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 70%, 막무가내식 ‘사과해라’ 요구 받아봤다

알바생 70%, 막무가내식 ‘사과해라’ 요구 받아봤다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5.09.07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의 을로 존재하는 알바생들, 때로는 자신의 감정마저 숨기고 웃는 얼굴의 가면을 써야 하는 까닭에 ‘감정노동자’로 불리곤 한다. 최근 알바몬의 조사에 따르면 알바생의 상당수가 자신의 잘못과는 상관 없이 ‘무조건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놓이곤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이 최근 알바생 1,522명을 대상으로 ‘알바생의 사과’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알바몬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알바생 중 70.4%가 “잘못이 없는데도 막무가내로 ‘무조건 사과할 것’을 강요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막무가내로 사과를 요구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전체 알바생 중 절반이 넘는 53.5%(응답율)가 “손님으로부터 막무가내로 사과를 강요 받았다”고 답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사장님을 꼽은 응답률이 23.6%로 나타났으며 ‘상사 및 직원(19.3%)’가 그 뒤를 이었다. ‘기타’를 꼽은 응답자도 전체 알바생의 3.9%에 달했는데 이 중에는 알바 동료, 사장님의 애인 및 가족 등의 응답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막무가내로 사과를 요구 받을 때 알바생의 대부분이 ‘사과한다’고 답했다. 즉 응답자의 42.8%가 ‘일단 빨리 사과를 하고 상황을 정리한다’고 답한 데 이어 35.3%는 ‘설명할 수 있는 데까지 설명하되 여의치 않으면 사과한다’고 답해 5명 중 4명은 사과를 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대방을 납득시키기 위해 설명한다(9.9%)’, ‘나의 잘못이 아님을 피력하며 항의한다(7.8%)’, ‘사장님이나 상사 등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다(2.0%)’는 응답은 많지 않았다.

다만 사과하는 쪽을 선택하더라도 사과를 요구 받은 상대에 따라 조금씩 양상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과를 요구한 상대가 손님이나 사장님인 경우 ‘일단 빨리 사과를 한다’는 응답이 40% 이상을 차지하며 1순위에 올랐다. 반면 상사나 기타 사람이 사과를 요구한 경우 ‘설명할 수 있는 데까지 설명해 본 후에 사과한다’는 응답이 보다 많이 나와 차이를 보였다. 특히 ‘기타’의 사람들로부터 사과를 요구 받은 경우 ‘나의 잘못이 아님을 피력하며 항의한다’는 응답이 약 17%에 달해 가장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응답군으로 나타났다.

한편 알바생 85%는 “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사과한 적이 있다”고 답해 소위 ‘영혼 없는 사과’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혼 없는 사과를 하는 이유에 대해 알바생들은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아서, 빠른 사태 해결을 위해(30.5%)’를 1위에 꼽았다. 이어 ‘상대방의 흥분과 화를 누그러뜨리기 위해(24.6%)’, ‘회사나 매장에서 일단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도록 교육하거나 규정하고 있어서(15.6%)’가 2, 3위에 올랐다. 또 ‘회사나 동료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대신 사과했다(11.9%)’, ‘힘이 없는 알바생이라서(9.9%)’, ‘습관적으로(3.4%)’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영혼 없는 사과를 했을 때의 기분을 묻는 질문에는 ‘일로 생각하고 넘겼다(43.2%)’는 응답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사과한 적이 있다고 답한 알바생 중 24.7%가 이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한 기분을 느꼈다’고 답했으며, 24.1%는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존감에도 상처를 입었다(24.1%)’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