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사변 120주년 맞아 계룡산 중악단에 일제 잔재 가이즈카향나무 제거

을미사변 120주년 맞아 계룡산 중악단에 일제 잔재 가이즈카향나무 제거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5.10.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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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관리공단은 광복 70주년과 을미사변 120주년을 맞아 계룡산 중악단(보물 제1293호) 앞에 심어진 가이즈카향나무 2그루(수령 약 80년 추정)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반송을 심었다.

계룡산 중악단은 국가의 안위를 위해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제사처로 현재 조선시대 삼악(상악 묘향산, 중악 계룡산, 하악 지리산)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다. 1394년(태조 3년) 중건된 이후 1651년(효종 2년) 미신숭배사상 배척 등의 이유로 폐단되었고, 1879년(고종 16년) 명성황후의 명으로 재건되었다.

특히 중악단은 왕실 주도로 건축되면서 조선 후기의 궁궐 건축 양식을 부분적으로 수용해 단묘 건축물로서의 격식을 갖추고 있다.

소규모임에도 화려하고 위엄있는 모습으로 조성되어 건축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조선말기 전통건축물이다.

이런 역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그간 중악단 대문간채 앞에는 일본의 대표 조경수인 가이즈카향나무가 심어져 있어 경관과 민족 정체성을 훼손하고 있었다.

가이즈카향나무는 일본인 가이즈카란 사람이 향나무를 개량해 일본의 대표적인 나무로 만든 것으로 일본의 신사 등에 주로 심어져 일본을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한일병합을 앞둔 1909년 1월 이토 히로부미가 대구에 방문했을 때 달성공원에 2그루를 기념 식수한 것을 계기로 이후 일본인 거주지, 행정관청, 학교 등에 집중적으로 심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석원 국립공원관리공단 계룡산 소장은 “이번 가이즈카향나무 제거는 단순한 외래수목 제거가 아닌, 국립공원과 사찰의 전통경관을 개선하고 역사 바로세우기를 통한 민족 정체성 확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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