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랩, 대구 지하철 참사 다룬 소설 ‘10년 동안의 죽음’ 출간

북랩, 대구 지하철 참사 다룬 소설 ‘10년 동안의 죽음’ 출간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5.04.1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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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랩,
대구 지하철 참사 다룬 소설 ‘10년 동안의 죽음’ 출간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앞두고 대형참사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0년 전 대구지하철 참사를 다룬 소설 ‘10년 동안의 죽음’이 북랩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에서 딸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한 아버지의 상처와 죄의식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것으로, 사고 자체보다는 소외된 채로 살아가는 생존자들에 초점을 맞추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대표되는 그들의 고통을 ‘환각’이라는 독특한 프레임으로 묘사했다.

저자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아마추어 소설가 곽기성 씨. 그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를 다룬 시사주간지의 특집기사를 통해 참사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었고 그들에게 그 사건은 결코 과거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생존자들의 기억 속에 참사는 ‘현재진행형’이었고 그들은 그 기억에 사로잡혀 살고 있었다. 저자는 바로 그들의 상황과 생각에 집중하고자 했다.

소설 속 주인공은 환각 속에서 도깨비에게 목숨을 팔고, 잔혹한 살인사건을 그림으로 그리면서 쾌감을 느끼며, 참사 현장인 대구 중앙역에서 희생자들의 영혼과 마주하기도 한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처와 죄책감이 내면세계에서 비현실적인 형태로 표출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던 대형사고를 수차례 겪어왔다. 하지만 참사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아픔을 논의의 ‘중심’에 두었던 적은 없었다. 살아남은, 축복받은 존재라는 이유로 생존자들의 상처와 고통은 누구도 기억하지 않았고, 그들은 상처를 끌어안고 무관심 속에서 황폐해진 삶을 영위해야 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지금, 비슷한 과거의 사건을 다룬 이 책은 더욱 의미가 깊다. 끔찍한 사고를 겪은 한 인간이 어떤 심정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지의 과정을 철저히 개인지향적으로 그려낸 이 소설을 통해 생존자 개개인의 아픔을 조명하고 그들의 고통을 사회적인 차원에서 어루만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저자 소개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청년 시절에는 사회운동에 관심을 기울였으나 현실과 괴리된 이념에 실망하여 방황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야기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깨닫고 마흔이 넘어 글쓰기를 시작했다. 현재는 ‘보통 사람들’이 자신이 쓴 글을 통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꿈꾸게 되기를 바라며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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