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 대서사시 ‘라마야나’ 공연

힌두 대서사시 ‘라마야나’ 공연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3.11.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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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 대서사시 ‘라마야나’를 재해석하여 구성한 인도 고전무용과 창작공연이 오는 11월 12일(화)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광주 아시아문화마루에서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은 가치 있는 아시아문화 발굴 및 문화다양성 보존을 위해 아시아 각 지역의 문화에 대한 조사·연구와 자원 수집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쇼케이스 공연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문화정보원의 조사·연구 사업 결과물의 일환으로, 아시아 대서사시와 관련된 공간·건축 문화를 주제로 인도 남부와 인도네시아 현지조사를 통해 수집된 자원과 조사 결과물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자리이다.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는 서양의 ‘일리아드’나 ‘오디세이’와 비견되는 고전으로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재해석되고 다양한 예술형태로 가공되고 있는 이야기다. 이번 쇼케이스 공연은 인도와 한국의 전통음악 그리고 인도 무용극 ‘카타칼리’(Kathakali)와 한국 탈춤의 요소들이 혼융되고, 인도 카르나타카(Karnataka) 주에 분포한 라마야나 관련 공간이 미디어아트로 변환되는 등 인도와 한국의 여러 예술장르들이, 그리고 문화원형과 현대기술이 융·복합된 창작공연이다.

특히 한국의 전통적인 무대공간인 ‘판’(판소리, 연희, 춤 등이 펼쳐지는 곳)의 개념을 접목하여 인도 대서사시 라마야나를 구현하였으며,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판의 특성을 살려 연희자들이 객석을 통해 등장하거나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등, 무대와 객석 사이에 경계를 열어 둔 상황에서 공연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한, 광주의 지역적 특성을 살린 내용을 포함하여 라마야나가 주는 이국적인 모습을 최대한 제거하고, 주제를 자연스럽게 부각시키게 될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도 고전무용수인 금빛나, 창작그룹 노니(음악감독 박미향), 미디어퍼포먼스 연출가 및 안무가인 김효진 등 국내 공연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하여 실험적이고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비슈누 신에게 영광을’

첫 번째 공연은 인도 고전무용 오디시(Odissi) 스타일로 비슈누(Vishnu) 신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다. 힌두교 주요 3신 가운데 하나인 비슈누는 생성과 변환을 주관하는 신이며, ‘비슈누’라는 이름은 ‘이 세상에 널리 퍼지다’, ‘널리 두루 꽉 차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춤은 지상에서 여러 화신(아바타)으로 나타나 인간을 구원해 주는 비슈누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묘사한다. 노랫말은 인도의 전설적인 시성(詩聖) 자야데바(Jayadeva, 12세기)의 시집 ‘기타 고빈담(Gita Govindam)’의 산스크리트어 시구로 되어 있다.

‘신발장수 원숭이, 신(神) 찾아 길 떠나다’

두 번째 공연은 라마야나를 완전히 재해석하여 새롭게 창안한 작품으로, 한국의 탈춤에서 천대받던 신발장수의 원숭이가 경극 서유기의 화려한 주인공 손오공을 찾아 탈출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 라마야나의 원숭이 장군 하누만을 만나게 되고, 결국에는 참된 자신을 발견하여 해탈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창작연희와 미디어퍼포먼스가 결합된 이 공연은 낯선 라마야나의 내용에, 광주라는 배경과 손오공이라는 등장인물을 결합시킴으로써 익숙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낸다.

서사시 속의 공간·건축, 공간·건축 속의 서사시

한편 이번 공연이 펼쳐지는 아시아문화마루에서는 11월 8일(금)부터 23일(토)까지 라마야나와 관련된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공간과 건축 문화에 대한 전시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한 해 동안 진행된 사업을 통해 수집된 사진과 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아시아 공간·건축과 라마야나 서사시’, ‘인도문화의 전파와 변용: 인도네시아 사원 건축’ 등의 내용으로 일반 대중들도 이해하기 쉽게 꾸며진다.

이번 전시는 인도의 파타다칼(Pattadakal)과 함피(Hampi), 인도네시아의 욕야카르타(Yogyakarta)와 발리(Bali) 등 힌두 문화가 화려하게 꽃피웠던 지역의 대표 문화유산들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특히, 전시에서 상영되는 다큐멘터리 영상은 국내 주요 TV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항공 촬영팀이 직접 촬영과 편집을 맡아 새로운 시각에서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 공간과 건축을 조망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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