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원의 ‘신라 천년의 자취소리’ 펴내

조성원의 ‘신라 천년의 자취소리’ 펴내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4.03.2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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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의 ‘신라 천년의 자취소리’ 펴내

수필가 조성원씨가 신라와 경주 천 년 이야기를 묶은 책 ‘신라 천년의 자취소리’를 해드림출판사에서 펴냈다. ‘신라 천년의 자취소리’는 역사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역사 이야기와는 그 정조가 다르다.

역사는 캐면 캘수록 신비롭다. 노다지 광산이 시간의 흔적을 쫓아 즐비하다. 고대 역사에 대한 독자의 상상은 무조건 자유다. 거기서부터 추적은 시작이다. 상상이고 꿈이다. 이미 우리는 역사 속 그들의 DNA를 소유하고 있다. 상상과 꿈이 곧 우리의 미래다.

차도 없던 시절 정말로 인류의 족적은 넓고도 광활하다. 마치 개미가 부지런히 뭔가를 나르듯 본능과도 같이 인류는 하얀 비단 길을 오래전부터 분주히 오갔다. 비단같이 부드럽고 촉촉한 느낌을 서로 느끼고 나누며 그 하얀 길을 따라 늘 꿈같은 여행을 하고 싶어 저자는 이 책을 썼다.

실크로드는 마음속에서도 늘 하얗게 산다. 우리 꿈속의 실크로드는 어디든 희망으로 하얗게 존재한다. 경주에서 이스탄불까지, 아니 지구상 끝까지. 그 상상의 세계로 독자를 이 책으로 지금 초대한다.

클래식한 신라가 아니라 현재 호흡하는 신라 이야기

원고를 준비하며 샀던 신라 관련 책들의 빛바랜 무게감이 저자를 압박하였다. 그래서 그 무게감을 덜고자 경주를 찾아간 후 줄곧 신라에 매달릴 수 있었다. 흥미롭고 알고 싶은 게 날마다 늘어나 저자는 잠을 설쳤을 정도이다. 그러면서도 막상 신랑 이야기를 쓰려니 겁이 더럭 났던 것은 까닭은 남이 기껏 일궈 논 터전을 가로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돋워진 감흥이 저자를 부추겼다.

역사를 토론한 이야기는 너무 어렵다. 클래식한 논문들을 읽어볼 수 있는 요즘 세상 사람들은 극히 한정적이다. 얽히고설켜 복잡하고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선덕왕 얘기를 읽다 법흥왕을 만나면 금세 까먹고 결국 뒤죽박죽이다. 많이 들어왔는데 너무 단편적이고 맥이 이어지지도 않는다. 더 알기 쉽고 맥만이라도 편하게 짚어 본다면 많은 역사 애호가들이 나오지 않을까. 가뜩이나 학교에서도 외면하는 바람에 주눅이 든 우리 역사 공부가 아닌가. 이를테면 클래식 음악을 재즈 풍이거나 팝으로 바꿔보겠다는 취지로 쓴 ‘신라 천년의 자취소리’이다.

요즘 역사 드라마를 보면 현세의 느낌을 믹싱해서 젊은 층들을 겨우 끌어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고풍의 배경 음악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런 판에 더 유인할 방도로 애써 보겠다는 취지인 것인데 자칫 학자들이 보면 가소롭고 젊은 층이 보면 산뜻하지 않아 외면할 소지도 많다.

‘신라 천년의 자취소리’ 이해를 위한 로마와 신라 비교

로마와 신라를 견주면 재미나다. 둘은 태생이 엇비슷하다. 그리스보다 못한 로마이고 신라 또한 주변국보다 늦게 잠에서 깨어났다. 그러면서 갖은 고난을 둘 다 겪는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앙갚음을 하고 다시 일어섰다. 로마가 정복의 제국이 듯 신라 역시 때를 틈타 통일을 이룬 나라다. 하지만 로마는 정복을 밥 먹듯 하며 영토를 넓히고 뻗어가지만 신라는 내실을 기하고 불토정국이라는 피안의 정치를 꾸린다.

결국, 정복을 밥 먹듯 한 로마는 침략의 부메랑을 맞고 7백년의 기간을 통틀어 끝이 나지만 신라는 찬란한 천년의 역사에 나라 이름은 비록 사라졌지만 신라인들이 계승하다시피 또 새로운 역사의 주역이 된다. 라틴족은 어디론가 흩어졌지만 우리 민족이 지금도 유유하게 단일민족으로 버티는 데는 그런 연유가 있다. 물론 로마는 황제를 라틴인이 독점하지 않고 개방을 해 나중에는 속국인 스페인에서 4명의 황제가 배출되고 아랍계 황제까지도 나오지만 신라는 왕족이어야만 한다는 제도로 인하여 폐쇄적으로 버틴 아쉬움 점이 없지는 않다.

도시국가로 천년을 꾸린 베네치아, 이들 역시 장구한 시간이지만 참 영악스럽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다. 세익스피어에 나오는 베니스의 상인에서 보듯이 돈이라면 돈, 피 한 방울도 아까운 그들은 사람 할 짓 못되는 노예장사로 돈을 번 사람들이다. 그들은 상권을 유지하기 위해 교황청에 뒷돈을 대기도 하고 십자군 원정에 기부금도 엄청 내기도 한다. 신라는 그런 부도덕한 길을 걷지 않았다. 삼국시대는 늘 임전무퇴로 버텼으며 당시의 당나라와도 떳떳이 대적을 했고 또한 그들과 교류를 했다. 외래 문물은 모두 받아들여 사상적인 가치에서도 뒤처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를 바탕으로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전 세계인이 놀라는 많은 유물을 남겨 놓았다.

56대 경순왕에서 끝나는 56편

56대 경순왕에서 끝나는 신라 책인 만큼 이 책에는 56편의 글이 실려 있다. 조선 시대 왕들은 태정태세 문단세 예성연중… 그 시절 노래하듯 암송을 한 덕에 지금도 꿰차는데 신라왕들은 도시 헷갈려 어지럼증이 인다. 그 수고를 덜어 볼까 하고 페이지를 넘길 때 일부러 한 쪽에 왕 이름을 순서대로 적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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