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서울사진축제 개최

2013 서울사진축제 개최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3.10.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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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국내에 사진술이 도입된 지 130주년 되는 해. 1883년 사진술 도입 선구자인 김용원이 서울 중구에 사진관을 처음 문 연 이래로 초상(얼굴)사진은 특정 계급의 소유물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남기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의 욕망 표출 대상이 됐다.

서울시가 올해 4회를 맞는 ‘2013 서울사진축제’의 화두를 사진술의 시발이 됐던 ‘초상’으로 삼아, 사람들의 얼굴에 담긴 역사가 한 지역의 역사, 한 도시의 역사로 읽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번 사진축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람’이다. 이는 시가 축제의 정례화 및 정체성 확립을 위해 지난해부터 총 3부작으로 진행 중인 서울의 기억(2012), 사람(2013), 공간(2014)중 두 번째 테마다.

예컨대 ‘전통적인 초상화가 초상사진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 ‘사진이 대중화됐던 1920~30년대 사진관에서 촬영된 초상사진들’, ‘유관순, 한용운 등 독립인사들의 수형기록표 사진으로 보는 일제강점기 초상’, ‘주민등록증 등 신분과 정체성을 증명하는 초상’, ‘잡지가 표상하는 여성의 초상’ 등 지난 100여 년간 생산된 서울 사람들의 얼굴사진을 통해 근현대사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서울시는 오는 11월 1일(금)부터 12월 1일(일)까지 한 달간 ‘시대의 초상, 초상의 시대’를 주제로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을 중심으로 서울시청사 내 시민청, 북촌 일원, 서울시내 공·사립미술관 및 갤러리 20곳 등 서울 곳곳에서 서울사진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축제 프로그램은 크게 △전시 △강좌·워크숍 등 시민 참여행사 △서울 소재 미술관 및 갤러리 ‘사진의 달’ 운영 △시민청 쇼케이스 등으로 진행된다.

서울시는 지난 100여 년간의 초상사진 600여 점을 모아 1, 2부로 나눠 본 전시로 구성하고, 공모를 통해 시민들이 앨범 속에 소장하고 있는 결혼사진 100여 점을 발굴, 19세기 말~20세기 결혼식의 추억을 공유하는 특별전을 마련했다.

또, 서울의 유서 깊은 전통 주거지인 북촌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인물사진을 통해 북촌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특별전도 선보인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해 시민만족도가 높았던 참여프로그램인 시민강좌를 19개에서 30개로 대폭 확대, 사진축제가 단순 전시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는 소통의 장이 되도록 했다.

그동안 카메라를 소장만 해왔던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강좌가 풍성한데, 자신은 물론 아이와 가족들의 인물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카메라와 사진의 기초에서부터 조명 및 촬영기법 등을 알려주는 ‘교감하는 인물사진 촬영법’을 들어보자.

초상사진으로 보는 인물학, 관상학, 광고 속 인물 연출과 유형 등 이번 전시 주제인 ‘초상’과 관련한 다양한 강좌도 진행된다.

또, 축제 기간 동안 한가람미술관, 일우스페이스, 세종문화회관 전시관 등 서울시내 미술관과 갤러리 20곳이 동시에 사진전을 진행하는 ‘사진의 달’도 함께 진행, 사진에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 종합선물세트를 선사한다.

시는 2011년부터 매해 11월을 ‘사진의 달’로 지정해 서울 시내 공·사립미술관 및 갤러리 등과 연계해 도시 차원의 사진축제로 발전시켜왔다.

* 참여기관(미술관·화랑): 한미사진미술관(로버트프랭크 사진전), 한가람미술관(마리오테스티노 사진전), 일우스페이스, 공근혜 갤러리, 이룸 갤러리, 갤러리 나우, 갤러리 룩스, 류가헌, 토포하우스, 트렁크갤러리, 갤러리 온, 세종문화회관 전시관, 캐논플랙스갤러리 등

‘2013 서울사진축제’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참가 가능하며,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단,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사진축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2013 서울사진축제 홈페이지’(www.seoulphotofestival.com)에서 확인 가능하며, 궁금한 사항은 120 다산콜, 서울사진축제사무국(070-8240-9902)으로 문의하면 된다.

<본 전시 1부 : 초상화가 사진으로 변모하는 과정, 유관순 수형기록표 등>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는 본 전시 제1부 ‘시대의 초상’과 제2부 ‘초상의 시대’가 진행된다.

본 전시 제1부 ‘시대의 초상’에서는 △사진술 도입 이래로 전통적인 재현방식(초상화)에서 근대적인 재현방식(초상사진)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 △사진이 대중화됐던 1920~30년대 사진관에서 촬영된 초상사진들 △일제강점기 타자화된 모습으로 재현된 조선인들의 초상들을 만날 수 있다.

section1. ‘초상화에서 초상사진으로’에서는 1907년 조선말기 선비 시인인 매천 황현을 촬영한 김규진의 초상사진과 이 사진을 토대로 초상화를 그린 초상화가 채용신의 작품을 비교하며 볼 수 있다.

또 채용신의 아들인 채상묵과 그의 며느리이자 최초의 여성 사진사인 이홍경 부부가 경성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며 촬영한 초상사진을 볼 수 있다.

section2. ‘사진관 시대의 초상사진’에서는 초상사진이 대중화되면서 사진관 시대를 맞이한 1920~30년대 초상사진들을 선보인다. 당시서구 유럽과 일본의 사진관 문화가 수입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초상사진이 유행했다.

section3. ‘또 다른 초상, 타자’에서는 미분화되고 정체된 조선의 풍속 이미지로 가득한 사진엽서를 재구성한 ‘인물도감’, 일본인 인류학자 토리이 류조(鳥居龍藏)가 1911~1916년 6차례에 걸쳐 조선 전역에서 촬영한 ‘신체측정사진’, 경성제국대학의 사회학 교수 아키바 다카시(秋葉隆)와 종교학 교수인 아카마츠 치조(赤松智城)가 공동조사하면서 촬영한 ‘무속사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독립인사들의 ‘수형기록표 사진’ 등이 전시된다.

<본 전시 2부 : 해방 이후~현재 가족, 노동자, 여성 등 초상 통해 역사·사회 조명>

본 전시 제2부 ‘초상의 시대’에서는 한국 사진작가들이 촬영한 초상사진을 통해 해방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사회를 조명해본다.

거대 담론과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무명의 개인들, 사회를 비추는 작은 거울로서 기록된 인물들, 삶의 관계와 환경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가족의 초상을 전시한다. 더불어 정체성과 신분의 증명 도구로 활용되는 얼굴 사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잡지 표지사진 속 여성의 초상을 통해 시대를 되돌아본다.

Section4. ‘가족사진과 그 변화’에서는 자본경제사회의 성장과 함께 붕괴하는 80년대 전통 농촌사회의 가족상을 보여주는 권태균의 ‘노마드:가족사진’, 신체적 닮음을 넘어 취미와 취향의 닮음을 보여주는 이선민의 ‘트윈스 Ⅱ’, 글로벌시대 가족 관계를 형성하는 다문화 가족의 상을 김옥선의 ‘Happy Together’와 신혜선의 ‘Family Photo’에서 확인한다.

section5. ‘초상으로 읽는 사회상’에서는 90년대 경제성장의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를 촬영한 사회사진연구소의 ‘노동자’, 도시 주변부 개인들이 소박하게 내보이는 화려한 욕망을 드러낸 변순철의 ‘전국노래자랑’, 획일화된 군대문화로 편입되는 20대 청년들을 기록한 강재구의 ‘12mm’, 생활의 과도한 무게를 중력을 거스른 개인들을 통해 측량한 이지양의 ‘무제_중력 시리즈’, 물질문명 소비사회에서 상품진열장의 상품처럼 소비되는 우리 모습을 담은 김정현의 ‘Survival Game’을 전시한다.

section6. ‘초상, 역사를 말하다’에서는 일제강점기 위안부를 기록한 차진현의 ‘108인의 초상’, 탈북자와 북파간첩, 민간인학살 피해자 등으로부터 한국전쟁이 남긴 상흔을 찾는 손승현의 ‘삶의 역사’, 70년대 민중의 삶을 담은 육명심의 ‘백민’, 독재정권이 앗아간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이상일의 ‘망월동’을 선보인다.

section7. ‘초상, 정체성을 증명하다’에서는 80년대 억압적인 정치상황에 대한 반기로서 주민등록증을 파기한 김영수의 ‘주민등록증’, 한국전쟁의 상흔인 혼혈인을 통해 얼굴의 외현과 국적의 간극을 드러내는 이재갑의 ‘또 하나의 한국인-주민등록증 시리즈’, 증명사진의 중첩을 통해 개인성이 사라진 집단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장용근의 ‘백 개의 겹쳐진 증명’, 얼굴을 제외한 신체와 의복, 제스처를 통해 개인성을 드러내는 정강의 ‘얼굴 없는 초상’을 선보인다.

section8. ‘잡지가 표상하는 여성의 초상’에서는 시대의 문화를 생산하고 수용하는 대중매체인 잡지에서 표상하는 여성의 상을 1960년대 ‘새농민’, 1970년대 ‘향장’, 1980년대 ‘샘이깊은물’의 표지 사진을 통해 살펴본다.

<특별전 : 시민들이 앨범 속에 소장한 옛 결혼사진 100여점, 북촌 사람들>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특별전 ‘북촌, 북촌사람들’은 유서 깊은 전통 주거지역인 서울 북촌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인물사진과 삶의 이야기를 통해 북촌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고, 마을공동체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전시다.

북촌에 대를 이어 터를 잡거나 수십 년간 거주해온 주민들과 미용실, 목욕탕 등 북촌에서 편의생활시설을 운영하는 주민들 약 30명을 김성수, 김현식 두 명의 사진가가 촬영한 사진과 북촌에 얽힌 주민들의 이야기를 인터뷰해 개개인의 기념사진들과 함께 소개한다.

사진전 외에 북촌 투어 프로그램 ‘북촌을 거닐다’를 통해 작가가 촬영한 장소인 미용실, 목욕탕 등을 시민들이 직접 탐방하는 입체적 구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다른 특별전 ‘서울 시민들의 결혼이야기’에서는 서울 시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1880~1980년대 서울시 소재 예식장 및 사진관에서 촬영한 결혼사진들과 그에 얽힌 특별한 사연들을 함께 선보인다.

결혼사진과 결혼 당시의 사연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개인들의 추억을 공유하고, 결혼 풍속의 변화 및 시대상을 고찰, 사라져가는 사진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결혼에 얽힌 사연들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시대 흐름에 따른 결혼 풍속과 예복의 변천사에 대한 새로운 조망의 계기도 마련한다.

<‘인물사진 촬영법’ 등 실용적인 시민강좌 19개→30개로 대폭 확대>

올해 30개 강좌로 대폭 확대된 시민 워크숍과 시민강좌는 청소년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 및 수준별 맞춤 구성으로 사진마니아층과 일반시민에게 재미와 교양, 실생활 적용 등 모든 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시민 워크숍은 11월 1일~12월 1일 축제기간 내 총 4회, 서울시립미술관 지하 세마홀에서 진행된다. 스트리트 패션 포토그래퍼 구영준, 씨네21 사진부장 손홍주, DSLR 스타일샷 저자 조경국이 강사로 참여한다.

시민강좌에서는 올해 전시 주제인 ‘초상’과 ‘초상사진’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와 다층적 접근을 돕고자 ‘사진으로 보는 초상이야기’, ‘미술로 보는 초상이야기’, ‘초상으로 읽는 사회문화사’ 등을 주제로 다양한 강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진이론가, 미술사가, 인류학자, 관상 연구자 등 분야별 전문가를 강연자로 초청해 강좌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카테고리별 3~4회 강의, 총 30여 개의 강좌를 개설해 심도 있게 진행한다.

축제기간 동안 매주 금~일 시립미술관 지하 1층 세마홀에서 진행되며 자세한 일정과 신청방법은 2013 서울사진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청사 내 시민청 플라자에 올해 사진축제 작품 중 대표작을 쇼케이스 형식으로 영상과 함께 홍보해 시민청을 방문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축제의 장으로 옮겨지도록 할 계획이다.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사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가 시대의 기억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이라며 “초상사진을 통해 격동의 역사에 묻힌 개인의 삶은 물론 도시의 역사를 반추해 개인과 도시의 바람직한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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