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성소수자를 성적 주체로 바로 세우는 ‘성적 자기결정권 1’ 출간

여성·장애인·성소수자를 성적 주체로 바로 세우는 ‘성적 자기결정권 1’ 출간

  • 오은정 기자
  • 승인 2021.02.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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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자기결정권의 관점에서 분석

여성과 장애인, 성소수자 등 성적 약자의 주체성을 헌법상 기본권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 출간됐다.

북랩은 여성과 장애인, 그리고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이른바 LGBT로 불리는 성소수자 등 성적 약자의 주체성을 법학, 심리학, 정신분석학 등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다룬 책 ‘성적 자기결정권 1’을 펴냈다.

성적 자기결정권은 헌법이 보호하는 기본권이자 적극적 자아실현의 수단이다. 그러나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일반인들은 이에 대한 정의나 관련 사례를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13년간 고시생들을 상대로 행정법 강의를 해 온 저자 김유환 씨는 더 이상 성(性)이 부끄럽거나 감추어야 할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이 책을 통해 성적 자기결정권에 관한 법적 정의와 한계를 논의하고자 했다.

이 책은 총 두 권의 총서 중 첫 번째 책이다. ‘성(性)에서 주인 되기’라는 부제로 총 3편 8장으로 구성됐다. 제1편 ‘성적 자기결정권 개괄’에서는 성 관련 용어의 문제, 성의 본질, 성의 목적과 기능 등을 다룬다. 나아가 헌법상 성적 자기결정권의 근거를 헌법 제10조와 17조, 37조 등을 통해 살핀다. 제2편 ‘성적 자기결정권의 주체’에서는 성적 주체로서의 여성, 미성년자, 장애인을 다룬다. 특히 미성년자의 성적 주체성과 이를 제한·보호할 법적 울타리를 형사법과 행정법으로 분류해 상세히 설명한다. 제3편 ‘성적 자기결정권의 상대방·대상’에서는 동성애, 근친상간, 성도착증 등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주제지만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개괄적으로 정리한다.

이 책은 법 조항과 판례를 중심으로 논의하되 심리학, 정신분석학, 여성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성과를 참고해 성적 자기결정권의 근거를 확고히 한 것이 특징이다. 여성의 성적 주체성과 관련해 그 책임과 보호의 원칙을 대법원의 판례를 인용해 설명하면서도 유교문화나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등이 여성이 성적 자기결정권의 주체가 되기 어렵게 하는 사회적 장애물임을 분명히 밝힌다. 이에 대해서는 우에노 치즈코 등 여성학자들의 저서와 주장을 중심으로 살폈다. 그런가 하면 심리학·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동성애 인식도 다루고 있다. 크라프트 에빙이 ‘성적 정신병(Psycopatia Swxualis)’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에서는 동성애를 병리현상의 하나로 분류했다. 이런 주장은 1970년대에 와서야 미국정신의학회와 미국심리학회에서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주류에서 밀려나게 됐다. 더불어 동성 간 혼인과 동성부부 입양제도 등 국내 법체계 안에서의 동성애 인식 역시 들여다본다.

저자 김유환 씨는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해 국방부 행정사무관으로 7년간 근무했고 이후 13년간 신림동과 노량진에서 행정법 과목을 강의하며 이른바 ‘삼봉쌤’으로 불렸다. 저서로는 ‘삼봉 행정법총론’, ‘삼봉헌법’, ‘삼봉공부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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