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性, 올바른 성가치관과 성교육

10대의 性, 올바른 성가치관과 성교육

  • 임선혜 기자
  • 승인 2009.05.13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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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왕성한시기 가정과 사회의 역활중요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입양기관인 대한사회복지회가 엮은 ‘10대 미혼모들의 이야기, 별을 보내다’가 지난 달 출간되었다. 한 순간의 실수 뒤에 임신과 출산으로 엄마가 된 10대 미혼모 20명의 수기를 담은 이 책은 부모와 학교, 친구로부터 버림받고 혼자 아파해야 했던 10대 미혼모들의 눈물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어린 엄마'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10대 성문화와 이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에 경각심을 일으켜 준다.

실제로 우리 나라에서는 한 해 4 천 여명의 미혼모가 생기고 있고, 이 중 상당수가 10대 미혼모이다. 10대들은 인터넷 동영상과 채팅, MT, 아르바이트 현장 등 기성세대는 상상도 못하던 곳에서 성적 호기심을 자극 받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성적 호기심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도 하고, 이성교제 중에 분위기에 휩쓸려 덜컥 임신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10대 성교육은 10대의 실제 성 행동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고, 피임교육보다는 피상적인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10대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생리전증후군과 올바른 피임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하는 네이버 피임 까페에 5개월간 241,489건의 방문 중 10대의 방문횟수가 5,863건에 달하고 있으며, ‘10대의 성관계나 순결’을 주제로 한 문의 글도 종종 올라온다고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10대들이 성관계를 하는 장면을 보면, 대부분 콘돔도 사용 안 하던데 여자 몸에 해는 없는지?’ 묻는 글이 있는가 하면, ‘왜 혼전 순결을 유지해야 하나?’하는 내용까지 질문의 수준은 천차만별이지만, 급변하고 있는 성 환경 속에서 10대들이 많은 혼란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의 정호진 이사는 청소년들의 성에 대해‘청소년기는 성에 대해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이므로, 이 때 제대로 된 지식 없이 인터넷 등에서 유포된 잘못된 성 지식에 근거해, 성에 대해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조언했다. 특히 성행위의 결과로 생명이 잉태될 수 있는 만큼, 성에 대한 부분은 일정부분 책임감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도 안 되겠다.

의학적으로도 ‘어린 시기의 성 접촉’은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피임지식이 부족하거나 피임 방법 미숙으로 발생할 수 있는 원치않는 임신, 그리고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는 성병의 문제, 어린 시기 성관계 시 자궁경부암 위험도 증가 등 다양한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식들을 알고 자신과 상대방의 몸을 존중하는 의지를 갖게 되면, 당연히 성관계에서 피임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10대들을 자극하며 인터넷에서 마구 유포되는 영상들에는 이러한 것들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정호진 이사는 아직 청소년이라면 성행위는 개인 간의 자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역할과 책임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성행위 전에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보호하기 위한 콘돔 사용이나 피임약 복용 등의 피임지식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자극적인 동영상에 나온 성 묘사는 많은 오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호진 이사는 10대 성교육에 대한 가정과 사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모로부터 자신의 성적 성숙과정을 격려 받고 지도 받은 청소년들은 성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므로, 가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학교에서의 성교육도 자칫하면 생식기를 비롯한 성 지식과 피임방법뿐이라고 속단해 버리기 쉬운데, 진정한 성교육이란 성이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사랑과 존중, 책임감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관계의 표현이라는 것을 10대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할 것이다.

올바른 성 가치관을 미처 확립하기도 전에 범람하는 성 정보에 노출되는 청소년들은 잘못된 성의식을 가지고도 문제점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성이라고 하면 쾌락의 측면만 떠올리기 쉬우나 실제로 성은 쾌락뿐만 아니라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정호진 이사는 청소년들이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이성관을 정립하는 것은 건전한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도 큰 영향을 주므로, 가정과 학교, 사회가 10대 성교육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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