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엽X유채훈 180분의 환상 하모니, 2년을 기다렸던 공연, 그 시작을 알리다

정엽X유채훈 180분의 환상 하모니, 2년을 기다렸던 공연, 그 시작을 알리다

  • 임종태 기자
  • 승인 2022.05.09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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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엽X유채훈 리:필 콘서트, 추억의 레전드 음악이 레전드 공연으로 남다

R&B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리더 정엽과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의 리더 유채훈이 지난 7~8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개최한 콘서트 ‘Re:feel(리:필)’을 성황리에 마쳤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열리는 콘서트인 만큼 양일 2,500명을 가득 채우며 공연장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같은 소속사 선후배 사이인 정엽과 유채훈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합을 주고받으며 노래와 멘트를 이어갔고,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도 박수와 싱어롱으로 함께 하나가 되었다.

이번 공연은 두 아티스트가 서로 좋아하는 음악적 취향이 같아 함께 해보자는 의기투합에서 시작됐다. 60~70년대 모타운을 모티브로 한 공연인 만큼 재즈 스테이지가 있는 올드 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무대부터, 연출, 의상, 선곡, 브라스밴드, 코러스까지 모두가 콘셉트에 충실했다.

공연의 시작은 한편의 뮤지컬을 연상시켰다. 재즈 바에 손님이 앉아있고 재즈 무대에서는 콘트라베이스의 연주를 시작으로 레이 찰스의 ‘Hit the Road, Jack’을 시작했다. 정엽은 바의 문을 열고 등장했고, 손님으로 앉아있던 코러스와 유채훈의 등장으로 흥을 돋우며 듀엣 무대를 만들었다. 이후 유채훈이 레이 찰스의 ‘Mess Around’를 재즈 스테이지에서 솔로로 부르고, 정엽이 스티비 원더의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를 이어갔다.

두 뮤지션은 각각 솔로로 노래를 부르는 동안 퇴장하지 않은 채 바 의자에 앉아 손님인 듯 노래를 경청했다. 이어 다시 함께 스티비 원더의 ‘Living For The City’로 한편의 뮤지컬과 같은 신나는 오프닝을 마무리했다. 4곡의 오프닝으로 이미 시간과 장소는 모타운으로 이동했다.

둘은 첫 멘트에서 “많은 무대 경험이 있지만 이번 공연은 유독 떨린다.”라고 말했다. 유채훈은 “어릴 적부터 많이 듣고 해보고 싶던 음악을 정엽 선배와 밴드, 코러스 팀 하모나이즈를 믿고 신나게 해본다.”라고 했고, 정엽은 “너무 오랜만에 서는 무대이고 특히 관객이 가득한 무대라 떨린다.”라고 했다. 

이후 사이먼 앤 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와 스티비 원더의 ‘Ribbon In The Sky’ 두 곡을 듀엣으로 부르고 곧바로 정엽의 무대가 시작됐다. 정엽은 오랜 경험을 통한 관록의 무대를 선보였다. 먼저 피아노 솔로에 맞춰 본인곡 ‘You Are My Lady’로 분위기를 집중시킨 후, 몇 년간 음악을 잠시 떠났고 코로나까지 겹쳐 활동을 많이 하지 못했던 아쉬움과 지난해 다시 돌아와 사계절 에디션을 발매했다고 말한 뒤, 봄을 연상케 하는 ‘Waltz For You’와 가을 분위기의 ‘Look at the Sky’, 겨울 감성이 깃든 ‘Tonight’을 정엽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R&B 감성으로 이어갔다.

이후 유채훈이 등장해 정미조의 ‘귀로’를 본인의 서정적인 감성을 담아 불러냈다. 이후 유채훈은 “이 순간을 기다렸다. 거리 두기 없이 정엽 팬, 유채훈 팬이 옹기종기 붙어 앉아 싱어롱을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기대된다.”라며 유채훈의 패기 넘치는 무대가 이어졌다. 유채훈의 시원한 고음과 성량으로 강산에 ‘이구아나’와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을 관객과 함께 부르며 공연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노래만큼이나 둘의 멘트도 공연의 재미를 더했다. 라디오 DJ 경험이 많은 정엽과 MBC 문화콘서트 난장 MC 유채훈인 만큼 둘의 환상적인 케미가 공연 내내 진솔함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이어졌다. 둘은 서로의 노래를 바꿔 불러 보기도 했다. 유채훈은 정엽의 노래 중 ‘니자리’를 감미롭게 불렀고, 정엽은 라포엠의 ‘Dear My Dear’ 중 정민성의 바리톤 파트를 모창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 곡은 유채훈이 어버이날이라며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정엽과 함께 부르고, 다시 정엽은 스페인곡 엔리크 그라나도스의 ‘Besame Mucho’와 최근 ‘우리들의 블루스’ OST로 사용된 이탈리아 가수 토니 레니스의 ‘Quando, Quando, Quando’를 불렀다. 이어 유채훈은 나만 아는 플레이리스트 곡인 피보 브라이슨의 ‘All She Wants To Do Is Me’를 불렀다. 이후 관객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신효범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감미롭게 선사했으며, 다시 정엽이 본인의 히트곡 ‘Nothing Better’를 관객들과 함께 불렀다.

공연 후반에는 다시 모타운 명곡들을 소환해 듀엣 무대를 만들었다. 빌 위더스의 ‘Just The Two Of Us’와 스티비 원더의 ‘Superstition’을 이어 부르고 마지막 엔딩곡으로는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After The Love Has Gone’을 불렀다. 정엽의 기타 솔로로 시작한 ‘Superstition’은 이번 공연의 콘셉트가 모두 담긴 하이라이트 곡으로 손색이 없었다. 

둘은 마지막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엽은 “오랜만에 무대를 설 수 있게 해준 유채훈에게 감사하다.”라고 전했고, 유채훈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준 정엽 선배와 밴드, 코러스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둘은 공연을 멋지게 만들어 주신 스태프분들과 마지막으로 공연장을 채워주신 관객분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후 앙코르곡으로 스티비 원더의 ‘Lately’를 마지막으로 180분의 대단원의 공연을 마쳤다.

이번 공연 ‘리:필(Re:feel)’은 정엽의 관록과 유채훈의 패기와 함께 레전드들의 음악이 한자리에 모여져 다시 한번 그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한편, 이번 정엽, 유채훈의 ‘리:필’공연은 두 아티스트의 팀 활동과 개인 스케줄을 고려하여 추가 공연 지역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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