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 가능할까?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 가능할까?

  • 하준철 기자
  • 승인 2010.12.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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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인프라 통한 시너지 있지만 경영에 어느 정도 부담"

[로지스틱스뉴스, www.lognews.co.kr]채권단이 대한통운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물류업계는 대한통운 인수자와, 인수자에 따른 향후 물류시장의 변화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가 처음으로 인수가능성을 내비췄다. 포스코는 지난 21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대한통운의 매각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까지 인수참여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검토한 바 없다.”는 단호한 입장에서 인수 가능성을 열어 놓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 SK, 롯데, STX, CJ, 한진 등이 대한통운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 초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공시가 나오면 매각금액과 조건에 따라 충분히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 유력”설 왜 나오나?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대한통운의 중량물 운송 인프라를 소유할 경우 물류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개척에도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는 철강제품의 원자재인 철강석, 가공연료인 석탄 등은 모두 운송 원가가 높은 중량물로 전량 해외에서 들여온다. 또한 생산한 철강제품 대부분도 다시 전 세계 수요처로 운송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의 중요성 매우 크다.

대한통운운 대한통운택배로 더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가장 매출비중이 높은 부분은 바로 운송이다. 대한통운은 현재 해상운송, 육상운송, 육상작업, 창고영업, 철도운송을 포함한 국내 1위의 운송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철강, 석탄, 시멘트, 곡물, 비료 등의 중량물 운송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 같은 대한통운의 운송인프라에 포스코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자원전쟁 심화로 물류 중요성 커져

한정된 자원을 놓고 전 세계가 경쟁하고 있다는 점도 포스코가 물류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다. 국가 간 보유자원이 다르고 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철강업을 비롯한 모든 제조기업들의 자원 확보는 기업 경쟁력 강화에 중요 수단이 되고 있다. 최근 자원을 이용한 신생에너지 산업이 성장하면서 자원전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한때 포스코가 철광석 광산을 보유한 러시아, 인도 등의 철강업체에 밀려 1위 자리를 뺏긴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철광석과 석탄 가격이 각각 10% 인상될 때 제품 가격을 3.5%이상 인상해야 영업이익이 증가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저렴한 자원의 조달과 이를 적재적소에 공급해주는 물류는 포스코에겐 중요한 경쟁요소이다.

또한 포스코가 새로운 자원확보 루트를 개척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대한통운 인수설과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포스코는 지난 11월 러시아 메첼그룹 이사회 의장과 시베리아 자원과 극동지역 물류루트 개발을 위한 포괄적 협력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러시아는 세계 1위 철광석 매장량(550억톤)과 세계 2위 석탄 매장량(1600억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극동·시베리아 지역은 고품질의 석탄이 다량 매장되어 있다. 만약 포스코의 러시아 자원개발이 가시화된다면 자원을 국내로 들여 올 새로운 물류 네트워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중량물 물류서비스 시장에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는 점도 포스코가 대한통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대한통운이 포스코의 중량물 물동량 전담하기 위해 해외 운송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이를 이용해 글로벌 중량물 운송시장에 뛰어든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대한통운의 물류인프라가 글로벌 물류기업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포스코의 힘이 더해진다면 대한통운을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포스코와 대한통운 모두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 쉽지 않을 것” 반론도

일부 언론이 “포스코의 매출대비 물류비 비중이 10~15%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물류비 절감차원의 인수를 추진한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물류산업 전문가들은 “물류비 절감은 3자 물류(외부 물류 대행)를 통해 물류효율화를 달성했을 때만 비용절감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포스코가 굳이 3자물류 서비스를 추진하지 않더라고 포스코가 강조하는 ‘상생’의 일환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물류기업과의 협력을 도모한다면 굳이 대한통운을 인수하지 않더라고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물류전문기업이 아닌 포스코가 3자 물류 서비스와 같은 물류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효과는 크지 않다. 또한 ‘상생’의 기업이미지를 강조하는 포스코가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물류사업을 진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고 설명한다.

포스코의 경영에 크게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선 대한통운의 중량물 운송 인프라 활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어느 정도 달성할 수도 있다 하더라도 택배사업을 비롯한 기타 물류사업을 포스코가 직접 진행하는데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포스코가 대한통운을 DHL, FEDEX와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육성시킬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100% 직영체제를 통해 서비스경쟁을 하는 글로벌 물류기업과는 구조가 다르다. 국내 택배기업들은 자영업 기반의 영업소와 영업용 기사를 통해 움직인다. 대한통운의 직영영업소, 직영기사 비율이 타 택배사에 비해 높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서비스의 질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무리한 단가경쟁이 이어지고. 서비스 질이 악화되는 택배시장의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택배시장의 이러한 문제도 포스코의 대한통운 인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포스코가 과연 택배서비스 불만으로 인한 기업이미지 훼손을 감내하면서까지 택배사업을 진행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으며, 포스코의 지속가능한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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