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북한이탈여성 폭력피해 상담·치유 전담센터 운영

서울시, 북한이탈여성 폭력피해 상담·치유 전담센터 운영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3.09.0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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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탈북과정에서 각종 여성폭력으로 인해 정신적 상처는 물론 다양한 육체적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탈여성을 위한 폭력피해 상담·치유 전담센터 2곳을 첫 지정해 운영에 들어갔다.

북한이탈여성은 ‘어린나이에 중국 남성에게 팔려가 아이를 낳았으나 사회적응을 못하고 힘들어 하는 경우’, ‘탈출도중 북한에 끌려가 구타와 성폭행을 당해 억울해하고 분노하는 경우’, ‘탈북과정에서 여러 나라를 거치며 현지 안내자에게 성추행, 성폭력을 당하는 경우’ 등 다양한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여성은 4,196명으로, 이들을 위한 심리건강 회복 및 정서적 안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시민단체와 정부주도로 전개되고 있으나 여성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대한 치료와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이에 서울시는 성폭력 피해자 치료회복프로그램 우수기관인 ‘천주교성폭력상담소’와 가정폭력피해자 치료회복프로그램 우수기관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중구지부부설 가정폭력상담소’ 2곳을 북한이탈여성 폭력피해 상담·치유 전담센터로 지정해 지난 8월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탈여성들이 탈북과정에서 경험한 여성폭력 등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여성가족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추진하는 북한이탈여성을 위한 상담·치유 사업이다.

전담센터는 그동안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자 치료회복 프로그램운영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찾아가는 상담 △개별 심층상담 △집단상담 △북한이탈지원기관 및 쉼터 연계 등을 지원한다.

특히 전담센터별로 본인이 북한이탈여성인 동료상담원을 1명씩 배치, 북한이탈여성들의 폭력피해 경험을 보다 잘 이해하고 편안하게 접근해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전담센터에서 동료상담원으로 일하는 김모씨는 “억울함을 하소연도 못하고 자기가 당한 사실에 자신을 원망하고 괴롭히며 혼자 힘들어 하는 북한이탈여성들이 너무나 많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전문상담원을 1명씩 배치해 심리상담 및 심리검사, 놀이치료를 통한 개별 심층상담과 심리적 안정, 개인 회복력 향상을 중심에 둔 집단 상담 등을 통해 트라우마를 적극 치료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엔 북한이탈주민 지원기관 및 쉼터 연계도 지원한다.

서울시는 앞으로 법률·의료·사회복지 지원 등의 피해자 지원과 함께 심신회복프로그램 및 자조모임 등도 만들어 갈 계획이다.

또 북한이탈여성이 처한 현실과 심리적 상황, 정책 인프라와 시민사회의 형편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상담·치유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매뉴얼도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함께 개발에 나선다.

매뉴얼 개발은 ‘천주교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할 것이며,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인신매매) 등 여성폭력 유형별 특성을 분류해 북한이탈여성이 경험하는 트라우마 등 외상 후 스트레스에 대한 피해 탈북여성의 자립 지원을 위한 맞춤형 상담 및 치유 매뉴얼을 개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북한이탈주민 관련 유관기관인 경찰청, 하나센터, 북한이탈주민 지원 시민단체 등과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이들의 안정적인 한국사회 정착을 도울 계획이다.

북한이탈여성의 신변을 보호하는 경찰청 및 일선경찰서의 신변보호담당관등과 협력해 많은 북한이탈여성들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업무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하나센터, 북한이탈주민 지원 시민단체 등과도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한편, 2010년 발표한 국가인권위원회의 ‘탈북여성의 탈북 및 정착과정에 있어서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기본생존권 박탈은 물론 탈북이후 제3국 체류과정에서 북송위협, 모성권의 침탈, 다양한 여성폭력피해로 인한 정신적 상처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입국한 후에도 다양한 형태의 육체적 질병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스트레스 및 심각한 외상 증상은 정착과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그동안 전무했던 북한이탈여성들의 폭력 피해를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치유하는데 집중해 이들이 겪은 상처들을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또 이제 프로그램 기틀을 만드는 시작단계인 만큼 피해자 지원, 홍보활동, 교육활동 등 모든 과정을 두 기관과 함께 협력해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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