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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 사이에선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한국힙합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박삿갓’ 그의 이름은 전혀 낯설지가 않다.‘얼굴없는 가수’, ‘비난과 독설뿐인 음악’ 등 그를 평가절하 하는 표현들이 있긴 하지만 그의 음악을 꾸준히 들어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시원하다’, ‘독특하다’, ‘신선하다’라고 말이다.소모적이거나 무의미하지 않은 박삿갓만의 힙합. 한국적인 소재를 가장 맛깔나게 표현할 수 있는 진정한 이야기꾼. 여전한 박삿갓만의 재치.‘두쪽’, ‘가짜’, ‘살수대첩’ 등 2005년 온라인상에 많은 이슈를 남긴 2집 [인간극장] 이후 4년만에 정규앨범 3집[물감]을 들고 그가 돌아왔다. 평범한 백수의 일상에서부터 친구와 술 한 잔 하며 나누는 이야기, 안주거리가 되는 세상의 모습들, 현 정권에 대한 풍자와 비판, 떠난 연인에게 쓰는 편지까지... 이 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부드러워진 주제들로 이야기를 잘 풀어낸 3집 [물감]. 여전히 세련됨과는 거리가 먼 투박함이 조금은 아쉽기도 하지만 획일화된 음악과 무의미한 가사의 홍수 속에서 이러한 박삿갓 만의 결과물은 혹시 의도된 절제와 투박함이 아닐까 한번 생각해본다. 흐름과 반대로 가는 청개구리 정신, 획일화되어가는 세상에 그 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색! 그 것이 '물감'인 것이다. 현 정권에 대한 풍자를 담은 두 곡 ‘좋단다’, ‘이상한 놈’으로 인해 주변에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박삿갓은 ‘어려운 것일수록, 무거운 이야기일수록 가볍고 재미있게 풀어가는 것이 현명하다. 그저 국민으로서 느끼는 바를 솔직하게 표현한 것일 뿐’ 이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13곡 중 내부 회의를 거친 6곡만 방송심의를 신청했고 그중 [술과의 대화]는 특정상표 간접광고 등의 이유로 심의통과가 되지 못해 ‘지친 하루’를 비롯 총 5곡만이 방송심의가 통과됐다. 하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오늘도 박삿갓은 조용히 음악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여전히 대중적인 인지도가 아쉽긴 하지만 그가 적어내는 가사만큼은 보석보다 아름답다. -빛을 잃은 사람들아 물감을 먹고 세상이란 도화지에 침을 뱉어라- 가사 발췌 [예술합시다]아마도 그가 이번 앨범 [물감]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나싶다.3집 음반 이후 그간의 고집스러운 색을 버리고 몇 장의 대중적인 프로젝트 음반을 기획중이라는 박삿갓.다음엔 또 어떤 ‘색’을 입힌 음악을 들려주게 될 것인지 기대해본다.

사회 | 임종태 기자 | 2009-11-11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