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한솜, 지나온 삶을 사계절처럼 노래하는 김희수 시집 ‘사계절 어딘가에서’ 출간

도서출판 한솜, 지나온 삶을 사계절처럼 노래하는 김희수 시집 ‘사계절 어딘가에서’ 출간

  • 임종태 기자
  • 승인 2012.12.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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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한솜, 지나온 삶을 사계절처럼 노래하는 김희수 시집 ‘사계절 어딘가에서’ 출간

계절의 구석마다 아픈 것들은 저들대로 버텨낸다. 시인 김희수는 바뀌는 계절마다 사람과 사랑, 고독을 앓는다. 짙은 서정성의 미학으로 가득 찬 시집을 읽노라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더 보듬게 된다. 세월이 흐르는 만큼, 나이를 먹는다는 것 또한 당연한 이치일 터. 그가 써 온 시편들에는 잔잔한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시인은 난초를 바라보며 자리를 잡기에는 어딘가 남사스럽고 허공만 둘러보기에는 너무나 허전한 감각을 느낀다. 그가 지닌 고독과 외로움의 정서는 시의 문장과 오버랩 된다. 그가 말하는 계절의 구석이 아픈 것만은 아니다. 자주 등장하는 시어는 ‘잃다’, ‘모른다’, ‘멀어져 간다’와 같은 쓸쓸함이 묻어나는 시어지만, 정작 쓸쓸함을 이야기할 때 시인은 풍요로워지며 포옹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것이 바로 외로움 속에서 사랑을 노래할 수 있는 시인만의 독특한 사유 세계이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어/ 옛 추억이 달아날까 노파심에/ 시간 날 때마다 주절거리는 것이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어미 뱃속에서 태어나/ 네 발로 기어 터를 닦고/ 두 발로 그 위에 우뚝 서서/ 세상만사 구경할 만하니/ 어느결에 한 발이 더 그리워지는 것이다. -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중에서

그는 인생의 반평생을 살아왔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그러했다.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이제 와서야, 아이처럼 지나간 기억을 주절거리는 것이다. 누군가의 결이 한 발 더 그리워지는 것이다. 그는 세월이라는 알레고리를 통하여 타인을 바라본다. 노인의 심정으로 젊은 사람을 바라보는 장면보다, 아이가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장면을 유도해낸다. 이것이 바로 그가 끊임없이 성찰하며 시를 쓸 수 있는 원동력이다. 김희수 시인이 시집 ‘사계절 어딘가에서’(도서출판 한솜 7,000원)의 시적 세계를 통하여 그만이 갖는 계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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