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성폭력 생존자 다큐멘터리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국내 최초 성폭력 생존자 다큐멘터리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 임종태 기자
  • 승인 2009.12.01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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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모두에게 필요한 ‘진짜 성교육’ 지침서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의식과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성폭력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최초 성폭력 생존자 다큐멘터리'로 회자되는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연출 조세영 | 배급 시네마 달)가 바로 그 주인공.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작은 말하기'라는 모임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은 이 작품은, 암암리에 금기시되어왔던 '성폭력'이라는 화두를 공개적으로 발언하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다.

모자이크? 음성변조? 그딴 거 재미없어!
껍질을 벗고 나온 유쾌하고 발랄한 수다

그간 언론에서 다뤄졌던 ‘성폭력 피해자’는 변조된 목소리와 모자이크 된 얼굴, 혹은 식음을 전폐하고 세상의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성폭력 피해경험은 수치스러운 것이라는 오래된 고정관념이 피해여성들을 '세상에 드러나서는 안 될 존재'로 만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에는 모자이크가 등장하지 않는다. 자신의 피해경험을 숨기거나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없다. 자신을 성폭행한 가해자를 찾아 당당하게 재판을 진행하고, 피해경험을 거울 삼아 더이상의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성교육과 여성학 연구에 매진하는 여성들이 있을 뿐이다.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에는 '피해자'가 아니라 '독립적 생존자'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나'의 이야기로 세상과 마주하기
'피해자'가 아닌 '독립적 생존자'로서의 목소리

견고한 사회의 고정관념 속에 갇히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의 모습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혹은 일상적으로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 개개인의 내면적인 성장을 도움과 동시에 사회 전체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작용한다. 이러한 영화의 시도가 주목을 받으며 크고 작은 영화제들을 포함하여 각 지역의 여성단체, 인권운동 단체 등에서 상영 요청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지난 6월 서울 인권영화제에서의 첫 상영을 시작으로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와 각 지역의 인권영화제 등에서 소개가 되었으며, 학교나 기타 여러 커뮤니티들을 중심으로 '공동체상영'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

각 지역의 인권영화제에서 이어지는 상영 요청
학교,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공동체상영도 꾸준히 이어져
독립영화 최대 축제 '서울독립영화제 2009' 상영 예정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의 배급사 시네마 달은, 영화가 공개된 이후 2009년 11월까지 약 30여회에 달하는 상영이 이어졌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지금 시대에 우리 모두가 꼭 봐야할 영화라는 입소문이 퍼지며 여러 단위에서 상영 요청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2010년에는 한국성폭력 상담소와 공동으로 상영회를 추진할 계획도 갖고 있어, '영화를 통한 성교육'이라는 새로운 시도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 지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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