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아 시인, 등단 후 8년 만에 내는 첫 번째 시집 '로라와 로라'

심지아 시인, 등단 후 8년 만에 내는 첫 번째 시집 '로라와 로라'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8.06.21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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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을 엿보듯. 기억 바깥으로부터 비롯되어 마침내 범람하는 비인칭의 이야기

2010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심지아 시인이 등단 후 8년 만에 내는 첫 번째 시집 '로라와 로라'가 출간됐다.

당신의 꿈을 엿보듯. 기억 바깥으로부터 비롯되어 마침내 범람하는 비인칭의 이야기로 꾸며지는 시인의 시집은 시적 질료를 기억의 바깥에서 찾아 최대한의 가능성을 획득하며 꿈속의 꿈으로 이야기를 뻗어 간다.

시적화자는 '비인칭'이다.

테이블 아래에서 아이들은 놀이를 발명한다. 생물이 잠을 발명하듯이 -'등을 맞대고 소녀소녀' 에서-

시적 화자는 식탁 아래에서 손가락을 입술 가까이에 대고 쉿, 소리를 낸다. 그리고 “우리가 빠트린 것을 말”하려 한다. 빠뜨린 것을 호명하기 위해 시 속의 ‘나’는 이상한 활주로를 유영하는 우주인처럼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토성의 고리에서 순간을 사랑하는 마법사까지 그 변신은 무한해 보인다. 

'로라와 로라'는 한 사람의 로라인 시적 화자와 또 한 사람의 로라인 독자는 심지아의 흐트러진 듯 단호한 탐험을 통해 가능성을 획득한다. 마치 꿈처럼, 나아가 몽중임을 인지한 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 안에서 겹쳐 꾸는 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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