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된 김구림전, 전위 퍼포먼스 관람객만 1000명 몰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된 김구림전, 전위 퍼포먼스 관람객만 1000명 몰려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3.10.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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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A Green 김구림초대전, ‘잘 알지도 못하면서’展의 전시연계 퍼포먼스로서 10월 3일 오후 5시 서울시립미술관 1층 전시장에서 일반·특이 행동: 4개의 퍼포먼스가 공연되었다.

두 댄스 씨어터와 건축사사무소 SOA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주름, 짓다>, 영상 아티스트 이행준과 영화평론가 유운성의 작품 <강연>, 사운드 아티스트 권병준의 <김구림의 그림자>, 그리고 아티스트 양아치의 <칠보시>로 구성된 이번 퍼포먼스 공연은 약 2시간의 공연시간 동안 연달아 진행되었다. 관객들은 김구림의 작품을 배경으로 4개의 공연을 연달아 관람하였다.

2시간동안 연달아 진행된 공연에도 불구하고 1000여명의 관람객은 자리를 지키며 퍼포먼스를 감상하였다. 2-3층의 전시가 쉬고있어 1층 김구림전만 오픈이 된 가운데 진행된 이번 퍼포먼스는 그동안 조명되지 못했던 김구림에 대한 많은 관심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번 공연의 관람자들은 일반시민에서부터 젊은 예술가들, 미술계 인사들, 그리고 음악가, 무용가 등 매우 다양하여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된 김구림에 대한 다양한 각계 분야에서의 관심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그러므로 김구림의 그림자 밑에서 무언가를 해보고자 나선 4팀의 예술가들은 이전세대의 작가 김구림의 유산을 이어받기 보다는 마치 자기 자신들처럼 살았던 한 예술가 김구림을 자신과 동등한 높이에 둔다. 이에 김구림 작가의 작품이 나열된 전시장은 각 공연자들은 물론 관객들까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퍼포먼스에서 전시장은 퍼포먼스 관계자들에게 김구림이라는 한국 최초의 아방가르드 작가의 신체 내부로 설정된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공연자들은 자신이 다루는 본격/전문 매체 속에서 융합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요소를 적출하기도 하고, 김구림의 미학과는 전혀 독립된 개념으로부터 출발한 퍼포먼스를 김구림의 신체 내부에서 실행함으로써 자극과 반응을 동시에 일으키고자 하였다.

공연 소개

<주름, 짓다.>(두댄스 씨어터+건축사무소 SOA)

무용수 곽고은, 공영선과 건축가 강예린, 이치훈 네 사람의 협업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춤과 건축은 교호한다’고 믿는 낙관적 전망에서 시작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몸과 건축의 사이에 존재하는 ‘옷’이라는 제 3의 매개체를 설정, 굳기 전의 젤라틴을 몸에 입고 움직이는 동안 표면은 몸의 형상이 되기도 하고 움직임에 주름이 잡히기도 하는 등 몸과 옷의 중간 단계가 되고, 굳어진 젤라틴은 더 이상 옷의 기능을 할 수 없는 단단한 소형 파빌리온이 된다. 공연이 진행되면서 몸도, 옷도 건축도 아닌 세 가지의 상태로 계속 변이하는 과정을 관찰하게끔 구성되었다.

<강연 A Lecture>(이행준+유운성)

1968년 홀리스 프램튼이 마이클 스노우의 목소리를 녹음하여 초연한 퍼포먼스인 <강연>은 올해 초 영상작가인 이행준과 영화평론가인 유운성에 의해 쿤스트 독 갤러리에서 처음 시도되었다. 이행준의 프로젝션과 유운성의 낭독으로 재해석된 퍼포먼스가 반복 실연되는 동안 기존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재배치하고 해체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퍼포먼스로 변해가고 있는 중이다.

<김구림의 그림자>(권병준)

빛과 소리의 즉흥적인 이어붙임을 통해 비가시적 물질을 통해 어떠한 형상을 구현하는 데에 익숙했던 권병준 작가는 이번에 김구림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장 내부를 자신의 공간으로 전환한다. 작가의 작업이 설치된 공간을 손전등의 빛으로 가르며 그 그림자를 이용해 새로운 형상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어쿠스틱 악기의 소리를 컴퓨터로 프로세싱하여 들려주는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이다.

<칠보시(七步詩), fullbore metal version>(양아치, 김세윤, 김정화, 양현석, 고민규)

연출 양아치
출연 김세윤, 김정화, 양현석
지원 고민규

조조의 두 아들 조비와 조식이 벌였던 목숨을 건 풍류의 순간인 <칠보시>는 김만중의 구운몽에서 두 여인이 서로의 기개와 매력을 뽐내는 순간을 전유되었다. 양아치 작가는 다시 구운몽 속 <칠보시>의 순간을 포착, 전유하여 언어를 통해 전달되는 압축된 욕망의 분위기를 다양한 매체를 엮어 증폭시키거나 왜곡시키는 퍼포먼스를 구상하였다.

참여 작가 소개

소사이어티 오브 아키텍쳐

건축사사무소 SOA (Society of Architecture)는 현대성을 규정하는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건축에 관한 비판적인 탐구를 위해 2010년 강예린과 이치훈에 의해서 설립되었다. 현대 도시 문화와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위해 도시게획, 도시지리, 도시사회학, 행정학, 정치경제학 등의 다학제적 분석틀과 리서치 방법론을 공유하며 철학, 큐레이팅, 미술, 음악, 무용, 미디어, 엔지니어, 그래픽 디자인, 북디자인 등 예술가 및 엔지니어 등과의 전방위적 네트워크를 통해 분석 대상에 대한 지적이고 예술적인 접근을 모색한다.

굴업도 생태예술의 섬 국제 공모(2012)에 당선되었고 오송바이오밸리 마스터 플렌 (2012), 부산 중앙광장 국제 공모(2011) 등에 입상하였다. 이탈리아 국립현대미술관 (MAXXI)(2012), 광주 비엔날레(2011), 문화역 서울(2012)전시에 참여하였고, <도서관 산책자>(2012)를 출간하였다. 현재 “서울 동북사구 발전 방안 수립 연구용역” 및 APAP 2014 “세도시 이야기”, 우포 자연 도서관, 곡성 주택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에서 가르치고 있다.

두 댄스 씨어터

'두 댄스 씨어터’는 2003년 안무가 정영두에 의해 창단되었다. <제 7의 인간>(2010), <시간은 두 자매가 사는 서쪽 마을에서 멈추었다>(2011), <먼저 생각하는 자 - 프로메테우스의 불> (2012) 등의 작품을 발표해오며 탄탄한 구성력과 뛰어난 앙상블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누구나 몸과 춤을 통해 창작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기 위해 비전공인들을 위한 공연과 워크숍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공영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현대무용과 미술사학을 공부하였다. 2009년부터 안무가 정영두가 이끄는 ‘두 댄스 시어터’의 단원으로 <내려오지 않기><제 7의 인간><시간은 두 자매가 사는 서쪽 마을에서 멈추었다>등의 작품에 출연하였으며 최근 LG아트센터에서 건축가SOA와 협업으로 선보인 <춤 극장을 펼치다>를 안무하였다. 그 외 안무작으로 2009년 서울댄스컬렉션 수상작인 <헤매고 찾고>,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인 <내일의 어제>등이 있다. 현재 공간에 대한 깊은 관심을 작업으로 옮기는 ‘한 평 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곽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창작과를 졸업하고 현재 ‘두댄스시어터‘ ’유목적 표류‘ 커뮤니티아트 그룹 ’짓‘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표 작품으로는 <정글>(2010), <성숙의 유형>(2011) SPAF ‘Dance Collection’ 안무상 수상작, <판매를 위한 춤>(2013) 등이 있다. 현재 ’유목적 표류’에서 특정한 가치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자신의 내적 흐름을 찾아가는 일련의 수행성에 관한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권병준

권병준은 90년대 초반 싱어송 라이터로 음악을 시작하여 얼터너티브 록에서부터 미니멀 하우스를 포괄하는 6개의 앨범을 발표했고 사운드 트랙, 패션쇼, 현대무용,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음악적 장치들과 퍼포먼스 툴을 이용한 공연들을 선보여 왔다. 2005년부터 네덜란드에 거주하며 실험적인 전자악기연구 개발기관인 스타임에서 하드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2011년 귀국하여 프리랜서 음악인, 관련 하드웨어 연구/ 개발자로 활동하고 있다.

양아치

양아치는 미디어 테크놀로지로 가득한 이 세계를 그만의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한 ‘양아치’적 정체성을 이용하여 넓게는 인터넷 환경 좁게는 미술계 안에서 네트워커로서의 활동을 지속해왔다. 첫 개인전인 ‘양아치 조합’(2002)은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들을 상품화 하여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전자정부’(2003)를 통해서는 국가성과 웹아이텐티티에 대한 실험을, ‘하이퍼마켓’(2004)은 라이프 스타일마저도 거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탄생하고 변화하며,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유머러스 하게 보여 주었다. 이처럼 양아치는 작품을 통해 테크노자본주의, 감시시스템과 가상공간의 엔드유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며, 디지털환경과 넷시스템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코드를 읽어내는 작업들을 선보였다. 또한 ‘블로그-아트. 오알지’(2006), ‘미들 코리아’(2006), ‘404 Seoul interview project’(2006)와 같은 공동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새로운 작가성을 제시해오며, 다른 작가들과 이론가, 큐레이터, 미디어 액티비스트들과 결합하여 공동 워크샵과 세미나, 아카이브 전시들을 통해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행준

멀티 프로젝션과 옵티컬 사운드를 중심으로 즉흥을 기반한 다양한 형태의 영상 작품을 발표했다. 캐나다 Martin Tetreault, 프랑스 Jerome Noetinger, 홍콩 Dickson Dee, 대만 Sandra Tavali 등 다양한 음악가들과 즉흥협연을 해왔다. 대만현대미술관, 102(France), South Bank Centre(UK), Cafe OTO(UK), BOZAR(Belgium), Netmage10(Italy), Espace Multimedia Gantner(France) 등 다양한 공간에서 작품발표를 해왔다. 쿄토 세이카 대학, 홍콩 시티대학 SCM, 벨기에 에르그 Ecole de Recherche Graphique등의 예술대학에서 작품발표와 워크숍을 진행하였으며, LIFT(Toronto), Nowhere(London), MTK(Grenoble) 등의 작가입주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으며 쿤스트독 갤러리, 갤러리 팩토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상영 기반의 작품은 프랑스 Lightcone에서 배급 중이다.

유운성

문지문화원 사이 기획부장. <인문예술잡지 F> 편집위원. 서울대학교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전문사 과정)에서 영화이론 및 영화사를 공부했다. 2001년 <씨네 21> 영화평론상 최우수상 수상 후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 왔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EXiS) 게스트 프로그래머로 있다. 편집한 책으로 <로베르토 로셀리니>, <칼 드레이어>, <페드로 코스타> 등이 있다.

함영준

문화 관련 다양한 매체에 글을 써오고 있다. 2011년부터 문래동의 <로라이즈>라는 복합 공연장을 공동 운영했다. <레코즈>라는 이름의 인디 음악가 인터뷰집을 발행 중이다. 현재는 비정기 문화잡지 <도미노>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고, 문지문화원 사이의 다원예술 아카이브 ‘아트폴더’의 기획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구 대중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것이 한국에 어떻게 수용되고 변화해 가는지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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