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센터, 28~31일 주관 도시형 생활기술 프로젝트 ‘청소년 창의캠프’ 실시

하자센터, 28~31일 주관 도시형 생활기술 프로젝트 ‘청소년 창의캠프’ 실시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5.07.2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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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센터,
28~31일 주관 도시형 생활기술 프로젝트
‘청소년 창의캠프’ 실시

하자센터는 오는 7월 28일부터 7월 31일까지 총 4일간 특성화고 17세~19세 청소년 150명과 함께 ‘청소년 창의캠프’를 진행한다.

‘비빌 기지 만들기'라는 큰 주제 아래 모든 것을 사서 쓰는 소비생활에 젖어 있던 청소년들이 먹을 것, 탈 것, 쓸 것, 입을 것을 직접 생산하며 도시 속 유휴공간을 창의적으로 재구성하는 체험 워크숍들로 구성된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1999년 설립된 하자센터는 2010년 이후부터 지난 10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생애설계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사회와 삶을 위한 학습 생태계를 지향해왔다. ‘자조(自助), 공조(共助), 공조(公助)’의 줄임말인 자공공(自共公)을 키워드로, 청소년이 스스로 서서 더불어 살아가는 공적 시민으로 성장해 가는 시공간을 만들어온 것이다. 자전거공방, 목공방, 흙공방 등 손과 몸의 감각을 되살려주는 공방을 만들고 하자작업장학교를 중심으로 도시농업, 대안에너지, 적정기술 등 생태, 환경 분야의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험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런 공방 및 작업장은 장인 및 청장년 작업자 등 선배 멘토 그룹들이 청소년과 함께하기에 청소년들은 각종 수작업으로 손과 몸의 감각을 되살리면서 따뜻한 격려 속에 실패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여기며 성장하는 ‘일-학습’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청소년창의캠프’는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하고 하자센터가 주관해 서울시내 특성화고 청소년(각 학교 추천) 대상으로 2009년부터 매해 진행되어 왔으며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며 일하는 청년 팀과 청소년들을 매칭해 일상의 다양한 문제를 창의적 아이디어와 현장 기반의 작업으로 풀어보는 형태로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올해는 ‘비빌 기지 만들기’란 흥미로운 주제를 선택해 관심을 끌고 있다.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이 학교와 집을 벗어나 스스로 또 같이 의식주 수단을 생산해 도시 속의 유휴공간을 모두가 함께 ‘비빌 수 있는’ 아지트로 재구성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세상의 자급/자활/자생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목공, 자전거, 놀이, 요리 등 생활기술을 익히는 워크숍들을 하루 일과 속에 자연스럽게 배치해 참여 청소년들이 함께 즐기고 일하면서 배울 수 있게 기획했다. 또한 리사이클링 목공 디자이너, 자전거 세계 여행가, 재생 엔지니어, 놀이 활동가 등 생태, 친환경, 적정기술, 리사이클링, 문화예술 등 관련 분야 총 10팀, 30인의 작업자들이 참여해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이들이 캠프 기간 동안 ‘언덕’이라고 불린다는 것도 흥미롭다. 비빌 기지를 만들면서 청소년들이 궁금한 점을 물어가며 함께 작업할 사람들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나아가 캠프가 끝난 후에도 청소년들이 비빌 곳이 필요할 때면 문득 생각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희망도 담은 호칭이다.

참여 청소년들은 매일 아침 ‘몸짓 인사 워크숍’에서 손과 발, 신체의 모든 곳을 사용하며 근육의 이완을 돕고 서로를 탐색, 관계를 형성하는 춤으로 몸을 푼다. 그 후 10~15명이 하나의 모둠이 되어 우물의 찬 공기를 활용한 쿨링시스템을 제작해 공동 공간 온도 1℃ 낮추기, 옥상농원 텃밭에서 갓 딴 신선한 채소를 적정기술 화덕에서 요리하기, 폐목재로 바퀴 달린 놀이기구 만들기, 도시 속 유휴공간을 탐색하고 여기 얽힌 이야기 아카이빙하기,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자전거 라이딩하기, 일과 후 빨래하기 등 평상시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게 된다.

이들이 비빌 기지를 만드는 곳은 마포석유비축기지 일대다. 1976년 오일쇼크 이후 만들어져 40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었던 곳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결정된 뒤 안전문제로 폐쇄된 뒤 잊혀졌다가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이란 이름으로 도시재생 및 문화공원 조성이 결정되었다. 올 10월 공사가 시작되어 2017년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사업은 시민들이 운영하는 공원이자 문화공간이 생긴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더욱이 이번 캠프는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되기 전 거의 마지막 프로젝트로서 서울에 사는 청소년들과 지난 6년간 이 지역에서 활동해 온 문화작업자들이 힘을 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자센터와 협력 관계를 맺고 이번 캠프에서 기획, 진행 등 전 분야에서 힘을 보태고 있는 사회적기업 ‘문화로놀이짱’이 바로 이곳 마포석유비축기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계기가 되어 이색적인 시도가 성사될 수 있었다. 한때 버려졌던 공간에 150명의 청소년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구성, 제작해 선보일 ‘기지’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상황이다.

청소하기, 빨래하기, 설거지하기, 음식 만들기, 의자 고치기, 자전거 정비하기, 놀이감 만들기 등 조부모와 부모 세대가 집과 마을에서 자연스럽게 익혔던 생활기술은 이제 더 이상 청소년들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4일 간 학교 등 익숙한 공간을 떠나, 서로 나누고 돌보는 ‘비빌 기지’를 만들면서 지내게 될 ‘청소년창의캠프’. 내가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고, 새로운 친구와 멘토를 만나면서 자립과 자활의 삶을 경험하게 될 이들의 변화가 기대된다.

청소년들의 이와 같은 활동은 창의캠프 마지막 날인 7월 31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되는 ‘비빌기지 네트워크 파티’를 통해 외부에 공유될 예정. 이들 스스로 기획한 이번 파티에서는 공연, 설치물 제작, 가장 행렬 등 흥미로운 내용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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