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보다 더 재미있는 오페라 ‘돈 빠스꽐레’

뮤지컬보다 더 재미있는 오페라 ‘돈 빠스꽐레’

  • 박현숙 기자
  • 승인 2010.05.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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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니제티의 마지막 오페라부파 작품 ‘돈 빠스꽐레’

서울시오페라단(단장 박세원)에서는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수 있는 유쾌, 상쾌, 통쾌한 오페라 <돈 빠스꽐레>를 오는 6월 23일부터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5일간 공연한다. 오페라 <돈 빠스꽐레>는 국내 오페라 팬들에게 ‘사랑의 묘약’으로 널리 알려진 작곡가 도니제티(1797~1848)의 작품이다. <돈 빠스꽐레>는 ‘도니제티’의 명작들 중에서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이 작품을 끝으로 이탈리아의 부파 전성기가 사실상 끝나게 된다. <돈 빠스꽐레>는 오페라 곳곳에 도니제티 특유의 아름다운 서정미와 품격이 넘치는 벨칸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명작이다.

소극장 오페라 흥행 신화를 이어간다.

서울시오페라단의 공연 특징은 대극장에서는 주로 스케일이 크고 드라마틱한 작품들을 무대에 올렸다면, 세종 M씨어터에서는 아기자기하고 코믹한 내용의 오페라 부파를 주로 선보인다는 것이다. 2008년 오페라 <돈 죠반니>, 2009년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세종 M씨어터에서 선보였던 서울시오페라는 관객의 호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매진을 이어갔다. 실제로, 두 공연의 전체 객석점유율은 84%, 85%였고, 이중 유료객석 점유율은 두 공연 모두 71%로 오페라에서는 유례없는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소극장의 오페라에 대해 당시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무대와 객석이 가까워 성악가들의 노래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표정연기까지 세밀하게 볼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고 관람객들은 평가한다. 특히, <돈 빠스꽐레>의 연출가 이경재가 연출을 맡았던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대해서는 어느 뮤지컬 작품보다도 더 재미있었다는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서울시오페라단에서 준비한 소극장 오페라는 주로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와 빠른 전개, 세심한 감정묘사가 특징인 오페라를 계속해서 선보였다. 따라서, 1,000석 규모의 극장보다는 600석 정도 규모의 중소규모의 극장에서 관객들과 가까운 무대에서 자주 공연된다. 관객들은 무대와 가까운 객석에서 등장인물들의 연기와 표정변화에도 주목하면서 오페라에 몰입하게 되었다. <돈 조반니>와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관람했던 관객들은 오페라 주인공의 캐릭터 묘사와 줄거리 전달이 원활하다는 점에서 공연장에 대한 만족도가 대단히 높았다. 또한 무대가 작고 가벼운 만큼 티켓가격도 가볍다. 대극장 오페라 관람료가 15만원 전후에 형성되는 반면 소극장 오페라는 5~7만원 선에서 가격이 책정된다.

오페라를 만드는 젊은 인재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젊은 성악가들이다. 돈 많은 독신 늙은이 ‘돈 빠스꽐레’ 역에는 독일 Schwerin 국립 오페라단 전속 가수로 활동했던 바리톤 한경석과 화려한 소리와 능숙한 연기로 각광받고 있는 베이스 정지철과 함께 허철수, 김승윤이 출연한다. 미모의 젊고 현명한 여주인공 ‘노리나’ 역에는 현재 수많은 오페라에 주역으로 출연하며 계명대학교 음악공연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젊은 소프라노 강혜정을 비롯한 백재연, 조윤조, 한상은, 윤정인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또한 우여곡절 속에 노리나와 결혼에 성공하는 젊은 청년 ‘에르네스토’ 역에는 유럽에서 17개의 국제 성악콩쿠르를 휩쓴 테너 강신모 외에 박준석, 김성욱, 김희재, 신동혁이 출연하며 둘의 사랑이 이루어지게 도와주는 머리 좋은 ‘말레테스타’ 박사 역에는 ‘쥬세페 디 스테파노’ 국제 콩쿠르를 비롯하여 다수의 콩쿠르에 입상하고 제 1회 및 2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신인상과 특별상을 수상한 바리톤 송기창과 최준원, 최강지, 박정민, 이창원이 출연한다. 바리톤 최준원은 Achen, Koln, Braunschweig 등 독일 국립오페라 극장에서 주조역 80회 이상의 공연에 출연한 실력파 성악가이다.

지휘를 맡은 양진모(44세)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양진모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는 세계적인 지휘자 ‘리카르도 무띠’, ‘리카르도 샤이’, ‘정명훈’ 등을 배출해낸 시에나의 ‘아카데미 키지아나’와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및 동 음악원을 졸업하였고, 오르비에토의 ‘만치넬리 극장’에서 롯시니의 오페라 <일 시뇨르 부르스키노>로 데뷔 이후, 한국에 귀국하여 <피가로의 결혼>, <나비부인>, <라보엠>등 40여 편이 넘는 오페라를 지휘하며 오페라 전문 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연출을 맡은 이경재(38세)는 최고의 오페라 프로덕션을 만든다고 평가받고 있는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Opera Directing을 전공한 인재이다. 그는 오페라 부파연출에서 특히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묘사를 매우 섬세하게 하는 것으로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

오디션을 통해 무대로의 꿈을 이룬 사람들

‘말레테스타’ 박사로 출연하는 바리톤 박정민(36세)은 ‘베르디 국제콩쿠르’ 2등 및 이태리와 스페인의 ‘알카모’, ‘끼안티’, ‘빌바오’ 등의 국제 콩쿠르에서 1등에 12차례 입상하는 등 30여회에 입상한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스페인 ‘사바델 극장’에서 ‘멕베스’, ‘가면 무도회’, 오스트리아 ‘인스브룩 극장’에서 ‘리골렛토’, 이태리 ‘깔리아리 극장’에서 ‘아이다’의 주역으로 출연하는 등 이미 유럽에서는 데뷔 무대를 치르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성악가다. 지난 3월에 개최되었던 2010년 서울시오페라단 신인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박정민의 이번 무대에 음악계뿐만 아니라 오페라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노리나’로 출연하는 강혜정(32세) 역시 지난 2006년 서울시오페라단의 오디션을 통해 발굴된 인재이다. 그녀는 2007년 서울시오페라단의 <리골레토>에서 바리톤 고성현과 함께 ‘질다’로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그 이후 국내 많은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또한 오페라 무대뿐 만 아니라, 2009-2010년에는 일본 도요타현 콘서트홀 초청 리사이틀을 가졌으며 교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천 필하모닉 등에서 협주곡 및 미사곡 협연, KBS 열린 음악회 등 수많은 무대에 오르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이렇듯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의 신인 오디션은 음악성과 연기력을 모두 갖춘 성악가들을 발굴하는 등용문으로 자리매김 해나가고 있다.

오페라 대중화를 위한 서울시오페라단의 노력

서울시오페라단은 그동안 오페라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먼저 국내 최초로 한 작곡가의 작품만을 선정하여 장기간에 무대에 올린 ‘베르디 빅5’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있지 않았던 작품들에도 관객들이 몰려 오페라의 저변을 넓힌 계기가 되었으며, 우리나라 오페라 무대의 레퍼토리를 넓혀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북서울 꿈의 숲, 구민회관 등을 찾아가는 ‘함께해요 나눔예술’ 공연과 함께 5월 25~26일에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진행하고, 6월 7~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에서 <세종별밤축제>프로그램에서 ‘라 트라바이타’ 등 오페라 하이라이트 공연 등을 통해 관객과 더욱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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