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극단, 1987년 화제를 모았던 작품을 각색해 '달빛 결혼식' 개막

광주시립극단, 1987년 화제를 모았던 작품을 각색해 '달빛 결혼식' 개막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9.04.10 14: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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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지역갈등의 문제를 신랄한 풍자와 유쾌한 해학으로 녹여 낸 연극

광주시립극단이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연극 '달빛 결혼식'을 공연한다고 전했다.

'달빛 결혼식'은 나상만 예술감독의 1987년 작 '우덜은 하난기라'를 새롭게 각색해 연출한 작품으로 달빛’은 ‘달구벌(대구)’과 ‘빛고을(광주)’의 합성어이며, ‘결혼식’은 두 지역의 ‘화합’을 상징하고 있다. 5.18과 ‘지역갈등의 문제를 신랄한 풍자와 유쾌한 해학으로 녹여 낸 이 연극은 1989년 3월 부산 극단 ‘오르기’에 의해 초연되어 부산, 광주, 서울공연을 거쳐 전국적인 관심과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5.18민주화운동’이 광주와 함께 폄훼되고, 3당 합당으로 호남이 소외되는 지역차별과 지역갈등이 극에 달했던 1980년대 말, 나상만 예술감독이 “감옥에 갈 각오를 하고 썼다”는 이 작품은 본격 정치풍자극으로 내용 면에서 뿐만이 아니라 기획, 주제, 형식이 파격적이다. 한국 현대사의 상징적 인물인 박정희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을 연극의 시작과 끝에 등장시키는 설정이 독특한 연극이다.

모두 11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제4의 벽’을 제거하고 배우들이 관객과 직접 소통하고 대화한다. 지역감정이라는 딱딱하고 무거운 소재를 다양한 연극적 재미와 장치로 풀어, 역사의 모순과 지배자들의 위선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각설이 타령을 통한 정치 풍자와 서사극적 기법, 마당극적 요소를 시도하고 객석과 무대를 분리하지 않음으로써 관객이 자유롭게 배우들과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관객은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며, 극의 진행에 직접 참여하는 연극의 참여자가 된다. 따라서 관객은 극의 상황에 따라 관객, 거지, 방청객, 야구장 관중, 시청자, 선거 유권자, 굿판의 참여자가 되어 공동체적 체험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영호남 지역감정과 지역차별의 여러 에피소드(경상도 처녀와 전라도 총각, 전라도 고참과 경상도 졸병, 프로야구, 지역당, 5.18 등)를 위트 있게 병렬시키면서도 종국에는 영호남의 화합이라는 큰 주제를 도출해 내고 있다. 특히 인형극으로 진행되는 사자청문회에서는 김유신, 왕건, 박정희를 지역차별의 가해자로 지목하여 연극적 재미와 역사적 교훈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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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22 23:19:15
기사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