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태부인경수연도’ 등 4건 보물 지정

‘칠태부인경수연도’ 등 4건 보물 지정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3.11.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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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칠태부인경수연도’ 등 4건의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하였다.

보물 제1807호 ‘칠태부인경수연도(七太夫人慶壽宴圖)’는 왕의 명령과 보조를 받아 70세 이상 모친을 모시고 있는 신하 7명이 1691년 8월 경수연(慶壽宴, 장수를 축하하고자 베푼 잔치)을 치른 후 기념으로 제작하였던 것을 1745년 이전 어느 시점에 새롭게 제작한 작품이다. 경수연도는 양로(養老)를 중시한 조선시대의 대표적 사가행사도(私家行事圖)의 일종이다. 이 작품은 후대 모본이지만 유연하면서도 차분한 필선, 변화 있는 세부 표현, 행사 내용의 요약적인 전달력 등을 갖추고 있어 회화적으로 우수한 행사 기록화로 평가된다.

또 강세황(姜世晃, 1713~1791)의 33세 때 글이 포함되어 있어 작품의 제작 시기를 분명히 알 수 있고, 아울러 희소한 강세황의 30대 초반 필적을 볼 수 있는 점도 의미가 있다. 칠태부인경수연도는 현전하는 경수연도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작품 가운데 하나로 주목된다.

보물 제961-2호 ‘묘법연화경 권4~7(妙法蓮華經 卷四~七)’은 불교의 대표적인 대승경전으로 조선 태종 5년(1405)에 전라도 도솔산 안심사(安心社)에서 성달생(成達生, 1376~1444)과 성개(成槪, ?~1440) 형제가 필사한 것을 새긴 목판본 전 7권 가운데 권4~7의 1책이다. 발문에 의하면 태종 5년(1405) 3월, 권근(權近, 1352~1409)이 종래의 묘법연화경의 글자가 작아 독송이 어려운 까닭에 중간 크기의 글자로 필사, 간행하여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편리하게 볼 수 있게 하고자 하였다. 판각은 대화주 선사(大化主 禪師) 명회(明會) 등의 주도하에 총지종 대선(摠持宗 大選) 자옥(慈玉), 우산군부인 김씨(兎山郡夫人 金氏) 등이 발원, 시주하여 이루어졌다. 간행사실을 밝히는 권근의 발문을 갖추고 있어 조선 초기의 불경 간행 방식을 알 수 있는 등 서지학과 불경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보물 제1222-2호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法集別行錄節要幷入私記)’는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 1158~1210)이 당나라 종밀(宗密, 780~841)의 법집별행록(法集別行錄, 당 중기 승려 신회의 설법을 널리 알리고자 종밀이 펴낸 책으로 현재 전하지 않음)에서 중요한 것을 간추린 ‘절요(節要)’와 자신의 견해인 ‘사기(私記)’를 삽입하여 펴낸 불교 저술이다. 조선 성종 17년(1486) 여름에 전라도 광주 무등산 규봉암에서 펴낸 목판본이다.

이 책은 지눌의 선사상(禪思想)을 바탕으로 참다운 수행인의 길을 제시하고 있어 불교 강원에서 필수교재의 하나로 채택되었기 때문에 조선시대에 20여 종이 넘는 판종이 유통되었다. 특히 이 책은 인쇄상태가 훌륭하고 서문과 발문을 갖춘 완전한 책이면서 간행연대도 앞서서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또 발문에 간행 동기와 간행에 참여한 인물명단이 수록되어 간행 경위를 알 수 있으므로 불교학과 조선 전기 불서간행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보물 제1808호 ‘황리현명 청동북(黃利縣銘 靑銅金鼓)’은 고려 선종 2년(1085) 황리현(黃利縣, 현 경기도 여주)의 호장(戶長)이자 무산계(武散階, 고려시대 향리, 노병, 왕족, 여진의 추장, 공장, 악인에게 준 품계로, 문무 양반에게 준 문산계와 대비) 정 9품 인용부위(仁勇副尉)인 민씨(閔氏) 등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황리현과 가까운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한다.

청동북의 앞면에는 크고 작은 동심원을 돋을새김하고 안쪽 동심원에 연꽃무늬 당좌(撞座, 동종, 청동북의 표면에서 북채로 치는 부분), 바깥쪽 동심원에는 구름무늬를 배치하였다. 북의 뒷면에는 넓은 공명구를 뚫고, 측면에 명문(銘文)을 음각하여 고려시대 청동북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청동북의 규모는 비교적 작은 편이나 앞면 구성의 짜임새 있는 앞면 구성, 앞면 凸형 동심원에 상응하는 뒷면 凹형 동심원, 측면에 명문을 새긴 점 등을 고려할 때 수준 높은 공예기술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의 시공사명 청동북(時供寺銘 靑銅金鼓, 865년), 고려시대의 경암사명 청동북(瓊巖寺銘 靑銅金鼓, 1073년), 법해사명 청동북(法海寺銘 靑銅金鼓, 1084년)에 이어 지금까지 알려진 4번째로 오래된 청동북이다. 명문을 통해 명확한 조성연대를 알 수 있고 고려시대 지방자치제도를 연구할 수 있는 한편, 반자(半子, 고려시대 청동북 한자표기의 하나로, 盤子, K3子, 飯子를 혼용)라는 청동북의 명칭을 확인할 수 있는 등 자료로서의 가치도 높은 문화재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칠태부인경수연도’ 등 4건의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소유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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