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착각에 빠진 리더, 의사결정을 망친다’

LG경제연구원 ‘착각에 빠진 리더, 의사결정을 망친다’

  • 임종태 기자
  • 승인 2010.01.19 13: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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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의사결정은 조직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것이다. 모든 리더들이 항상 합리적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리더가 착각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있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낳는 리더의 심리에 대해 알아 본다.

기업이 평소에 유능한 리더를 얼마나 잘 확보하고 육성하고 있는가는 기업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유능한 리더는 기업의 미래를 조망하고, 사업 전략을 구상하며, 목표를 향해 구성원들을 진두 지휘하는 등 사업을 비롯해 조직 운영 전반에 걸쳐 실질적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역할중에서도 리더의 의사결정은 기업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일례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닌텐도의 야마우치 히로시와 같은 리더는 자신의 창조적 생각을 사업 전략과 조직 운영에 시의 적절히 반영하여 의사결정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이들 기업의 가파른 성장에는 리더의 의사결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단 한 번일지라도 리더의 잘못된 의사결정은 회사를 하루아침에 망하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리더는 없다. 그래서인지 한결같이 리더들은 자신은 신중히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로 많은 리더들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고 나서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서 오하이오주립대학의 폴 너트 교수는 “리더들의 사업상 실패도 알고 보면 리더 자신의 심리적인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기업에서 실패한 의사결정에 대해 연구한 결과, 경영진의 60%는 자기 중심적으로 내린 판단 등 자아와 관련된 심리적 요인의 영향이 컸다”고 지적하였다. 리더도 인간인 이상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실수를 하기 마련인데, 특히 자아라는 틀에 갇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성공한 CEO의 한 명인 GE의 잭 웰치 전 회장도 의사결정에 있어 리더 자신의 그릇된 심리에서 비롯된 실수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재임 시절 자신이 내린 최악의 의사결정으로 투자 은행 KidderPeabody 인수 건을 예로 들며, “나는 그 당시 지나친 자신감과 자만에 빠져 있었다. 하는 일마다 다 잘 될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머지 않아 내가 한 걸음 서둘러 나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언급했다. 잭 웰치도 지나친 자기 과신이라는 착각에 빠져, 보다 신중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의 올바른 판단과 의사결정을 망칠 수 있는 심리적 착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과도한 일반화: “안 봐도 알아!”

리더들이 의사결정시에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잘못된 합의 효과(false consensuseffect)라고 말하는데, 과도하게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일반화하여 남들도 나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컨대, “이런 문제라면 누구나 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어?”, “길 가는 사람 아무나 잡고 물어봐,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생각할거야”라는 식으로 자신의 의견이 옳다는 것을 ‘다수의 사람들’을 근거로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면밀히 살펴보지 않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추측을 판단기준으로 삼아 의사결정 하는 자세에 있다. 고객, 글로벌 경영 등 조직 운영 전반에 걸쳐 잘못된 의사결정을 가져 올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 세계에서는 십인십색(十人十色)이란 말처럼 저마다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다. 더욱이 고객의 니즈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따라서 고객 관점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이 점차 중시되고 있는 현재의 경영 환경에서, 리더들은 지나치게 자신의 생각에 맞추어 고객의 니즈를 일반화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미국 ATCA사의 사례를보자. CEO인 체스터 울워스는 기존의 나무쥐덫을 개선한 신제품을 출시하기로 하였다. 그는 고객들이 한 번 쓰고 버리는 기존 제품보다 씻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제품을 선호할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실제로 고객들은 나무 쥐덫을 더 선호했다고 한다. 가정에서 주부들이 쥐덫을 재사용하는 이점보다 세척하는데 불편감을 더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이처럼, 리더들은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따른 판단을 실제 고객이 원하는 바로 오해하거나 일반화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영에 있어서도 이 같은 착각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현지화 전략의 실패이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전략은 우리나라의 문화와 그에 따른 소비자들의 사고방식에 잘 맞았기 때문인데, 이를 간과하고 당연히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오판하고 해외에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이다.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자국과 해외 현지의 문화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해외 고객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구글의 사례가 좋은 본보기이다.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검색 점유율이 높지만 유독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 가지 원인으로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구글은 정확하고 방대한 양의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검색창만 있는 구글의 홈페이지가 이를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반면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네이버와 같이 검색뿐만 아니라 뉴스, 블로그, 지식 검색 등의 종합적인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형태에 익숙하다. 인터넷 문화의 차이로 인하여 미국에서 효과적이었던 구글의 전략이 한국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검색 점유율은 5%에도 미치지 못했고, 이후 구글은 한국의 인터넷문화에 맞게 인터넷 초기 화면을 수정한 바 있다.

확증 편향: “아무리 봐도 내 말이 맞네!”

“신제품 컨셉에 대한 사전 조사에서 부정적인 평가는 전혀 들은 적이 없어”, “반대 의견도 있기는 하지만 잘 모르고 하는 소리인 것 같아, 내가 볼 때는 맞는 말이 하나도 없어”라고 하는 리더가 있다면 그 생각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의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판단일 가능성이 더 높다. 그 이유는 간명하다. 인간은 자신의 신념, 기대, 생각을 지지해주는 정보는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이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축소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확증 편향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강화시키려는 경향으로, 잘못된 생각일 수 있는데도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사결정시에 사람들은 여러 대안 중에서 자신이 선택한 대안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려고 한다. 문제는 어떤 대안이건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서 확증 편향에 빠져 있는 경우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대안의 장점을 축소하고 단점을 부각시키는 반면, 자신이 선택한 대안에 대해서는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축소한다. 심지어는 무시해버리기도 한다. 심리학자 게리 클라인이 지적하듯이 “우리의 뇌는 결론부터 성급하게 내리고, 다른 대안을 고려하려고 하지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기 의견에 대한 확신과 결론의 정확성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심리학자 데펜바흐어는 법정 관련 연구에서 증인들이 자신의 증언에 대해 갖는 확신과 증언의 정확성 간에는 관계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배심원들이 자신의 견해에 대한 확신이 클수록 제시된 증거들을 자신의 견해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왜곡하는 현상이 크게 나타났다고 한다.

지나친 우월감: “너희들보다 내가 한수 위야!”

흔히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은 과거 경험을 근거로 자신의 지식과 판단력 등이 구성원들에 비해 더 낫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 이 같은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자기 고양적 편향(selfenhancementbias) 혹은 평균 이상 효과(better-than-average effect)라고 얘기한다. 원래 이 말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더욱이 어느 정도 성취를 경험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역량이 훨씬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심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도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여갈수록, 우리는 자신이 내린 판단의 정확성에 대해서 과대평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리더가 이러한 착각에 빠질 경우 자기 우월감으로 인해 독단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무조건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거나, 구성원의 의견을 듣는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형식적인 의견 수렴에 그치고자기 뜻대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경험도 부족한 친구들이 뭘 알겠어...”라는 식으로 반응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도 “예전에 다 해봤어, 이름만 다르지 전에 있던 내용이랑 다를 게 없네...”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결국 구성원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려는 동기가 감소할 수 있어 리더의 판단에만 의존하는 타율적인 조직 문화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 습득에도 소홀해질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환경의 변화를 민감하게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머리 속에서만 상황을 분석하고 결론 내릴 경우 조직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판단을 내릴 위험이 있다. ‘에고노믹스’의 저자인 데이비드 마컴 등도 자신감이 지나치면 지식이 축적될수록 학습하려는 의지는 감소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착각에 빠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의 CEO였던 하웰 레인스의 사례를 보자. 그는 언론인으로서 다른 기자들이 보지 못하는 현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면에서 탁월했다. 기자로 현장에서 일하던 시절이나 여러 편집자 중 한 명으로 일하던 시절에는 이런 독창적인 시각과 역량이 본인은 물론 조직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다소 자기 중심적인 면이 있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막강한 자리인 편집국장에 취임하면서 조금씩 자기 우월감에 빠지기 시작했다. 하웰은 자기의 관점만이 절대적 진리라고 믿으면서 자신과 다른 견해는 잘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한 저널리스트는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레인스는 자기생각대로 신문을 편집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신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배척했다.” 점점 편집자들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수동적으로 하웰의 말을 따르면서 자유로운 토의 문화가 사라지게 되었다. 결국 기사 조작사건 등의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레인스는 20개월이라는 짧은 재임 기간을 끝으로 물러나게 된다.

비현실적 낙관주의: “나에게는 좋은 일만 생길 거야!”

비현실적 낙관주의(unrealistic optimism)란 ‘미래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가능성은 과대평가하는 반면 나쁜 일이 생길 가능성은 과소평가하는 심리’이다. 일례로, 리더가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신제품이 기존의 시장을 완전히 뒤바꾸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거나 터무니 없이 높은 수준의 매출을 기대하는 등 장밋빛 미래만을 예상하는 경우를 말한다. 의사결정시에는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대안을 고려하게 되는데, 리더가 비현실적 낙관주의의 함정에 빠지면 결과가 좋을 것으로 생각되는 대안에만 주목하여, 발생할지 모를 위기에 대한 점검과 대비를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 최고의 발명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딘 케이먼의 사례를 보자. 그는 2001년 자신이 발명한 1인승 스쿠터 세그웨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세그웨이는 미래의 운송 수단으로도 각광받을 만큼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호평 받았다. 자신감에 도취된 케이먼은 자동차가 말을 대신한 것처럼 세그웨이가 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자신의 말이 공연한 소리가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는 한 달에 4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제조공장을 세웠다. 그런데 나중에 밝혀진 실제 판매량은 2001년 한 해 23,500대 정도로 한 달생산량인 4만대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신제품에 대한 리더의 비현실적 낙관주의가 과도한 투자라는 의사결정을 가져오게 된사례라고 하겠다.

비현실적 낙관주의는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도 유의해야 할 포인트이다. 예를들어, 다른 조직에서 위기를 겪은 경우 타산지석의 자세로 유사한 사태를 예방하고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지나친 낙관에 사로잡히면 “그 기업이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거지, 설마 우리한테 그런 일이 생기겠어?”라며 자신과 무관한 일로 여기거나 발생하더라도 쉽게 극복할 수 있을다고 방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시의적절하게 조치를 취하거나 사전에 대비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을 문제를 방치하여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통제의 착각: “나에게 불가능은 없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자기 고양적 편향에 비현실적 낙관주의가 더해지면 운과 우연마저도 자신의 역량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질 수도 있다. 마치 나폴레옹처럼 ‘불가능한것까지도 자신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이다. 이를 두고 심리학자들은 통제의 착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말한다. 이는 실험으로도 증명된 바 있다. 복권의 번호를 자신이 직접 선택하거나 자동으로 선택하거나 확률은 동일한데도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번호를 선택해야 당첨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 것이다.

외부 환경은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큰 만큼 운과 우연이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The Fortune Sellers’의 저자 윌리엄 셰든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혼돈 이론과 복잡성 이론은 미래가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것임을 말해준다. 이는 우리 경제와 주식 시장, 제품 가격, 날씨,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개체 수, 이외의 여러 가지 다른 현상들도 마찬가지다.”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의 저서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에 소개된 태평양 전쟁당시 일본군의 사례에서도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일본군은 당시 버마 일대에서 영국군의 진격을 막기 위한 ‘임팔 작전’을 수행하였다. 8,000~9,000밀리미터에 이르는 강우량, 험준한 지형, 높은 전염병 발생 가능성, 불충분한 보급 등의 악조건으로 작전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지휘관인 무타구치 렌야 중장은 “필승의 신념”으로 이기겠다는 의지로 전투를 수행하였다. 당연하게도 일본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작전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독일의 히틀러도 “중요한 결정은 전부 자신이 직접 내리겠다”는 태도로 러시아 원정과 같은 무모한 작전을 시도했듯이, 자신이라면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들 수있다는 태도는 조직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리더, 착각에 빠지지 않으려면

지금까지 의사결정시 리더가 빠지기 쉬운 착각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런 착각들은 일면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잘못된 의사결정을 낳고 기업의 실패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리더 스스로가 평소자신을 되돌아보고, 혹시라도 빠질 수 있는 심리적 함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구하라

이를 위해서는 우선 피드백을 통해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리더가 피드백을 받기는 쉽지 않다. 낮은 직급의 구성원들에 비해 주변에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적고, 부하가 상사에게 서슴없이 피드백을 제공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리더십 전문가인 드 브리스 교수도 많은 고위경영자는 리더에게 좋은 말만전하는 거짓말쟁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다고 지적한다. 개인 차원에서 피드백을 주고 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조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직급에 관계 없이 상호 간에 적극적인피드백을 장려하는 조직 문화를 강조하는 동시에, 360도 다면평가, 코칭, 멘토링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리더에게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 항상 겸손의 미덕을 견지하라

또한 리더는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아무리 지식과 경험이 많고 성공한 적이 많아도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실패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실패에서 배우고 반복하지 않겠다는 자세이다. 과학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올 수 있었던 한 가지 특성으로 ‘반증가능성’을 들 수 있다. 반증가능성이란 한 마디로 “이 이론이 틀릴 가능성은 반드시 있다”라는 말이다. 이는 “이 이론은 반드시 옳다”는 자만도 아니고 “이 이론은 반드시 틀릴 것이다”라는 비관도 아니다. 과학자들은 어떤 이론이든 “틀릴 가능성이 있음”을 가정하고 지속적으로 이론을 검증하고 보완하여 보다 나은 이론을 추구한다. 리더도 “내 생각이 틀릴 가능성은 반드시 있다”라는 태도를 갖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생각이 불편하고, 이를 다시 검증하는 일이 번거로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류를 발견하여 합리적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조직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바람직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전재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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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6-21 09:46:31
기사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