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인 존 놀스의 성장소설 ‘분리된 평화’ 출간

빌 게이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인 존 놀스의 성장소설 ‘분리된 평화’ 출간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4.11.1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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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인
존 놀스의 성장소설 ‘분리된 평화’ 출간

빌 게이츠가 자신의 아들에게 읽게 하였을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소설 ‘분리된 평화’가 출간되었다. 윌리엄 포크너상과 로젠탈상에 빛나는 존 놀스의 ‘분리된 평화’는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뒤지지 않는 작품성을 인정받는 영미 문학계의 대표적 성장소설이다. 1972년에는 영화로, 2004년에는 TV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시간이 흘러도 독자들에게서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 만큼 그 생명력과 대중성도 뛰어나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의 비극적 상황을 배경으로, 기숙학교라는 한 공간에 모인 청춘들이 서로를 향해 품게 되는 적의와 악이라는 주제를 치밀하게 엮음으로써 내용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폐쇄된 한 공간에서 자신의 존재를 각자의 방식으로 증명해나가려는 아이들이 서로에게 품게 되는 근거 없는 적의와 폭력성, 그로 인해 자신 스스로 친구에게 줄 수 있는 감정의 한계치를 정해놓은 어리석음에 대한 후회, 그리고 훗날에 가서야 깨닫게 되는 서로에 대한 순수한 우정을 담은 이 소설은 청소년들이 지녀야 할 ‘도덕적인 배려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게 함으로써 성장소설의 진면목을 보여주기도 한다.

좋은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는 게 목적인 모범생 진, 그리고 모든 일에 거칠 것이 없고 만능 스포츠맨인 데다가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는 피니어스. 이 둘은 미국의 한 명문 기숙학교에서 만나 남다른 우정을 쌓아간다. 하지만 진은 모든 것에서 왠지 자신을 앞서가는 듯한 피니어스를 속으로는 질투하게 되고, 반대로 진에게 순수한 마음을 내주었던 피니어스는 자신을 속으로 적대하는 진의 마음을 알 리가 없다.

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던 때, 상급생들이 전쟁 훈련에 대비 중이라 진이 속한 학년에는 상대적으로 자유가 주어진다. 이 틈을 타 일명 ‘여름 학기 자살 클럽’이라는 그들만의 비밀 조직이 결성되고, 그 조직에 속하기 위해서는 데번 강의 높은 나무줄기 위에서 뛰어내려야 하는 위험천만한 과제를 통과해야 한다.

매번 멋진 다이빙을 보여주었던 피니어스,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런 그와 함께함으로써 억지로라도 자존심을 지키려 했던 진은 또 한번 그 죽음의 나무 위로 오르게 된다. 순간 무엇 때문인지 줄기가 휘청거리고 피니어스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진을 뒤돌아보는데….

전쟁의 한가운데, 기숙학교 남학생들은 다가올 혹한을 맞이하며 우정, 스포츠, 신뢰라는 관계망 속에서 서로를 형성해나간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우정 뒤에 감추어온 서로에 대한 적대심은 그들만의 비극적 전쟁을 몰고 오고, 전쟁 속의 죽음이 아닌 그들 내부의 죽음을 일으키고 만다.

지은이 존 놀스(John Knowles, 1926~2001)

1929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 페어몬트에서 태어났다.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를 다니다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8개월 동안 공군으로 복무한 후, 예일대학교에 입학해 1949년 졸업했다. 잡지사에서 보조 편집자로 일하면서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해 장편소설 일곱 편과 여행기 한 편, 단편소설집 한 편을 썼다. 윌리엄 포크너상과 미국문학예술원에서 수여하는 전미 로젠탈상을 받았다. 노년에 이르러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다가 2001년 일흔다섯 살 되던 해 사망했다.

‘분리된 평화’는 1959년 런던에서 처음 출판된 뒤, 이듬해 뉴욕에서도 출판되었다. 놀스가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를 다니던 무렵의 경험을 모티브로 한 이 소설은 한여름을 스쳐가던 소년들의 분노, 폭력, 증오를 담으면서도 우정, 스포츠 정신, 의리 또한 놓치지 않으면서, 막 성장해나가는 소년들의 마음과 삶의 핵심을 파고들어 독자들 앞에 드러낸다. 이 작품은 1972년에는 영화로, 2004년에는 TV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700만 부 넘게 팔리며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이 밖에 놀스가 지은 작품으로는 Morning in Antibes(1962), Double Vision : American Thoughts Abroad(1964), Indian Summer(1966), The Paragon(1971), A Vein of Riches(1978), Peace Breaks Out(1981), A Stolen Past(1983) 등이 있다.

옮긴이 신소희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편집자 및 번역가로 일해왔다. 옮긴 책으로 ‘아웃사이더’, ‘안달루시아의 낙천주의자’, ‘소로와 함께 강을 따라서’, ‘그린 맨션’, ‘르네상스의 비밀’, ‘사형판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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