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오래전부터 우리의 삶 속에 자리해 온 친근한 동물이다. 저 유명한 단군신화 속의 사람이 되고 싶었던 호랑이부터 지금도 시베리아 등지에 살아남아 있는 백두산 호랑이에 이르기까지 호랑이들은 우리 민족과 더불어 살아왔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이미 호랑이(또는 표범)를 그림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 속에서 호랑이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약 2천년 전 사람들은 호랑이를 소재로 디자인한 청동제 허리띠고리(일종의 버클)를 만들어 허리에 찼다.
고구려 무덤 속에는 흰 호랑이 백호(白虎)가 서쪽을 지키는 사신(四神)의 하나로 등장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신라시대에도 능묘(陵墓)와 불탑(佛塔) 둘레에 호랑이를 포함한 십이지상(十二支像)이 배치되어 각 시간과 방향에서 오는 나쁜 기운을 막는 수호신의 구실을 하였다.
조선시대 민간에서는 기쁨을 뜻하는 까치와 호랑이를 익살스럽게 그린 ‘까치호랑이그림(鵲虎圖)’을 정월 초하룻날 대문에 붙였다. 그것은 정월이 인월(寅月), 즉 호랑이 달이기 때문으로, 새해를 맞는 기쁨과 즐거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까치호랑이 그림은 도자기나 민화 등에 잘 남아 있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는 호랑이모양 허리띠고리를 비롯하여 까치호랑이가 그려진 청화백자 항아리와 해학적인 호랑이무늬 청화백자 왕사발 등이 전시된다.
저작권자 © 이슈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