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뿐인 대한민국의 대안을 모색한 소설 ‘풍경의 건설자들’ 출간

껍데기뿐인 대한민국의 대안을 모색한 소설 ‘풍경의 건설자들’ 출간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6.12.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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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뿐인 대한민국의 대안을 모색한 소설
‘풍경의 건설자들’ 출간

대한민국을 닮은 가상 국가 ‘아테나이’에서 용감한 여인들이 이상 국가를 세우는 과정을 담은 판타지 소설 ‘풍경의 건설자’들이 북랩에서 출간됐다.

모두 2권으로 구성된 ‘풍경의 건설자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우주와 평행 선상에 또 다른 우주가 있다는 평행우주론을 차용, 한국의 평행세계로 아테나이라는 가상 국가를 설정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이 소설은 19∼21세기 한국의 상황이 2,500년 전 페르시아 전쟁을 앞둔 그리스 아테네의 시대적 상황과 같다는 전제에서 비롯된다. 할머니 민자연에서 손녀 무사진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친 120년의 역사가 아테나이, 크레타, 이오니아 등의 가상공간에서 장대한 스케일로 펼쳐진다.

소설의 주인공인 민자연과 무사진은 ‘얼굴을 보이지 않는 신’에 대한 이상을 품고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손녀 무사진은 자신의 관념에 따라 자신의 얼굴을 변신하는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조국 아테나이가 거대한 전쟁에서 승리를 거둬야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큰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 이 소설은 그녀들의 이러한 믿음과 외침을 상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아테나이는 한국, 크레타는 일본, 라케다이몬은 중국, 브리타니아는 영국, 헤라클라이아는 미국, 사이베리아는 러시아 그리고 이오니아는 유럽과 북미를 합친 지역에 해당한다. 이렇듯 한국과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사를 단순화시키고 각 나라의 이름을 그리스 식으로 고쳐 부르고 있는 것 역시 이 소설의 특징 중 하나다.

이 소설은 판타지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한국 근현대사를 반성적으로 돌아보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역사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숙명적으로 근대화의 과업을 추구하지만 그 결과 외화내빈의 결과를 낳았다는 자성에서 이 소설은 출발한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들은 껍데기뿐인 국가를 부수고 새로운 이상 국가를 건설함으로써 아테나이(한국)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저자 박동원 씨는 국제정치를 공부하다가 어느 날 소설에 대한 강한 열정을 품고 사회과학 이론에서 소설로 전향했다. 그의 첫 소설인 ‘풍경의 건설자들’에는 그가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한 국제정치 지식이 반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가상 국가 ‘아테나이’를 통해 조국의 풍경을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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