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베스트셀러 및 출판 트랜드 분석

2009 베스트셀러 및 출판 트랜드 분석

  • 임종태 기자
  • 승인 2009.12.07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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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출간돼 10개월 만에 국내 순문학 단행본으로는 최단 기간 100만 부 돌파기록을 세운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2009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판매된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 신경숙의 높은 인지도와 작품의 완결미가 경제불황과 심리적 고통을 위로 받고 싶어하는 분위기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매년 비인기 분야였던 인문학 도서들이 30% 가량 늘어나 도서선택의 폭이 넓어진 점이 눈에 띈다.

국내문학 분야에서는 09년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엄마를 부탁해>를 포함, <그건, 사랑이었네>, <세상에 너를 소리쳐>,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등 총 4권이, 200위 안에는 총 31권의 문학도서들이 순위권 안에 등극함은 물론 판매량 또한 작년 대비 40% 가량 증가하면서 좋은 성적을 보였다.

새로운 이슈와 재미를 중심으로 한 내용 보다는 불황 속에서 힘겨워하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감동, 희망을 전하는 도서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여행서를 주로 집필했던 한비야 작가의 개인사를 드러낸 <그건 사랑이었네>, 장영희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이외수의 <청춘불패>, 김홍신의 <인생사용설명서> 등 젊은 작가부터 문단의 거장까지 많은 작가들이 ‘위로와 희망’을 테마로 힘을 실어 주었다.

해외문학 분야도 200위권 내 3권이 순위에 올랐으며 35% 의 판매 성장률을 이루며 호조를 이뤘다. 여기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귀환이 큰 역할을 했다. 두 작가 모두 5년과 9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깨고 장편소설을 출간, 오랜 시간 기다린 독자들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 구성과 흡입력으로 사랑 받았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1>, <1Q84 2>는 각각 하반기 8,9월에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간 일주일 만에 10만부 판매고를 달성, 09년 베스트셀러 3, 9위에도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전에 출간된 <상실의 시대>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덩달아 판매량이 늘었다. 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시리즈 또한 1-6권 모두 100위 안에 안착, 생애 최고의 대작으로 칭송 받고 있다. 한편 영화로 선보인 <더 리더>, <트와일라잇>, <눈먼자들의 도시>,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천사와 악마> 등이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비인기 도서로 인식되던 인문학 분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진 해였다. 주로 심리학과 쉽게 알 수 있는 지식을 다룬 도서들이 인기를 끌었다. 남성심리학을 담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 작가가 20여 년 동안 사람들과 상담하면서 알게 된 서른 살 현대인들의 고민을 다룬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방영되는 EBS ‘지식채널e’를 도서로 발간한 <지식 e3> <지식 e4>, <고민하는 힘>, <철학콘서트> 등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변화된 인문학도서들이 200위권 순위 안에 들만큼 호응을 얻었다.

유아도서 분야에서는 <구름빵>, <울지말고 말하렴> 등 스테디셀러들의 강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여자아이편인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괜찮아> 최숙희 작가의 그림책 <나도 나도> 등이 출간되어 새 그림책을 기다리던 아이들의 눈길을 잡았다. <붙여도 붙여도 창의력 스티커왕>, <365 창의력 만들기 대백과> 같이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는 도서들에 대한 반응도 꾸준히 지속되었다. 한편 ‘신종플루’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바이러스와 미생물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노벨상 수상자인 저자가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기 위해 직접 만든 <미생물 이야기>, 학습만화 <바이러스에서 살아남기>도 출간되자마자 빠르게 베스트셀러로 진입했다. 어린이 도서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책>,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등 철학을 쉽게 풀이한 책들의 기획력도 돋보였다.

가정과 생활 분야에서는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양육서와 집에서 만들어먹는 요리법을 다룬 내용들이 인기를 끌었다. 최신 연구 결과와 과학적 실험을 기반으로 아이들의 심리 및 행동유형을 분석한 EBS다큐멘터리 ‘아이의 사생활’과 ‘아기 성장 보고서’는 각각 책으로 출간되면서 부모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작년에 이어 집에서 만들어 먹는 요리 및 자연 밥상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었다. TV 다큐멘터리 및 드라마를 통해 웰빙?슬로우푸드?로하스?오가닉 등이 새로운 건강 트랜드로 떠오르면서, 화학조미료를 배제하고 깨끗한 자연의 맛을 살린 맛깔스러운 밥상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고, 이는 곧 <나를 살린 자연식 밥상>, <평화가 깃든 밥상> 등의 책으로 이어졌다.

자기관리에서는 성공,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도서들이 눈길을 끈다.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의 비결을 다룬 <아웃라이어>,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한국판 시크릿 <꿈꾸는 다락방>과 함께 08년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지킨 도 올해까지 인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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