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오열(嗚咽)’ 출간

비무장지대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오열(嗚咽)’ 출간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4.03.2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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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오열(嗚咽)’ 출간

대한민국 남자라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국방의 의무를 필해야 한다. 그 가운데 전군병력 0.4%에 해당하는 극소수만이 DMZ에서 북한군과 서로 총구를 겨누며 하루하루를 긴박하게 이어가고 있다. DMZ는 외견상 자연생태계가 전혀 상처받지 않은 태고시대의 천연지대로 연상될 수 있는 지역인 반면, 지뢰나 적과의 교전 등으로 인해 죽음의 위험이 상존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군대는 정신적으로 미숙한 젊은이들이 동고동락하는 가운데 성장해 가는 사회 예비코스로 볼 수 있다. 혹자는 군대를 인간전시장이라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군복무 중 겪어야 하는 모든 젊은이들의 아픔과 고민들을 현학·해학적으로 풍자해주는 소설 ‘오열(嗚咽)’이 도서출판 <우리, 마음books>에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의 내용은 아주 오래전의 비무장지대 실화에서 착상한 것일 뿐, 냉정히 얘기해 픽션(fiction)이다.

- 비무장지대 돌발사건 진실 공방

‘오열(嗚咽)’의 스토리는 경북 상주군 어느 과부마을에서부터 본격 시작된다. 유족들이 이 곳에 살고 있는 ‘송’ 하사 집을 3번째 방문해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려 거듭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헛걸음을 치고 만다. 송 하사는 비무장지대 작전 돌발사고 때 받은 심한 정신적 후유증으로 전역한 후,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려 왔다.

스토리는 다시 806GP 임무교대 전 일주일간 특별휴가 나온 한 사병이 종로 2가에서 그의 애인과 만나는 오래 전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편, 이라크 침공에서 자신감을 얻은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에 차기 제거 대상으로 ‘김정일’을 공개 지목하면서 북한 공격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한국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재앙만은 기필코 막아야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북한에 특사를 급파, 김정일과의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對北특사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귀환한 그 다음날 비무장지대에서 돌발사건이 터져 다수의 아군 사상자가 발생해 버린다. 군부 관계자들이 부랴부랴 이에 대한 사건수습에 나서지만, 많은 의혹과 논란만을 남긴 채 종국에는 <국회 진상조사 청문회>로 넘어간다.

- 북한 정찰대와의 총격전

아군 수색대가 비무장지대 안에서 작전을 전개하던 중 매복해있던 북한군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고 상호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양측 모두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그 후 아군 수색대는 작전시마다 죽은 전우들을 떠올리며 몇 배 상응하는 보복의 기회만을 호시탐탐 노린다. 북한 정찰대도 그 같은 낌새를 간파하고 아군 수색대의 작전을 예의주시해왔다.

한편, DMZ 수색, 매복 작전에 직접 참가한 경험을 가진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짙은 베일에 가려진 비무장지대(DMZ)와 북한군 정찰대 등의 단면을 생생하게 그려냄과 동시에, 천성은 착하지만 사회 소외계층 출신들인 주인공의 눈물겨운 숭고한 사랑 얘기를 감동적으로 어필시켜 나간다.

- 문학성과 문화, 예술적 무게감 돋보여

저자의 아이콘은 문화, 예술작가다. 비록 스토리 핵심이 군대 얘기이기는 하지만, 음악과 미술 및 영화 등 저자의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토대로 한 정치와 사랑 그리고 문화를 넘나드는 내레이션을 곳곳에 모나지 않게 등장시켜 이 소설이 지향하는 철학적 상징성과 문학적 무게감을 한층 더해준다.

한편 저자 한상희(韓相熙)는 전남 담양 출생으로 성균관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중퇴했다. 직장생활하다 만년(晩年)에 가서야 작가 세계로 뛰어든 저자는 독특한 문화, 예술관련 전문서적 집필에만 전념해오다 방향을 선회, 2013년 7월 첫 장편소설을 발표한 중견작가로, 저서로는 <겨울날의 환상 속에서>, <영화와 문화는 동반자>, <칼라스 영욕>과 <평양 컨스피러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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