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경의 첫 번째 소설집 '쇼룸' 출간

김의경의 첫 번째 소설집 '쇼룸' 출간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8.10.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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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이고 성실하게 소비의 노예가 되어 있는 공동체의 모습 묘사

김의경의 첫 번째 소설집 '쇼룸'이 출간됐다.

등단작 '청춘 파산'을 통해 김의경은 관념이 아닌 실재로서의 신용불량자, 파산자를 그려내며 한국문학에 낯설고 새로운 서사를 선사한 바가 있던 작가는 4년 후, 첫 번째 소설집 '쇼룸'을 통해 물건으로 설명되는 인간의 삶,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자발적이고 성실하게 소비의 노예가 되어 있는 공동체의 모습을 묘사한다.

계란절단기나 레몬즙짜개, 크노파르프 소파와 헬머 서랍장, 이케아와 다이소, 고시원과 전세 보증금으로 확인 가능한 얇고 슬픈 정체성. 소설집의 제목인 '쇼룸'은 빛나는 대상을 향해 소설 속 인물들이 지니는 투명한 욕망을 아우른다. 그러나 작가가 ‘쇼룸’이라고 발음할 때 그 목소리는 전시된 공간의 허황됨에 대해 계몽하지도, 쾌적하고 합리적인 공간에 대해 찬사를 보내지도 않는다. 다만 집중하는 것은 착시에서 발생하는 틈이다. 가지고 싶고, 가질 수 있을 것 같지만, 가지지 못하는 상태. 김의경은 그 괴리에서 피어나는 불안과 비의를 묵묵히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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