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정신과 치료경험 있으면 옆집 이웃으로도 못 받아들여”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정신과 치료경험 있으면 옆집 이웃으로도 못 받아들여”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6.07.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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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정신과 치료경험 있으면 옆집 이웃으로도 못 받아들여”

우리 사회가 정신질환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는 긍정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개인적인 영역에서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조사한 <2015 국가정신건강현황 예비조사 결과보고서 >에 따르면, 전국 만 15세 이상 70세 미만 남녀 1,67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누구나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83.0%,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64.2%가 동의하는 등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한번이라도 정신질환에 걸리면 평생 문제가 있을 것이다’는 생각에는 44.6%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사회에 기여하기 어렵다’라는 생각 역시 절반에 못 미치는 46.4%가 반대 의견을 표명해, 여전히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개인의 영역에서는 이중적인 태도가 더 심하게 나타났는데, ‘정신과 치료 경험이 있는 사람’에 대해 ’옆집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32.5% , ’직장동료로 추천할 수 있다’는24.0%, ’친한 지인에게 결혼상대자로 소개시켜 줄 수 있다’는 17.6%에 그쳐,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 여전히 사회적·개인적으로 수용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이해국 부단장은 “정신질환을 가진 경우에는 치료, 보험혜택, 법적 권리와 같이 실제적인 차별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편견으로 인한 부적응 문제까지 함께 겪게 된다”며 “우리사회가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존중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치료자, 언론, 입법자 등 모두가 함께 올바른 사회 인식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편견 해소 위해서는 당사자, 치료자, 미디어 등 역할 중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당사자들이 겪는 사회적 낙인은 사회부적응과 또 다른 정신질환이라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현재 당사자 활동가로 다양한 강연을 통해 인식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김순득(51세, 여)의 경우 2006년에 조현병으로 장애3급 진단을 받은 후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직장을 구할 수 없고 인간관계도 단절돼 점점 사회에서 고립되면서 우울증과 자책감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겪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보건사회연구원 <정신보건과 관련한 사회적 낙인에 대한 조사. 2008>에 따르면 ‘정신질환과 관련된 치료경험자가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경우가 62%를 넘었고, ‘조현병이 있는 사람이 타인에게 폭력이나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5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이중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당사자는 물론 치료자와 주변인의 인식개선이 필요하고 미디어를 통해서도 정신질환이 보다 정확하게 보여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이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 정신질환의 조기발견과 조기치료도 가능해지고 정신질환자의 재활과 사회적응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오는 27일, ‘정신건강이 존중 받는 사회’ 주제로 제6회 정신건강정책포럼 열려

이와 관련해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은 국립정신건강센터·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공동으로 오는 27일 ‘정신건강이 존중 받는 사회’라는 주제로 제6회 정신건강정책포럼을 연다.

이번 포럼에는 치료자와 당사자, 법학자와 언론인 등이 각각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가 정신건강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다.

이날 주제발표는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 김순득 당사자활동가,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신권철 교수, 동아일보 이진한 기자, 의사가 각 분야별로 정신건강이 존중 받는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발표하고, 사회학자인 김찬호 교수가 ‘모멸감을 벗은 정신건강의 존엄함’에 대해 특별강연을 한다.

행사는 7월 27일(수) 오후 3시부터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지하1층 어울림홀에서 진행되며 정신건강 관계자 및 일반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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