯해 수십년 간 대북물자 운송과 하역을 성공리에 수행하는 등 대북물류 전담업체로서 민족의 평화를 위해 활약하기도 했다. 

1993년에는 택배사업을 개시, 지난해 연간 취급물량 1억 9천여만 상자를 기록하면서 국민 1인당 연간 4회 이상 이용하는 업계 1위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00년 모기업에 대한 지급보증 때문에 법정관리로 들어선 이후에도 전 임직원의 노력으로 매년 흑자를 기록하면서 물류업계 정상을 지켜왔다. 

8년 간의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2008년 4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대한통운은 그룹의 항공, 타이어 등 제조 계열사와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글로벌 선진일류기업 ‘NEW 대한통운’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적극 추진하면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경제사에 기록될 '대한통운 80년사' 주요 이슈

- 조선운송 창고에서 발견된 조선어큰사전 원고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조선어큰사전 원고가 일경에 압수되었으나, 해방 이후 행방이 묘연했음. 서울에 모인 학자들이 당시 경성역 뒤 조선운송 창고에서 원고뭉치를 발견. 

- 실업야구팀의 강호였던 대한통운 야구부

1946년 실업야구연맹 창설시부터 활동. 당시 박현식, 서동준, 김응룡 등 당대 최강의 투수와 타자들을 선수진으로 두고 있었으나 1963년 추계대회를 끝으로 야구팀을 축소. 

- 1962년에도 택배가 있었다?

1962년 2월 15일 미스터 미창이라는 브랜드로 택급서비스를 제공. ‘호구(戶口)에서 호구까지’를 캐치프레이즈로 서울 구별로 1개씩, 부산, 동인천, 대구 등지에도 하급소를 설치. 

- 사회적 이슈였던 문화재 이전

1972년 북한산 비봉 정상에서 국보 3호인 진흥왕 순수비를 경복궁으로 이전. 1975년에는 국립경주박물관을 신축 건물로 이전하면서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이전했으며 당시 국내외 언론의 집중을 받음.

- 대학을 옮겨드립니다

1975년 1월 20일 서울대학교 동숭동 캠퍼스를 이전. 12톤 트럭 2천대 분의 장비, 박물관 유물, 도서 등을 옮김. 이어 단국대학교, 인천대학교, 경원대학교 등 다수의 대학교 이전 업무를 수행.

- 서울시 택시기사들의 대한통운 위탁교육

1982년부터 1985년 말까지 서울 시내 택시기사들 7천여 명이 부평 대한통운교육원에서 입소 교육을 받음. 교육내용은 질서 및 안전교육과 외국어였으며, 86아시아안게임, 88올림픽을 맞아 해외관광객들을 만나게 될 택시기사들에게 기본소양을 교육하기 위해 회사에서 교육비 일체를 부담해 진행. 

- 도시와 시골을 이어주던 철도소화물

1974년 4월 1일부터 대한통운은 철도를 통한 소화물 운송 위탁계약 체결. 이후 서민의 발이 되어 도농간을 이어주었고, 지방으로 가는 신문의 배포도 맡았었음. 그러나 택배의 활성화로 인해 수요가 격감해 2006년 5월 1일부로 코레일이 사업을 폐지하면서 사업을 중단함. 

- 한국 최초의 사보, 조운

1937년 조선운송은 사보 ‘조운’을 발간했는데 이는 한국 역사상 최초의 사보. 현재 1938년 4월호가 실물로 전해지며 시대를 앞서가는 표지디자인과 알찬 내용으로 큰 인기를 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