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 국내 ISV 겨냥 OEM 사업 본격화

한국HP, 국내 ISV 겨냥 OEM 사업 본격화

  • 박시현 기자
  • 승인 2011.04.2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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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업체의 어플라이언스 등 사업 지원, 올해 30여개사 목표

한국HP가 국내 소프트웨어를 겨냥해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사업에 본격 나섰다. 한국HP의 OEM 사업은 지적자산을 보유한 국내 소프트웨어 전문업체(ISV)가 HP의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 등 인프라를 활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일체형 어플라이언스를 개발하거나 임베디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ODP 방식 도입 등 기존 OEM과 차별화 = 타사에 제조를 위탁해 그 제품을 자사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전통적인 OEM 모델과는 구별된다. 또 HP와 소프트웨어 업체의 제품을 번들하는 성격이 아니라 엔드 유저의 요구에 맞게 사전에 맞춤 생산되는 점에서 기존의 전략적 제휴 형태의 사업 모델과도 차이가 있다.

특히 대규모 물량을 소화할 수 있어야만 OEM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소규모 물량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참여할 수 있는 점도 한국HP OEM 사업의 특징이다. 이른바 ODP(OEM Development Partner)를 HP와 OEM 업체 사이에 두고, 이런 ODP가 커스터마이제이션 및 2차 기술 지원을 수행하는 구조이다. 커스터마이제이션은 HP 제품의 로고 등을 제거하고 OEM사의 로고를 부탁하는 등의 작업을 총칭한다.

이같은 ODP 역할을 국내에서는 LG엔시스가 맡고 있다. LG엔시스가 HP ODP로 선정된 것은 전세계적으로 4번째이다. 기존 3개사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애로우 일렉트로닉스, Avnet 테크놀로지 솔루션, 벨로 마이크론 등이다.

한국HP는 “LG엔시스가 전국적인 기술망을 갖추고 있으며,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소프트웨어 유통 경험이 풍부한 점이 ODP로 선정한 이유이다”라고 밝혔다.

HP의 OEM 사업은 기본적으로 모든 엔터프라이즈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제품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윈도우 및 리눅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사업 부문부터 시작한다. HP OEM 프로그램은 제품을 메커니컬 레벨(Mechanical Level)에서 맞춤 생산하는 경우에는 제품 로고, 포장, 매뉴얼 등을 기업의 요구에 맞게 제작이 가능하며, 소프트웨어 레벨(Software Level)에서 맞춤 생산하는 경우에는 펌웨어, 시작화면, 각종 드라이버 레벨 최적화 등이 가능하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이러한 HP의 OEM 사업 모델을 활용해 자사 소프트웨어와 HP의 인프라를 결합한 어플라이언스를 제작하거나 임베디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한국HP 입장에서는 갈수록 낮아지는 하드웨어의 수익성 문제를 해소하고, 인프라 관리 위주의 소프트웨어 제품군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HP OEM 프로그램의 종류는 어플라이언스 타입(Appliance type)ㆍ임베디드 타입(Embedded type)ㆍ통신회사/브랜드 갱신(Telco/Rebrand) 등 3종으로 이뤄져 있다.

어플라이언스 타입은 OEM 파트너사의 소프트웨어ㆍ솔루션과 HP의 하드웨어를 일체형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기존의 일반 소프트웨어 번들 개념과 유사하나 하나의 제품으로 통합 구성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ㆍ솔루션의 구분이 불명확하다.

임베디드 타입은 전체 시스템의 컴퓨팅 디바이스 등을 필요할 때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를테면 현금인출기나 의료장비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통신회사/브랜드 갱신은 통신시장에서 전략적 필요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모델로, 단순히 제품명을 변경한 모델을 뜻한다.

◆매출 성장ㆍ해외 진출ㆍ기능 강화 등 효과 제공= HP OEM 사업의 프로세스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첫번째는 OEM, 즉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ISV)가 직접 엔드유저에게 전달하고 1차 기술지원을 담당하는 것이며, 두번째는 ODP에서 OEM사를 거쳐 엔드유저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ODP는 2차 기술지원을 맡는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이같은 HP OEM 사업 모델을 활용해 매출 성장, 솔루션 성능 및 기능 향상, 해외 진출, 기존 고객 유지 및 용이한 신규 고객 유치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먼저 매출 성장 측면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도 하드웨어 관련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 IPO(Initial Public Offering)를 계획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에게 좋은 신규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

솔루션 성능 및 기능 향상 측면에서는 하드웨어 드라이버, 솔루션 등을 최적화하고, 하드웨어 관리 기능을 통합시킬 수 있다.

이를테면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의 원천코드를 하드웨어 운영 관련 소프트웨어들의 소스코드와 동일 레벨에서 검토ㆍ개발ㆍ운영할 수 있다. 특히 HP 하드웨어에 포함되어 있는 시스템 인사이트 매니저(SIM: System Insight Manager)라는 관리 솔루션과 OEM 파트너사가 보유한 소프트웨어를 연계해 모니터링 등의 성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해외 진출 측면에서는 현지 HP를 통해 제품의 유지보수 등 기술 지원이 가능하다. 해외에서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최종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바로 껐다가 켜면 이전 상태로 복구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그리고 제품 수명 연장 및 효과적인 영업 활동이 가능해 기존 고객 유지 및 신규 고객 유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국HP는 이같은 OEM 사업의 사례로 일본 NEC를 비롯해 국내의 4가지 사례를 소개했다.

먼저 NEC는 자체 네트워크 제품인 QX 시리즈에다 HP의 하이엔드 네트워크 제품인 A 시리즈를 더해 제품군을 강화했으며, 일본 시장에 맞는 독자적인 제품을 HP와 공동 개발했다. 양사는 앞으로 엔지니어링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의 A사는 코스닥 상장사로 해외 진출 방안으로 ODP 고객이 됐다. B사 역시 코스닥 상장사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리 발주에 따른 매출 하락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얹어 판매하는 모델을 구사하고 있다. C사는 제품 성능 및 기능 향상을 위해 HP OEM 파트너가 된 케이스로 이 회사도 코스닥 상장사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사명을 밝힌 SGA사는 자체 보안 솔루션과 HP 관리 솔루션인 시스템 인사이트 매니저를 결합한 어플라이언스를 만들었다.

◆한소협과 MOU 맺어 = HP는 이러한 OEM 사업을 맡을 조직으로 2009년 11월 미국 본사에 이어 2010년 4월 아태 지역, 그리고 한국에는 7월에 ‘OEM 비즈니스’라는 팀을 만들었다.

한국HP는 지난해 말부터 이미 자체적으로 운영중인 e-Korea 파트너 프로그램에 등록된 280여개사 등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대상으로 OEM 파트너 확보 작업에 들어가 2011년 4월 현재 10여사를 선정했다.

또 최근에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1,500여개사를 회원사로 보유한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한소협)와 MOU를 체결해 여기에 소속된 10여개사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HP는 올해 안으로 최대 30여개의 OEM 파트너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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