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펀트스페이스, 다원예술 기획전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 개최

엘리펀트스페이스, 다원예술 기획전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 개최

  • 오은정 기자
  • 승인 2020.01.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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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시간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시간을 둘러싼 다원예술적인 탐구와 한국, 독일, 일본에서 포착한 수많은 ‘현재들’의 이야기

엘리펀트스페이스는 2020년 1월 17일부터 2020년 1월 31일까지 기획전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을 개최한다. 엘리펀트스페이스의 2020년 첫 기획전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은 ‘도대체 시간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시간을 둘러싼 다원예술적인 탐구와 한국, 독일, 일본에서 포착한 수많은 ‘현재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시계가 가리키는 균형과 조화의 시간과 달리, 본 전시가 가리키는 시간은 현대인의 일상에서 겪게 되는 틈 혹은 어긋남의 시간이다. 그래서 각 틈을 바라보는 고유의 자리마다 시간은 매번 다른 생김으로 나타난다. 시간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하여 다양한 국적을 가진 4명(그룹)의 작가들은 시간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 문학, 건축,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라는 고유의 관찰 영역에서 본 전시만을 위한 신작을 새롭게 선보인다.

2020년 새로운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본 전시에서 한국, 독일, 일본에서 온 4명의 작가(팀)가 바라본 시간의 이야기를 글로벌한 예술 감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현대인의 일상에서 피할 수 없는 시간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를 문학, 건축, 영상, 사운드, 퍼포먼스, 연극 등 작가 고유의 색채로 만나볼 수 있다.

먼저 비정형 아카이브 그룹 프로젝트레벨나인(한국)은 희곡와 줄거리의 디파트먼트를 선보인다. 프로젝트레벨나인은 이 전시를 위해 두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 중 '오후 1시의 드라마'는 지나가는 이들의 주의를 끄는 간판 LED가 시간을 이야기하는 3편의 드라마 묶음 상품(고도를 기다리며, 검찰관, 유리동물원)을 소개한다. 프로젝트레벨나인은 시간을 역전시키고, 눈앞에 서사로 펼쳐 보이고, 가끔은 시간을 멈추게 하는 희곡과 줄거리의 세계로 본 시간의 모습을 직조한다.

콜렉티브 그룹 개방회로(한국)와 시각예술가 하루카 오타(일본)는 건축과 장소의 디파트먼트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두 그룹이 협업으로 선보이는 작품 '옆 건물'은 구글맵을 이용하여 발견한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엘리펀트스페이스 옆 건물에 주목한다. ‘만약 나의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옆집의 문을 통과해야만 한다면?’ '옆 건물'은 현실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촬영 세트처럼 옆집의 대문을 전시장 안으로 옮겨 놓은 작업이다.

마치 연극 무대의 소품처럼 세밀하게 만들어진 옆집의 대문은 사실 현실의 표면만을 재현한다. '옆 건물'은 시간이 가지는 ‘경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는 진짜 같은 가짜 대문을 넘어섬으로써 실재의 경계에 한번 서게 되고, 안에서 바깥의 대문을 열어 다시 안으로 들어감으로써 들어가고 나오는 행위의 경계에 두 번째로 서게 된다. 그리고 문을 통해 교차된 공간은 건축물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부지 경계선을 흐린다.

미디어 아티스트 팀 뢰드(독일)는 사운드와 내러티브의 디파트먼트에 자리를 잡고, 전시를 위한 신작을 선보인다. 팀 뢰드의 '시간을 파는 백화점 속 상품'은 소리, 대사 및 음악이 혼합된 다중 오디오 작업으로, 4K프로젝션 영상과 입체음향으로 작품에 대한 몰입을 극대화한다. 팀 뢰드는 사운드와 영상에 대한 특유의 감각으로 시간의 시적인 의미와 힘을 탐구한다. 특히 시간에 대한 현대인들의 인식은 어떤 방식으로 의존하고 있는지, 서울을 둘러싼 소리는 어떻게 형성된 시간인지, 마지막으로 시간은 소리 그 자체로써 어떻게 매체를 형성하는지 탐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안무가 유한솔(한국)은 '우주의 에러'라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유한솔은 각각의 작품들을 사이로 안과 밖을 드나들며, 우주의 형태를 즉흥안무로 연기하는 퍼포먼스를 전시 중 선보인다. 특히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움직임의 시간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전시 기간 중 안무 워크숍을 개최한다.

각 작가(팀)가 선보이는 디파트먼트는 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나누는 경계가 아니라 시간과 관계를 맺는 각기 다른 언어이자, 이야기의 세계이다. 디파트먼트에 관계없이 설치, 영상, 퍼포먼스, 글쓰기가 동시적으로 나타나며 언어(관념을 포함하여), 사물(이미지를 포함하여), 그리고 행동(관객의 행위를 포함하여)만이 이 세계를 끊임없이 오가는 번역의 통로가 된다.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은 수수께끼 같은 빛의 속도에서 벗어나 오늘날 ‘현재들’의 각 지점에서 벌어지는 속도의 빛이 만들어내는 광경을 통해 현대인들의 시간을 그려낸다. 화폐로 지불해야 할 ‘시간들’이 넘쳐나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아직 오지 않은 기다림의 시간을 파는 백화점 1호점이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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