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이 즐겨찾던 추석 달구경 명당 ‘한강’

선조들이 즐겨찾던 추석 달구경 명당 ‘한강’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3.09.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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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대명절 추석. 왕과 선비들이 즐겨찾던 한강 명당에서 하늘과 바람과 달빛속 살아있는 이야기에 빠져 좀 더 특별한 한가위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이번 추석에는 가족과 함께 선조들의 풍류가 살아있는 한강변 유람선에서 야경도 감상하면서 과거 풍경이 지금 얼마나 달라졌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소악루는 조선 후기 문신인 이유가 지었고, 이 곳에서 조선 후기 성리학자 한원진 등과 더불어 시문을 주고 받으며 인간과 사물에 대해 논했다고 한다.

또한 이곳에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겸재 정선이 사천 이병연과 예술적 동반자 관계를 갖고 정선은 소악루의 경치를 그림으로 그리고, 사천 이병연은 시를 지어 서로 바꾸어 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사천 이병연의 시를 감상한 후에 겸재 정선이 그린 <소악후월(小岳候月)>이다. <소악후월>은 양천의 달밤 풍경을 그린 것으로, 고요한 강변에서 남산 위로 떠오른 둥근 달을 담고 있다.

소악루는 강서구 가양동 산8-4에 위치하고 있다. 당초 가양동 세숫대바위 근처에 세웠던 원 건물은 화재로 소실됐고, 1994년 구청에서 한강변 조망을 고려해 현 위치에 신축했다. 인근 겸재정선기념관에 들르면 그의 그림을 마주할 수 있다.

제천정(濟川亭)은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곳으로, 왕실의 별장이자 외국 사신들이 한강의 경치를 즐기기 위해 자주 찾았던 곳이다. 하지만 인조 2년(1624) 이괄의 반란 때 불타 사라진 뒤 다시 복원되지 않았다.

조선 초기에는 이 곳에서 명나라 사신을 맞이해 잔치를 베풀었다는 기록을 종종 찾아볼 수 있으며, 외국 사신들이 조선의 대신들과 함께 모여 시문을 주고받으며 경치를 논하고, 한강으로 내려가 배를 타고 여흥을 즐겼다고 한다.

이 가운데 풍월정 월산대군이 읊은 <제천완월(濟川翫月)>은 보름달이 뜬 날 한강가의 제천정 높은 다락에 앉아 술을 마시며 멀리서 들려오는 대금소리를 들으면서 달빛에 취해 있음을 표현했다. 이 시에는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월산대군의 모습과 달밤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고 있다.

제천정은 한강 북쪽 용산구 한남동 한강변 언덕에 위치해 있으며, 지금은 한남역 1번 출구로 직진해 나오는 길가에 제천정 터의 표석이 그대로 남아 있다.

달빛이 부서지는 물결을 바라볼 수 있다는 ‘월파정(月坡亭)’은 조선 초기 세종 때 김종서 장군이 살았다고 전해지며, 조선 중기 이래 뛰어난 문사(文士)들이 시를 읊던 곳으로 각광받았다. 문사들은 달 밝은 밤에 정자에 앉아 한강 물을 바라보거나, 한강에 배를 띄우고 달구경을 하면서 시를 읊곤 하였다.

다산 정약용은 정조 11년 여름에 월파정 앞 한강에서 밤에 배를 띄우고 벗들과 함께 놀았던 일을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에 기록으로 남겼다. <월파정야유기(月波亭夜游記)>란 제목의 이 시는 조그만 배를 타고 용산에서부터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 한강 중류에서 동쪽으로는 동작나루를, 서쪽으로는 양천구와 강서구 방향을 바라보며 지은 글이다.

월파정의 위치는 노량진 수산시장 뒤쪽의 작은 언덕 부근이며, 현재 음식점이 들어서 있고, 그 안에 옛 정자 터였음을 알리는 장대석이 남아있다.

위 세곳은 모두 누정인데, 누정(樓亭)은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합쳐 부르는 말로, 주로 산과 강, 바다, 계곡 등 자연을 배경으로 한 유람이나 휴식 공간을 일컫는다.

왕은 물론 선비들은 한강변에 누정을 지어 주위의 풍경을 즐기면서 도가적인 삶을 살고자 하였는데, 누정은 하늘과 바람과 달빛과 자연의 절경(絶景)을 즐길 수 있는 명당에 위치하고 있다.

※ 내용출처 : ‘서울의 누정’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 2012.
※ 위의 내용은 이상배 서울특별시 시사편찬위원회 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작성함.

<한강유람선 추석 이벤트, 민속놀이도 즐기고 할인도 받고>

한강에서 배를 타고 시를 읊으며 풍류를 즐기던 선조들. 현 시대에서 그 낭만을 이어갈 수 있는 유람선 이벤트는 어떨까.

한강 유람선에 오르면 흥미로운 한강이야기가 맑은 목소리로 들려오니 잠시 귀와 눈을 열고 귀기울여보길 바란다. 과거와 현재가 강물에 비친 달빛과 함께 그림처럼 스쳐간다.

여의도한강공원에서는 추석맞이 한강유람선 이벤트를 개최한다.

기간은 추석연휴인 9.18(수)~9.20(금)까지 3일간 11:00~18:00에 65세 이상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셔온 가족을 대상으로 할머니, 할아버지 본인 무료, 동반 가족은 20%까지 할인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티켓 할인은 여의도와 잠실 선착장에서 진행되며 65세 이상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면 매표소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할인이벤트는 가족단위 방문객에 한함, 노인단체는 단체할인 적용, 런치/뷔페유람선 제외)

또, 9.18(수)~9.22(일)까지 5일간 11:00~18:00까지 여의도 유람선 선착장 앞 둔치에서는 널뛰기, 팽이치기 등 ‘온 가족이 함께하는 민속놀이 체험전’ 이벤트가 진행된다. 추석 당일인 9.19(목) 14:00에는 떡메치기 체험전이 진행돼 시민 누구나 사전예약 없이 떡메치기에 참여하고 떡을 먹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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